耕海 김종길(010-5341-8465, jkihm@hanmail.net)

▲ 耕海 김종길

맞든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란 속담이 있다. ‘맞든다’란 물건을 마주 든다는 뜻이다. 하찮은 일이라도 서로 협력하라는 의미다. 협력하면 극한상황도 극복할 수 있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란 사자성어도 있다. 외손뼉으론 아무리 용을 써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홀로 끙끙하지 말고 상대와 의논해서 맞들면 쉽게 해결된다.

십시일반十匙一飯 이란 속담도 있다. 열 사람이 밥 한술씩 보태면 밥 한 그릇이 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으면 헤쳐갈 수 있다. 공동체의 성공은 서로 맞드는 데 있음을 선현들이 일찍 간파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기나긴 여정에서 걸어가야만 할 길이 있다. 이를 도道라 하고 도리道理라고도 한다. 道는 동양의 절대적 가치이고 진리이다.

시대가 변해도 지켜야 할 도리는 있다. 군신유의君臣有義는 대통령은 민심을 천심으로 받들고 국민은 대통령을 존경하고, 부자유친父子有親은 부모는 자식에게 자애롭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하고, 부부유별夫婦有別은 부부는 상대를 존중하여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되고, 장유유서長幼有序는 어른과 아랫사람 간에는 예의가 있어야 하고, 붕우유신朋友有信은 친구들과 신뢰를 저버릴 수 없다. 이를 오륜五倫이라 한다. 오륜은 현대사회에서도 인간관계의 덕목이다.

노자, 공자, 맹자 등 동양 성현들의 중심사상은 道다. 예수께서도 나는 길이라 했다. 그 길은 언행을 절제하며 윤리적인 삶을 살라는 명령이다. 동양의 道와 서양의 길과 무엇이 다르리오! 동서양을 불문하고 맑고 깨끗한 양심으로 서로가 맞든다면 그보다 아름다운 세상이 또 있을까.

道와 길을 저버리면 불신과 분열, 적대와 증오로 평화가 깨진다. 세상은 각양각색의 인간들이 각양각색의 생각으로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제각기 가는 길이 있다. 그 길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뜬금없이 나타난 코로나 19가 세상을 대혼란으로 빠뜨렸다. 최강의 국가로서 세상을 쥐락펴락했던 미국도 코로나를 퇴치하지 못해 허우적거리고 있다. 문명을 꽃피웠던 유럽도 속수무책이다.

중세유럽에서 유행했던 페스트가 1347년부터 3년 동안 2천만 명이 사망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의료기술과 의료시설이 천지 차이인데 설마 페스트만큼이나 큰 재앙이 될까만.

이런 옛 이야기가 있었다. 마을 어귀에 수백 년 된 마을의 수호신 당산나무가 있었다. 당산나무가 개발의 물결에 버티지 못하고 베어졌다. 동네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병으로 죽어 나갔다. 당산나무 귀신이 앙갚음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뒤늦게 당산나무 속에서 수백 년을 기생하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어 사람들이 죽었다고 밝혀졌다.

코로나 19도 우한에서 동물시험을 하다가 바이러스가 감염되었단다. 중국은 극구 부인하지만 감춘 것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언젠가 드러나면 반드시 응징을 받아야 할 것이고.

인간과 자연이 맞들어 공생 공영하여야 하는데 남벌과 남획, 남용과 남행으로 자연은 오염되고 파괴되었다. 인간의 오만과 탐욕을 묵과할 수 없어 기후변화로 인해 곳곳에서 재앙이 발생한다.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될까? 경이로운 과학기술이 발명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한다. 인공지능이 가공하게 발달 되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다다음 세대는 기존종교를 대신하여 새로운 神이 될 거란다.

그렇게 되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시작이 있으면 종말이 있듯 지구의 종말이 오지 않을까. 창조주께서 인간에게 주었던 세상을 다스리는 권한을 거두어가고 지구의 종말을 선언하지 않을까. 소돔과 고모라처럼 유황불로 멸망시키고는 수십억의 별 중 하나를 선택하여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시지 않을까?

이러한 절체절명의 시기에 민족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남북이 맞든다면 한반도의 통일이 저절로 찾아올 터인데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지구의 종말이 오기 전에 한민족이 하나 되어 통일의 축제를 벌였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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