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연승 이사장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연승 이사장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연승 이사장

7월 1일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이 출범한지 1년째를 맞았다. 해양안전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담 조직의 필요성에 따라 선박안전기술공단을 확대·개편해 출범한 KOMSA는 지난 1년동안 해양교통안전체계 구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KOMSA 출범을 주도하고 해양교통안전체계 구축 기반을 다지느라 바쁜 한해를 보낸 이연승 이사장은 공단이 육상의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같은 역할을 하는 국내 유일의 해양교통안전 종합 관리 기관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연승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KOMSA 출범 1주년을 축하드린다. 공단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바닷길을 만들겠다’는 사명과 ‘출범 후 10년 내에 해양사고를 5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7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그동안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안전망 구축을 위해 해양안전 강화 대책이 마련됐지만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담 기관이 없어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해양사고도 매년 증가 추세였다. 이런 대내외적인 상황의 구원투수로 공단이 출범했다고 생각한다. 

공단은 기존 선박안전기술공단의 기능을 확대·개편해 육상의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같은 역할을 하는 국내 유일의 해양교통안전 종합 관리 기관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10만여 척에 대한 선박검사, 160여 척에 이르는 연안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 선박의 안전성 향상을 위한 R&D 업무 등 선박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새롭게 출범한 후 해양사고 예방과 해양교통안전체계 구축, 해양교통안전문화 확산 등의 업무를 새롭게 수행하고 있다. 

해양사고를 예방하는 종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굳건한 해양교통체계를 구축하고 잘 관리함으로써 국민들이 안전하게 바다를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새로운 사업 추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공단의 업무영역이 확대되면서 이에 걸맞은 조직 규모, 즉 인력과 예산의 확대가 시급했다. 지난해 출범하면서 교통안전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빈틈없는 여객선 안전운항관리를 위해 욕지도, 흑산도, 백령도 등 주요 도서지역과 기항지에 ‘파견지 운항관리사무소’ 16개소를 신설했다. 4월에는 기존의 출장소 형태이던 울산, 서울, 속초를 지사로 승격시켰다.

확대된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인력 증원과 예산 확대를 꾸준히 협의했으며, 그 결과 올해 정원은 지난해보다 60명 늘어난 521명, 예산은 120억 늘어난 550억 원 규모다. 지난 6월초에 신규사업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직원 55명의 채용 절차를 마무리하고 현업에 배치했다. 하반기에도 공단의 미션을 성실하게 수행할 인재를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인력들의 전문성과 역동성이 공단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7월 1일자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고흥운항관리센터를 신설해 전국에 18개 지사, 12개 운항관리센터 체제를 갖췄고 어선안전고도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본사에 어선정책연구실도 신설했다.  

굳건한 해양교통안전체계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안전정책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조직 운용과 적절한 예산 배분, 전문 인력 양성 등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해양사고 저감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내용은? 
=공단은 지난 4월에 해양사고 발생 저감 및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해양사고 예방대책 4개 전략, 16개 추진과제를 확정하고 해양사고 저감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양사고 예방대책 추진 방향으로는 해양사고 발생 건수 및 인명피해(사망·실종) 5% 이상 저감을 목표로 인명피해를 동반한 주요 6대 사고에 대해 세부 전략과제를 선정해 사고 발생률이 높은 업종을 대상으로 대책을 수립했다. 추진 전략은 선박 및 해상교통 안전확보, 안전설비 및 안전정보 제공, 해양안전의식·역량강화, 제도개선·기관협력·기술 R&D 등이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발생한 해양사고는 2971건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고 사고 원인의 85.6%가 인적과실이었다. 공단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체 성능분석 진단서비스, 무상점검서비스, 근해어선 화재탐지경보장치 보급, 선박종사자 교육 강화, 소방설비 기술개발 등 인적과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대책을 마련해 추진 과제를 수립했다.  

-공단 출범후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업무의 변화가 있는가?
=2015년 7월 7일부터 한국해운조합에서 여객선 운항관리업무를 인수해 수행하고 있으며 출항 전 점검 강화 등 운항관리업무 고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간 독립적인 업무 수행 여건을 바탕으로 70여 명이던 운항관리자를 140여 명까지 2배 수준으로 늘렸고 출항전 점검, 여객선 운항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해수부, 행안부, 해군과 운항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체계를 갖췄다. 

2018년 1월부터는 여객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연안여객선의 특성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안전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안전관리책임자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선사의 자체 안전관리능력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또 신속하고 체계적인 해양사고 상황관리를 수행하기 위한 매뉴얼 발간 및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운항관리자 직무교육 등 공단 내부직원의 전문성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다. 

공단 출범 이후에는 여객선 안전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파견지 운항관리사무소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4개소, 올해 2개소를 추가해 현재 36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공단 파견지 운항관리사무소는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 뿐만 아니라 도서벽지 주민에게 해양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여객선 운항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등 도서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e-내비게이션 선박 단말기 보급 사업과 해양교통 중앙제어센터 구축 사업 등 해양교통안전 통합정보 인프라 구축을 통해 ‘스마트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올해 여객선과 유조선, 예인선 600척에 e-내비게이션 선박 단말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해양교통 중앙 제어센터 구축 사업은 여객선 해양사고가 발생할 경우 재난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24시간 해양교통 상황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신속한 안전 활동 지원이 목적이다. 여객선 안전 인프라 확대로 바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보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의 섬과 바다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나?
=해양교통안전체계 구축과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신규 업무를 발굴하고 있다. 이 중 해양교통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은 분산돼 있는 각종 해양 정보를 통합·분석해 선박 안전관리, 기술 연구, 안전 문화 확산 등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공단의 자체 자료인 선박검사와 운항관리 정보 외에, 해양사고정보와 해양교통정보, 해양환경정보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수집할 계획이다.  

공단 출범 후 기상청, 한국해운조합,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과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한국자동차연구원, 해양환경공단 등 주요기관과 협약을 맺고 자료 공유 등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향후 정부, 유관기관 등과 협의해 관련법 제정을 통해 기관간 정보 공유네트워크 구축시스템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소형선박의 안전진단, 종사자 안전교육 등 해양교통이용자의 체계적 안전관리 지원을 위한 권역별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 구축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목포, 인천, 부산, 동해 4개 권역에 추진 중이며 목포와 인천은 예산을 확보했다. 특히 목포는 목포시 북항 부근에 부지를 확보해 착공을 준비하고 있어 2023년부터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도 해양클러스터가 위치한 영도지역 부근에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부산지역은 해상 물동량이 많고 선박 규모도 크고 다양하다.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 구축이 완료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해양교통안전 전문방송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해양안전의식 개선, 해양교통 정보제공 및 재난 알림을 위한 방송 등을 공단이 직접 운영함으로써 해양사고 예방에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먼저 사내방송 스튜디오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며 방송사업 추진을 위한 내·외부 전문가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한 공단의 성과는?
=바다는 미래 세대에게 깨끗하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공단은 선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질소산화물 저감시스템 개발과 미래 해양교통환경에 대비한 친환경 플라스틱 선박 및 전기복합 추진 어선 연구 등을 통해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연안해운 온실가스 및 선박 기인 대기오염물질 관리를 강화하고, 국제해운 선박연료유 사용량 보고제도 운영 등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대기환경 관리제도 이행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지구, 깨끗한 공기 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해운부문 또한 기후변화와 대기환경 관리에 초점을 맞춘 각종 환경규제가 실시되고 있으며, 이에 선진국들은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해운·조선업계는 장기간 경기침체로 환경친화적 선박에 대한 투자여력이 부족한 편이고 강화되는 규제로 인한 비용부담 등으로 체계적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2018년 12월 31일,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2020년 1월 1일 시행됨에 따라 환경친화적 선박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판로 확대,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공단은 친환경선박법의 시행과 함께 이 법에 따른 환경친화적 선박 및 기자재 인증제 업무를 정부로부터 위탁받았다. 앞으로 공단은 환경친화적 선박 및 기자재가 기준에 적합한지를 인증하고, 심사·평가해 인증 여부 및 등급을 결정하게 된다. 그간 어려운 경영 여건과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인해 공격적인 투자가 어려웠던 해운·조선업계가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을 발판삼아 재도약 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공단이 정부의 법적·재정적 지원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 중인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기술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공단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

-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협력사업은?
=공단은 IMO 전문기관으로 국제해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보다 적극적으로 국제정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국제적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국내 정책에 국제법 수용 및 이행, 개도국 대상 공적개발원조(ODA)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르웨이 해사청, 일본 국토교통성 등 해외 정부기구와 DNV GL, RINA(이탈리아선급) 등 선진 해사기관과 기술교류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자율운항선박, 친환경선박 등 미래 선박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제협약의 국내법 도입과 이행지원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공단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인도네시아 정부와 선박안전성 제고 및 검사원 역량강화를 위한 해사안전분야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수행했고 2014년에는 국제기술협력프로그램(ITCP) 수행을 통해 환태평양권 해사전문가들의 역량강화에 기여했다.

현재 미얀마, 인도네시아 정부와 해사안전 역량강화, 어선 현대화 등에 관한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논의 중으로 2022년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내기관과 협업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FRP 선박건조기술 표준화지원과 법제도 교육, 선박 안전 컨설팅 등 인력 역량강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공단은 2020년 상반기 중 체계적인 국제업무 수행과 미래성장 동력의 확보를 위해 ‘국제해사업무 중장기 계획’ 수립 및 전담조직을 신설했고 올해 말에는 ASEAN 국가 및 군소 도서국가를 초청해 연안선박 안전관리에 대한 각국의 현황을 공유하는 ‘ASIA-PACIFIC Regional Seminar’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0년부터 발효된 선박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제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개발도상국, 저개발 국가 대상으로 IMO와의 협업을 통한 기술협력 프로그램인 GHG SMART program을 2021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단은 대형·협약선박에 비해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소형·비협약선박들의 안전관리에 대한 새로운 기준(New Regime)을 만들고자 한다.

-공단의 청렴도 제고 등 경영성과는 어떠한지? 
=공단은 우수한 경영성과 달성을 통해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먼저 경영혁신을 통해 경영평가 미흡기관(2014~2017년 E~C등급)에서 우수기관(2018~2019년 2년 연속 B등급)으로 도약했으며 직무중심의 블라인드 채용으로 3년 연속 채용비리 ZERO를 달성했다. 윤리경영체계 확립과 임직원들의 솔선수범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내부청렴도 1등급, 부패방지시책평가와 해양수산부 주관 공직복무관리 분야에서도 우수 등급을 받았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자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수급 불안정에 대응, 생명나눔 사랑의 합동 헌혈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산업계 종사자들을 돕기 위해 양식 수산물 소비 촉진 운동을 펼쳤으며 공단 임직원들이 소장하고 있는 KF94마스크를 방역현장과 의료진·소방기관에게 전달하는 ‘공동체 마스크 나눔 캠페인’도 진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전국 지사망을 통해 사회복지시설 방문 위로 활동을 하는 등 사회소외계층 돕기 운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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