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타임 혼잡 우려, 시설·인력 보강 시급
2척 이상 동시 처리시 최대 3천명 전망
여객 수송 재개시까지 시뮬레이션 필요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전경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전경

1965억원을 쏟아부은 인천항 新국제여객터미널은 꽤 멋진 외관을 자랑한다.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출렁이는 물결무늬 지붕에 연면적 6만 6790㎡(2만 2백평)에 달하는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은 인천국제공항 위용 못지않은 자태를 갖고 있다.

멋진 외관 못지않게 내부도 기존 1~2터미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유 있는 공간과 편의시설들로 가득 차 있다. 코로나19사태로 여객운송이 전면중단되면서 아직 면세점, 식당, 카페 등이 입주하지는 못했지만 지상 5층 규모의 터미널은 최대 2천~3천여명의 이용객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넓어 보였다.

기존 1~2터미널을 통합한다는 취지에 맞게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의 규모와 시설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설계 당시부터 이용자인 선사와 하역사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운영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부두와 마찬가지로 터미널 역시 운영상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신국제여객터미널은 공간은 충분하지만 설계 당시 선사측의 요구가 100% 반영되지 못해 카페리선들이 한꺼번에 몰릴 때 혼잡도 문제, 여객동선 및 시설 문제, 셔틀버스 문제, CIQ 인력부족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듯 개장한 부두와 달리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코로나19로 여객운송이 전면중단되면서 선사들이 제기하는 터미널 운영상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한중카페리 입출항 시간
한중카페리 입출항 시간

◆ 하루 최대 6척 입출항, 혼잡도 우려=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운영상 가장 우려되는 점은 특정요일에 선박 입출항이 몰려 극심한 혼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천항만공사(IPA)측은 터미널 최대 수용능력을 입국 2000명, 출국 2700명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혼잡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선사들은 동일 시간대 3척의 선박이 입항하는 월, 수, 금요일 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특히 총 6척이 입항하는 금요일 혼잡도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입항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출항이다. 빠른 리드타임이 요구되는 카페리의 특성상 다음날 아침 도착하려면 저녁때 출항해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출항시간이 비슷하다. 출항하는 선박이 가장 많은 요일은 토요일로 총 6척이 출항하는데 출항시간이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 집중돼 있다. 월요일은 4척이 출항하는데 4척 중 3척의 출항시간이 오후 7시로 같다.

카페리업계는 IPA가 설계에 반영한 하루 터미널 이용객수를 훌쩍 뛰어넘어 최대 3천명 이상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2층 입국장
2층 입국장

◆ 여객동선 및 시설 문제=선사들은 신터미널 규모와 시설이 충분히 넓지만 특정 요일, 같은 시간대 선박 입출항이 몰리면서 1~2터미널 때보다 심각한 혼잡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2터미널로 나뉘어 있을 때는 1번에 1척씩 입출국 수속을 진행할 수 있어 여객 혼잡도가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신터미널로 통합되면서 동시에 2척에 대한 입출국 수속을 진행해야 할 때도 있어 혼잡도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선사들은 신터미널내 심각한 혼잡도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입출국 여객동선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설을 보강하고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페리선사들이 원활한 여객 동선을 만들기 위해 시급하게 보강이 필요한 부분으로 출국장에서 셔틀버스 승하차장까지 원활한 이동을 위해 에스컬레이터 추가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출국장은 4층, 셔틀버스 승하차장은 2층에 위치해 있는데 현재 출국장과 승하차장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가 1기뿐이다. 선사들은 2척에 대한 출국 소속이 진행될 경우 1천명이 넘는 승객들이 에스컬레이터 1기로 이동해야 해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장발생시 이동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며 추가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출국장 게이트를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출국 심사대는 21개가 설치돼 있어 충분하지만 출국 심사대로 진입하는 게이트가 하나밖에 없어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동시에 2척 이상의 선박을 처리할 경우 여객들이 다른 선박에 승선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수화물용 대형 엑스레이 검색대를 추가로 설치해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엑스레이 검색대가 8기 설치돼 있지만 모두 여행용 캐리어를 처리할 수 있는 중소형이어서 소상인들의 수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엑스레이 검색대를 추가로 설치해달라는 요구다.

◆ 셔틀버스 문제=인천항은 현재 9개 선사가 10척의 카페리선을 투입하고 있는데 5개 버스회사와 계약을 맺고 본선과 터미널까지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사들은 신터미널로 이전하면서 셔틀버스회사들과 버스운영계약 협상을 진행중인데 아직까지 타결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항만대기질 개선 특별법 시행으로 항만내 노후 경유차 운행이 금지돼 친환경천연가스 버스로 모두 교체해야하는 상황이다. IPA측은 차량 교체에 따른 별도의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버스회사들이 차량 교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해 선사측에 요율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중카페리협회는 버스회사들과 협상을 진행하다가 결렬되면 자회사를 만들어 직접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중카페리협회는 셔틀버스 운행 모니터링도 면밀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박을 2척 이상 처리해야하는 피크타임시 최대 이용객수가 2천명에서 3천명에 달하기 때문에 척당 3~4척의 셔틀버스를 동시에 투입해야 한다. 문제는 셔틀버스와 화물트레일러가 좁은 CY와 잔교를 함께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몇 대를 투입해야 안전성, 운행효율성이 담보될 수 있는지 면밀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2층 매표소
2층 매표소

◆ CIQ 인력부족문제=터미널의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CIQ 인력 부족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선사측은 터미널이 통합돼 특정 요일과 시간대 선박이 몰려 피크타임때 처리해야할 여객과 수화물이 상당하기 때문에 신속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중카페리협회는 정식으로 CIQ기관에 인력 증원 요청을 해놨다. 한중카페리협회 최용석 국장은 “일단 CIQ기관들은 인력 증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CIQ기관들은 여객 수송이 재개돼 서비스가 지연되면 곧바로 인력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객 수송 재개전까지 CIQ 기관들과 증원 문제에 대해 좀 더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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