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올해의 인물 여객선부문/위동항운 전기정 사장

위동항운 전기정 사장
위동항운 전기정 사장

한중카페리 취항 30주년, 양국가교 역할 수행
“코로나 종식까지 카페리 지원대책 지속돼야”

올해로 항로 개설 30년을 맞은 한중카페리는 코로나로 여객사업이 완전히 중단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컨테이너선사들은 하반기 코로나 둔화에 따른 경기회복으로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운임이 회복돼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한중카페리선사들은 여객 중단의 여파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한중수교 이전인 1990년 양국간 정기항로를 처음으로 열었던 위동항운도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업계 리딩선사로서 전기정 사장을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다. 2020 올해의 인물 여객선 부문 수상자로 위동항운 전기정 사장을 선정한 이유도 한중카페리 개척자로서 업계 발전을 선도해왔고 코로나 위기 역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위동항운 제4대 사장에 취임한 전기정 사장은 코로나를 기화로 한중카페리시장의 변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여객과 화물이라는 전통적인 카페리 영업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한중카페리협회장도 맡고 있는 전기정 사장은 “급변하는 한중카페리시장은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공동의 노력과 선복을 제휴하는 등 운영적인 측면에서 전략적 협력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전기정 사장과 나눈 일문일답.

-올해의 인물 선정을 축하드립니다.

=해운정론지로서 업계의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해운신문이 코로나로 모두 힘든 어려운 시기에 저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거둔 분들이 많음에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회사의 발전과 여객 및 화물의 안전한 수송을 위해 육상 및 해상에서 열심히 뛰어준 위동 직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로 취항 30주년을 맞으셨습니다. 위동이 30년간 성공적인 경영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올해는 위동항운의 창사 30주년이자 한중카페리항로 개설 3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 사태로 그 의미를 되새기고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위동은 한중 수교이전인 1990년 9월부터 양국을 잇는 황금가교(golden bridge)로서 인적, 물적 교류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교량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1992년 한중 수교를 맺는데 촉매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또 한중카페리 항로가 지난 30년간 17개 노선으로 확대되고 여객이 9천명에서 지난해 200만명으로, 화물이 400teu에서 60만teu로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성과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중카페리 시장을 개척하고 역사적 사명감으로 매진해 온 선배들과 단합된 모습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주주사들, 위동을 아끼고 도움을 주신 분들, 이러한 도움과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을 다한 임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주와 임직원들이 자신의 이익보다 공동의 이익에 집중하고 모든 사안에 원칙과 상호 배려를 바탕으로 세심하게 대응한 것이 창사 이래 지금까지 업계 1위이자 한중 합작기업의 대표사례로 손꼽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경영성과는 어떠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는 위동뿐만 아니라 모든 한중카페리선사들이 코로나로 여객사업 완전 중단이라는 극한 상황에 직면한 한 해였습니다. 다행히 항만 당국이 항비 및 임대료 감면정책 시행과 유가가 하락 등으로 원가부담이 경감됐고 코로나로 일반화물은 줄었지만 마스크, 방호복 등 방역물품 증가로 화물량이 전년 대비 일부 증가하면서 근근히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여객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고 화물 역시 전년대비 증가하기는 했지만 과잉 선복으로 북미나 구주노선과 같은 운임 인상은 없어 여객 감소의 충격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었습니다.

여객부문은 업체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카페리 전체 매출의 20~30%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며 특히 현금 회전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위동 역시 여객 중단 이후 대폭적인 매출 감소로 현금흐름에 일시적 어려움이 발생해 여객 업무 직원에 대해 한시적으로 유급휴직을 시행하는 등 회사와 직원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 추진할 주요 핵심 사업은 무엇입니까? 향후 위동 30년을 책임질 장기사업계획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매출의 한 축인 여객부문은 기반이 완전히 붕괴되 있고 재개 시점도 불투명해 정상화까지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화물부문은 내년도 경기활성화가 예상되는 산업의 신규 수송루트 개발 및 철도연계 수송 확대를 통해 화주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려고 합니다.

보다 근원적으로 기존의 여객, 화물 영업 2개 축으로 구성된 구조로는 변화하는 한중카페리시장에서 더 이상 지속 성장은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중 임직원, 주주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중간 전자상거래 물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위동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위동은 한중간 최초로 해상특송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하고 있고 양국 우정국의 해상을 통한 EMS 서비스도 최초로 개발, 운영하고 있는 긴급화물 운송의 개척자입니다. 전자상거래 화물은 기존 해상 특송 및 EMS화물과 운송 과정이 상당 부분 유사해 위동이 보유한 다년간의 경험과 우수한 물류시스템 등 업계 최고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각 전자상거래 업체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코리아센터와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연속적으로 위해지역에 배송물류기지를 구축하는 등 중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인천-위해 항로의 초긴급 화물과 전자상거래 화물 운송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천시-위해시가 2019년 3월 30일 체결한 四港聯動(인천항·인천공항-위해항·위해공항)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컨테이너 외에도 일반 화물차량, 윙바디 등 차량을 이용한 서비스도 제공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위동은 맞춤형 양하역 시스템 및 빈틈없는 연계 운송시스템을 지속 업그레이드 중에 있습니다.

-신여객터미널로 이전하셨는데 구터미널과 비교해 장단점은 무엇이고, 개선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하역료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1990년 위동항운 취항으로 개설된 한중카페리항로는 지난 30년간 꾸준히 발전해 왔으며 항로수 증가뿐만 아니라 선박의 크기, 물동량, 여객수 등 모든 면에 있어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냈습니다. 이에 반해 카페리선박이 이용하는 여객터미널은 1, 2터미널로 이원화돼 있었고 전용부두가 아닌 일반화물부두에 접안하기도 하는 등 터미널 시설이 시장의 발전에 따라 증가하는 수요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행히 6월 인천 송도지역에 신축된 터미널로 카페리선사들이 통합 이전하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국제터미널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터미널 시설이 개선됨에 따라 앞으로 위동을 포함한 한중카페리선사들은 국제카페리선에 걸맞는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 갑문을 통과해야 하는 2터미널을 사용해왔던 위동은 신터미널 이전으로 1~2시간의 입출항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활어 SOC화물 등 시간을 다투는 화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선박 접안과 물류처리를 위한 공간 부족이 우려됩니다. 여유 선석이 부족해 기상 악화 등으로 선박들이 일시에 입항할 경우 선박의 동시 접안과 여객·화물의 동시 처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항내 컨테이너 및 화물 처리를 위한 CY, CFS 등 물리적 공간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존 내항보다 높게 책정되고 있는 하역료 인상도 위동뿐만 아니라 모든 선사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하역료 인상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해결되지 않는다면 과당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카페리선사의 원가 부담이 증가하고 이는 물류비 인상 등 인천항 이용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밖에 없어 선사 및 항만 경쟁력이 크게 상실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중항로뿐만 아니라 한일항로, 연안항로까지 전여객항로가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어려웠는지, 정부에 요구하는 대책 같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국의 코로나 방역 요구로 선원 하선 후 격리 및 교대 제한 등 선원 승하선 제약에 따른 피로도 가중으로 카페리선 승선 기피 현상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항비 감면 등 적극적인 지원책으로 자금 부족 상황은 일부 해소됐고 한국 선원의 격리조치 면제로 피로도도 완화됐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정부의 노고와 지원에 감사드리며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항비 감면과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등 지원대책이 지속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코로나 백신 접종 시 카페리 선원들에게 우선 접종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중항로 개방이 진행중이고 최근에는 중국 산동성지역 항만그룹 통합이 진행되면서 한중카페리항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십니까?

=지난해 7월, 한중 양국은 해운회담을 통해 양국간 컨테이너 항로 및 카페리 항로 개방에 합의한 바 있고 이에 따라 2023년 한중항로는 전면개방이라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2018년초부터 과거 성장기 과도한 항만 개발로 인한 항만 배후권역 중복, 항만 개발의 통일성 부족, 항만간 과당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 등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각 성별 항만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산동성에서는 청도항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측면에서 유사항로를 통합하는 움직임이 있어 중국 항무국 지분 참여 선사들의 운영사 통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들은 한중카페리시장을 더욱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만드는 부작용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한중카페리업계는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공동의 노력과 선복을 제휴하는 등 운영적인 측면에서 전략적 협력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장님의 경영 철학은 무엇입니까?

=위동항운이 창립 30주년을 넘어 지속 성장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위동 가족 모두에게 현재의 성취에 자만하지 말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저변에는 한중간, 부서간, 직급간 막힘 없는 소통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 소통하고 모두가 공감할 때 집단의 지성이 최고조로 활용되고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日新又日新, 盡人事待天命. 개인적으로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이 되도록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데 삶의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나로 인해 가정이, 직장이, 그리고 사회가 아주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면 살아가는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제가 책상 옆에 붙여 놓은 시가 한 편 있습니다.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인데요, 그 중에서도 마지막 단락을 제일 좋아합니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 때 이 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 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마지막으로 정부 당국이나 업계에 건의하거나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코로나19로 한중카페리업계의 경영상황은 매우 어렵습니다. 해운업계가 코로나로 인해 선복이 부족하고 화물운임이 끝없이 올라간다는 보도도 있습니다만 이는 과당경쟁으로 인한 저가운임과 낮은 소석율을 보이고 있는 한중카페리업계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코로나가 호전되지 않고 여객중단상황이 장기 지속된다면 여객 매출에 현금 회전을 의존하고 있는 대다수 카페리선사는 자금 경색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다행히 이러한 어려움을 잘 이해한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가 항만 비용과 임대료 등에 대해 감면정책을 실시해 선사들의 숨통을 틔어주고 있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관계 기관에서는 코로나가 종식되어 여객 재개 시까지 경영 환경이 악화되지 않도록 각종 비용 경감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주시기 바라며 카페리업계의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소통과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내년은 소의 해인 신축년입니다. 우리 카페리업계가 비록 코로나로 많이 어렵지만 소와 같은 우직함과 꾸준함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디디며 묵묵히 전진하는 우보만리(牛步萬里)의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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