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변호사 “선박펀드 수준의 혜택 있어야”
KMI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리스크 분담해야”

정우영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정우영 변호사

한국해운산업을 재건시키기 위해 중국의 금융리스회사나 일본의 시코쿠 선주와 같은 한국형 선주사를 육성하자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선주사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세제 혜택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고려대학교 해상법연구센터(센터장 김인현 교수)가 1월 20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코로나19 이후 해운·물류·조선산업의 안정화 방안 제3차 좌담회’에서 법무법인 광장의 정우영 변호사는 한국형 선주사 육성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세제 혜택을 꼽았다.

정우영 변호사는 “한국형 선주사를 육성하려면 기존의 법·제도로는 어렵고 세제 혜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최소한 선박투자회사법 초기에 부여됐던 세제 혜택보다 더 큰 혜택이 마련돼야만 한국형 선주사 제도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도입된 선박투자회사(선박펀드)는 제도 시행 초기 선박펀드 투자자에게 배당소득 비과세, 양도소득세 감면과 같은 세제 혜택이 주어지면서 국적선사들이 선박을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선박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은 모두 폐지된 상황이다.

정우영 변호사는 선박펀드 초기에 주어졌던 배당소득 비과세, 양도소득세 감면과 같은, 또는 이보다 더 큰 세제 혜택이 주어져야만 민간의 풍부한 금융이 선주사에 모이고 이를 통해 한국형 선주사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다고 봤다.

정변호사는 또 선주사 모델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주사는 선박을 직접 운항하지 않고 보유만 하기 때문에 선박의 미래가치, 운임의 미래동향 등 리스크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만큼 위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통적인 선주사인 조디악, 시스팬 등이 최근 선대를 많이 줄였고 자본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스콜피오, 나빅8과 같은 선주들도 GP(운용사)만 수익을 보고 LP(투자자)는 손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정변호사는 지적했다.

한국산업은행 장세호 실장도 한국형 선주사 육성을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호 실장은 톤이지 프로바이더로서 한국형 선주사가 육성된다면 선박의 대량 발주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로 해운업계는 물론 조선업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형 선주사 육성을 통한 대량 선박 발주 가능성과 이에 따른 조선소의 규모의 경제 효과가 과연 국민경제에 효과가 있는지 면밀한 분석 자료나 논문을 만들어 정부 당국을 설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세호 실장은 한국형 선주사 육성을 위해 선박투자회사법 및 자본시장법상 선박투자회사 설립과 운영 같은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는지, 최적의 선박금융을 통해 선박 자본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거래선을 국적선사로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해외선사까지 확대할 것인지, 선박관리는 자체적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에 위탁할 것인지 등 세부적인 검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고병욱 박사는 한국형 선주사가 다양한 선박에 투자함으로써 포트폴리오를 다변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고병욱 박사는 “중국 금융리스사들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탱커, 크루즈선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다양한 선종에 투자함으로써 시황 변동에 따른 선종별로 상이한 수익률을 가져감으로써 리스크를 분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형 선주사도 다양한 선종에 투자함으로써 리스크를 분담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우영 변호사는 “고병욱 박사의 지적처럼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좋은 전략이다. 다만 출범 초기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엄청난 자본이 필요하고 한꺼번에 다양한 선대를 구성하는 것도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호 실장은 “시황 변동에 따른 포트폴리오 효과를 누리기 위해 다양한 선박에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특정 선종에 전문화해 마켓리더로서 역할을 할 것인지, 둘 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선주사들의 영업 사례를 분석해 우리만의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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