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귀거래사 대표 김연빈(전 주일한국대사관 해양수산관)

김연빈 대표
김연빈 대표

고려대학교 해상법연구센터와 법학전문대학원 ESEL 해운·조선·물류·수산 최고위과정(바다최고위 과정)이 공동주최하고 있는 줌을 이용한 해양수산계 화상모임 '바다, 저자전문가와의 대화'가 지난 10일 제2부의 막을 내렸다. 이날 열린 제23회 모임에서는 현대중공업 안광헌 대표가 '4차 산업혁명 그 이후, 스마트 선박의 등장과 미래의 선박관리(SM)-2025 조선, 해운기술 변곡점의 시대가 온다'는 주제로 한 시간 동안 발표했다.

벙커C유로 운항하는 선박밖에 알지 못하고 스마트 선박의 개념도 낯선 상황에서 LNG 추진선, 스마트 선박, 자율운항 선박이라는 주제는 난해하고 신비했다. 그러나 이제 LNG 추진선이 대세를 이루게 되고 장차 무탄소 선박이 시장을 석권하고, 머지않아 스마트 선박을 넘어 무인운항선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냉혹하고 숨 가쁜 현실을 생각하면 해운·조선 관계자는 변화의 속도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지켜보는 우리 해양인들은 변화의 개념이라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해양백서 2020≫에 게재된 <해사산업의 새로운 조류-자동운항선과 에코십>에 관한 내용을 공유한다. 세계 첨단을 걷고 있는 안 대표의 발표내용을 두세 번 음미하며 듣고 보니 일본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지만, 변화에 대응하여 인재를 육성하고 조약과 법령 검토가 불가결하다는 데 있어서는 일본의 대책과 안 대표의 발표가 일치하고 있어 정치가는 물론 해운·조선 행정가들이 가슴에 새겨야 하겠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동운항선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회적 배경으로 항행 안전성과 선원 확보라는 해사산업의 요구를 들 수 있다.

에코십에 대해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및 미세먼지(PM) 배출규제가 2020년부터 강화되어 그 대응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IMO가 지구온난화 대책으로 2050년에 선박 기인 GHG(온실효과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상 삭감하는 전략을 채택했으며, 그 대책으로 선박의 에너지 절약, LNG로의 연료 전환, 그리고 에너지 전환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로이드선급협회가 7단계(AL 0~6)의 항행 자동화 레벨을 제시했는데 최상위 레벨인 AL 6는 ‘완전한 자율’ 레벨로 선박의 시스템이 결정한 것에 대하여 전혀 감시가 이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완전 또는 부분적인 자동운항선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개발로 원격조작, 자율항행, 선박감시, 충돌방지 등 기술 시스템 조사 연구가 강구되고 있다.

부분적인 자동운항은 해양조사를 목적으로 한 총톤수 20톤 미만의 무선조종 소형선박이나 군용선박 등에서 실용화되고 있다. 완전한 자동운항은 롤스로이스사와 핀란드 국영선사인 핀페리사(FinFerries)가 2018년 12월 세계 최초로 완전 자동운항 페리를 실현했다. 2022년을 목표로 완전 자동운항형 컨테이너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조약이나 법령은 기술개발과 양륜을 이루는 것으로 자동운항선 발전 단계에 따른 검토가 불가결하다. 자동운항선과 에코십 등을 선도하는 기술혁신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도, 새로운 시장인 해양개발 분야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것은 그것을 담당하는 기술자의 육성이다. 아베 신조 전 수상은 2015년 '바다의 날' 특별 행사에서 현재 2,000명 정도인 일본의 해양개발 기술자 수를 2030년까지 5배인 1만 명 정도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해양개발 인재 육성을 거국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16년 10월 설립된 '일본재단 오션 이노베이션 컨소시엄'에서는 자동운항선 실현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과 인력 양성을 하고 있다. 일본재단에서는 2040년에는 일본 국내 항행선의 50% 이상, 새로 건조되는 선박 모두가 무인운항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무인운항선이 가져올 경제효과는 약 1조 엔(약 1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일본 ≪해양백서 2020≫(사사카와평화재단 해양정책연구소 편, 2020.4) -

한편 안광헌 대표는 Clarkson Research(2019)의 발표를 인용하여 신조선 발주기준으로 2025년 LNG 추진선박은 50%, 기존연료선박은 49%, 무탄소선박은 1%미만으로 전망하고, 2030년을 전후하여 무탄소선박이 다수 등장하고 기존연료선박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할 것이며, 2050년에는 무탄소선박 67%, LNG 추진선박 33%, 기존연료선박은 0이 될 것으로 하면서, 추세는 5년 정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전기추진선은 에너지 집적도가 낮아 효율성이 떨어지며 하이브리드형 관공선 중심으로 연안 선박에 제한적으로 사용될 것이나 일반 상선에는 사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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