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스자코니 JOC 주필

마크 스자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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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컨테이너 운송 시스템이 이미 최대 가용량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 경제가 1984년 이래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화주와 운송사의 사정은 곧 더 골치 아파질 것처럼 보인다.

일부 화주의 경우 항만 지연 문제 및 높은 운송 비용으로 이미 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도매 업체의 경우에는 소비자 정가를 올리는 일이 쉽지 않다. 점점 더 높아지는 물류비용에 대한 불평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달러트리(Dollar Tree)는 수입 및 미국 내 운임 인상으로 2021 회계연도에 8천만 달러~1억 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바 있다.

게다가 물량 증가는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IHS마킷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이 아시아에서 수입하는 물량은 2020년 8월 이후 매달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전미소매협회(NRF)와 해킷 어소시에이츠(Hackett Associates)가 매달 공동으로 발표하는 글로벌 항만 트래커(Global Port Tracker)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8월 1일부터 2021년 8월 31일까지 총 13개월 중 11개월 동안 월 수입량이 2백만 TEU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이전에 아시아발 미국행 월간 물동량이 200만 TEU를 넘어선 것은 2018년 10월 단 한 번뿐이었다.

4월에 나온 경제 전망 업데이트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IHS마킷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6.2%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불과 한 달 만에 0.5%p 높아진 수치이다.

브래드 제이콥스(Brad Jacobs) XPO로지스틱스(XPO Logistics) 회장은 지난 4월 13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일부 미국 경제학자들이 올해 GDP가 6% 성장할 것으로 보는데, 이 전망은 보수적인 것 같다”며, “우리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0% 성장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꾸준히 증가하는 소매 수요 및 제조업 회복으로 이미 4개월 전보다 훨씬 더 압박을 받고 있는 항구 및 내륙 네트워크 시스템은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 항만 혼잡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동부, 시카고와 멤피스와 같은 내륙 허브로까지 확산했다.

해상 터미널 운영자에 따르면, 노동력, 섀시 및 창고 가용성이 개선되었음에도 LA-롱 비치(Long Beach) 해상 터미널에서 혼잡을 해결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수입 물량 부담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해결이 어려운 것이 남부 캘리포니아만의 문제는 아닌 듯 보인다. JOC가 미국 항구와 캐나다 밴쿠버(Vancouver) 및 프린스 루퍼트(Prince Rupert) 항구에서 처리된 지난 3년 동안의 수입량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현재 수입량이 전년 대비 급격하게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따라서 수입량 급증이 문제라기보다 물동량이 항만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지난달의 수에즈 운하 사고에서도 보았듯, 공급망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압박을 받고 있지만, 언제든 이 보다 더 어려운 상황은 일어날 수 있다. 몬트리올(Montreal)항 고용주와 연안 노동자 사이의 격렬한 대응이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항구에 또 다른 지장을 주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재 소비가 외식과 여행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발 수입 급증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 소매업체들은 8월까지 사상 최대 혹은 거의 기록적인 수준으로 물량을 늘리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한다. 소매판매 대비 재고 비율이 지난 1월 거의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3월 IHS마킷 및 ISM 구매관리자지수(PMI)의 제조업 지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아 제조업체 역시 수입 물자를 점점 더 많이 필요로 할 것이다. 크리스 윌리엄슨(Chris Williamson) IHS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가치사슬 최하단에 있는 아주 작은 장치(widget)일지라도 제조업체들은 수요 증가와 공급망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미국의 수입 수요가 줄어들 기미가 없는 상태에서, 신학기 쇼핑, 핼러윈, 겨울 휴가철 등 소매 수요가 증가하는 8월~ 9월 및 4분기까지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고 제임스 카라돈나(James Caradonna) M&R 포워딩and 멀티 컨테이너라인 미국 총괄 관리자는 내다봤다.

그는 “수에즈 운하 사고로 인해 선복량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가 5월에 들어서며 우려하는 바는 선사들이 신규 계약의 최소 선적 보장 물량(MQC)용으로 현실적으로 얼마나 배정할 수 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지난 7개월 동안 아시아산 제품을 수입하는 미국 업체 중 일부는 빠르고 확실하게 제품을 들여오기 위해 선박이 배정될 때까지 몇 주를 기다리는 대신 2,500~3,000달러의 프리미엄을 지불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라돈나 총괄에 의하면,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업체가 장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선택지조차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운임 벤치마킹 플랫폼인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미국 서안까지의 컨테이너 스폿 운임이 9월 이후 FEU 당 3천 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1년 전보다 80% 이상 증가한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카라돈나 총괄은 "어느 시점이 되면, 이처럼 많은 운영 차질과 밀린 예약을 안고 있는 선사에게 운임 수준은 거의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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