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엠에스페리 최철희 사장

엠에스페리 최철희 사장
엠에스페리 최철희 사장

최단 시간내 로로화물선 투입, 데일리 서비스 복원
상반기중 투자유치 완료, 카페리선 신조 발주 예정

코로나19로 여객 영업이 제한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제주 카페리항로 사업자인 엠에스페리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 카페리선 신조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엠에스페리 최철희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코로나19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주주들의 헌신적인 채무 면제로 버텨가고 있으며 신규 투자자 유치와 카페리선 신조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철희 사장은 또한 신조 발주와 별개로 최대한 빠른 시간내 로로(Ro-Ro) 화물선을 추가로 투입해 데일리 서비스를 복원하겠다는 사업계획도 밝혔다. 부산-제주항로에는 이미 4척의 화물선이 투입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여객선사인 엠에스페리가 경쟁 우위를 점하려면 현재 주3항차 서비스에서 데일리 서비스로 서비스 빈도를 높여야 한다는 게 최 사장의 생각이다.

최 사장은 부산-제주 카페리항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로로화물선 추가투입과 카페리선 신조 발주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선결돼야 할 조건으로 제주항의 부족한 선석문제 해결을 꼽았다. 제주항은 현재 연안여객선부두 선석 부족으로 일부 선석에서 체선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크루즈가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국제여객부두는 크루즈 운항중단으로 텅텅 비어있는 상황이다.

최 사장은 강정항에 크루즈 전용부두가 가동을 시작했으니 국제여객부두를 연안여객부두로 전환해 제주항의 부족한 선석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엠에스페리 최철희 사장과 나눈 일문일답.


제주항에 입항한 엠에스페리 뉴스타호.
제주항에 입항한 엠에스페리 뉴스타호.

-1년 넘게 중단됐던 부산-제주항로를 다시 여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부산-제주항로는 제주와 뭍을 연결하는 최초의 정기여객선 항로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해방이후 아리랑호가 부산-제주항로에 취항했고 1963년 10월 일본 조선소에서 신조된 890톤급 대형여객선 도라지호가 투입된 곳도 부산-제주항로다.

이후 제주도 관광지 개발, 항만개발 등이 본격화되면서 부산-제주항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서울-제주 항공노선 활성화, 목포·완도·여수항로 추가 개설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2011년 9월 부산-제주 여객선 설봉호 화재와 2014년 세월호 참사로 급격하게 채산성이 악화돼 2015년 3월 부산-제주항로 취항 선박 2척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운항이 중단됐다.

부산-제주항로는 운항 비용 상승과 저가 항공편의 저돌적 공격, 연안화물선의 운임 경쟁으로 여객선사들이 취항을 기피하는 항로가 돼버려 1년4개월이나 운항이 중단됐다. 그럼에도 부산항 연안여객운송의 역사적 의미와 사명감으로 2016년 7월 동북아카페리가 부산-제주항로를 다시 열었다. 2018년 11월에 회사명을 엠에스페리로 바꾸고 2018년 12월 새로운 여객선 뉴스타(New Star)호를 취항시켰다.

-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선박도 투입했는데 성과는 어땠나?

=2018년말 뉴스타호를 투입하고 2019년에 정상적으로 항차를 수행하면서 여객은 4만3686명, 화물은 8만9207kt을 운송하며 나름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여객이 2만5598명으로 급감했다. 다행히 화물이 전년대비 5% 증가한 9만3613kt을 처리했다.

화물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로 여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의 급격한 감소로 고정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돼 경영이 악화된 상태다. 그럼에도 주주들의 헌신적인 채무면제로 적자 폭을 최소화면서 버텨내고 있다.

아쉬운 점은 정부와 지자체가 코로나19 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국제여객선사에 집중됐고 연안여객선사들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우리도 사무실 임대료 일부 감면받은 것 외에 지원받은 것이 없어 스스로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여객선사들에게 고용유지지원금이 지원되고 있지만 매일 운항하는 정기여객선의 특성을 전혀 고려치 않은 대책이다. 고용지원센터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더니 선원들까지 휴직처리해야 한다고 하더라. 선원을 휴직처리하면 선박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데 현장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고용지원센터 공무원의 태도가 아쉬울 따름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부산-제주항로의 특성상 데일리 서비스를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부산-제주항로는 당초 여객선 2척으로 데일리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선박을 교체 투입하는 과정에서 2척은 매각처분하고 현재 뉴스타호 1척으로 주3항차 서비스를 하고 있다.

데일리서비스가 복원되지 않으면 부산-제주간 매일 운항하는 화물선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가 없다. 현재 부산-제주간 화물선은 4척이나 된다. 여객선은 고정선석을 이용하고 화물차 기사들에게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데일리 서비스가 복원돼야 이러한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로 여객 부문의 사업성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추가로 여객선 1척을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 로로(Ro-Ro) 화물선 1척을 임시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로로화물선 1척을 추가 투입해 데일리서비스가 복원되면 화물 측면에서 경쟁력을 회복해 조기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로로화물선 추가 투입을 위해서는 제주항 선석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제주항 선석 부족 사태는 이미 심각한 상황인데 제주항 국제여객부두를 활용하는 문제를 이제라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제주항에 취항중인 정기 국제여객선이 없어 코로나로 크루즈 운항이 중단되면서 국제여객부두는 개점 휴업중이다.

더군다나 강정항 크루즈 여객부두가 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제주항 국제여객부두는 더 이상 크루즈를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 제주시내에 면세점들이 집중돼 있어 크루즈선사들이 강정항보다 제주항을 선호하고 있지만 지역경제 효과, 교통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제주항 국제여객부두를 연안여객부두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뉴스타호 선령이 22년으로 조만간 선령 제한에 도달하게 되는데 신조 계획이 있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 매출이 급감하고 있고 화물선 4척의 물량 공세, 저가 항공사의 항공편 증편 및 저가 요금 전략 등 주변 여건이 좋지 못하지만 회사의 미래 영속성을 위해서는 신조 발주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행히 정부가 지원하는 여객선 현대화 펀드, 해양진흥공사의 보증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대책을 활용할 수 있어 신조를 위한 금융환경은 과거보다 좋아졌다. 다만 정부 지원 정책을 받으려면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다.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춰야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자와 M&A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의 자본 확충을 논의 중에 있다. 자본 확충 논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자본 확충이 완료되는 대로 신조 발주를 진행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자구노력과 투자유치가 진행되면 상반기중으로 조선소와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 진행될 예정인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를 신청하려고 한다. 새롭게 건조되는 여객선은 환경규제를 고려해 여객선으로는 국내 최초로 LNG 추진선으로 건조할 계획이다. 다만 LNG추진선은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이 LNG벙커링 인프라이기 때문에 우선 LNG벙커링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 당국이나 업계에 바라는 사항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먼저 해양수산부에 요청드리고 싶은 것은 연안여객선 현대화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예산을 반영할 필요가 있고 제주항에 연안여객선사들이 우선적으로 선석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주항에 다양한 연안여객선 항로가 개설되고 있고 투입선박도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만큼 연안여객선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기항할 수 있도록 선석을 우선 배정하고 부족한 선석을 조속히 확충해야 한다. 정부와 제주도청이 협력해서 제주항 선석문제를 보자 전향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제주항로에는 적용하고 있지 않은 연안여객선 공영제나 준공영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제주항에 취항하고 있는 연안여객선사들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경영이 굉장히 악화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운항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공영제나 준공영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주항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제주도청은 여객선과 화물선의 차이점을 간과하지 말고 선석 배정을 차별화해 보다 안정적인 여객선 운항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부족한 제주항 선석 개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해수부, 기재부 등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국회 및 지역 국회의원들과도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부산시는 유일한 연안여객선사를 통해 제주시민들이 부산지역에서 관광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 관광기금 예산 편성 지원은 물론 홍보, 마케팅에도 보다 적극나서 주시길 요청드린다.

마지막으로 해양진흥공사가 해운선사들의 안정적인 선박도입과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는 범주에 내항연안여객선사도 포함시켜 주시고 긴급경영안정자금도 지원될 수 있도록 요청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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