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에인절(Michael Angell), JOC 편집차장

마이클 에인절 편집차장
마이클 에인절 편집차장

2021년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이미 몇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선사의 보유 선복량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최근 일어난 발주량 급증은 노후선박을 대체하는 건전한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지만, 이 속도가 지속되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IHS Markit의 씨웹(Sea-web) 데이터에 의하면, 올해 5월까지 선사들이 신규 발주한 컨테이너 선복량은 170만teu로, 260만teu를 기록한 2015년 이래 연간 최대 규모이다.

2021년 신규 발주로 가동 선박 대비 누적 발주량은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인 17.4%에 이른다. 선복량 기준으로 향후 2~3년 동안 현재 보유 중인 2400만teu에 417만teu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IHS Markit의 라훌 카푸어(Rahul Kapoor) 해양통상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선복량 과잉으로 선사들이 신규 발주를 하지 않았는데 이제서야 가동 선박 대비 발주량 비율이 ‘정상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비율은 지난 2년 동안 10.7%에 머물렀다.

그러나 20%를 넘으면 공급 과잉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카푸어 부사장은 덧붙였다. “수요가 급증하는 동안에도 공급은 변함이 없었다”면서 “선사들이 자제하고 있지만, 신규 발주가 이 속도로 계속 진행된다면,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 Maritime Analysis)의 앨런 머피(Alan Murphy) 대표는 2021년이 앞으로 7개월 정도 남았지만 발주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개월 동안 컨테이너 슬롯의 수요 급증으로 모든 가용 용적 톤수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선사들이 더 큰 완충재를 원하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현재 발주량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선복량 과잉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급 과잉의 유령이 어른거린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최근까지 선사들은 발주를 자제해왔으며 현재는 선박이 부족한 상태다. 선사들이 신규 선박을 발주하는 것에 대해 아무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오파나막스급 선박 수요 재개

오션얼라이언스(Ocean Alliance) 소속 선사들이 선박 발주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2M보다 선복량에서 앞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씨웹에 따르면, 에버그린(Evergreen Marine)이 가장 많은 66만5375teu를 발주해 모두 인수하면 200만teu가 조금 넘는 가동 선복량을 보유하게 된다. 에버그린은 대규모 신조 발주로 향후 하파그로이드와 ONE(Ocean Network Express)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CMA CGM도 55만2516teu를 발주해 선복량을 350만teu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MSC는 39만teu를 발주해 세 번째로 많은 발주량을 기록했으며 선박 인도가 완료되면 426만teu를 확보해 2M 얼라이언스 파트너인 머스크(Maersk, 400만teu)를 제치고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로 등극하게 된다. 머스크의 가동 선박 대비 발주량 비율은 1% 미만으로 세계 주요 선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소렌 스코우(Soren Skou) 머스크 대표는 지난 5월 “MSC의 선복량이 머스크의 선복량을 능가한다고 해도 괜찮다”고 말한 바 있다. 스코우 대표의 발언은 머스크가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데 연연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IHS Markit의 카푸어 부사장은 해운시장의 강세로 그러한 전략이 변화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위험은 머스크가 무엇을 하기로 결정하느냐”라고 카푸어 부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또 공급 과잉 여부를 판단하려면 비운항선주(nonoperating owners) 및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발주가 급증하는지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푸어 부사장은 “모두가 선박을 발주하고 있지만, 이는 해운업계의 시황에 따른 판단에 의한 것으로 투기성 발주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1만5천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ULCS)이 발주량의 65% 가까이 차지하는 상황에 대해 카푸어 부사장은 2008년과 2010년경 건조된 최초의 ULCS가 현재 노후선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사들은 1만~1만5천teu급 네오파나막스 선박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오파나막스는 2021년 발주량의 21%를 차지해 2016년 이후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지난해 네오파나막스 선박은 전체 발주량의 12%를 차지했다.

네오파나막스급 선박의 발주량 비율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증가세를 보일 수 있다. 확인되지 않은 뉴스 보도에 따르면 MSC가 중국 조선소에 1만5500teu급 선박 27척을 추가로 예약했다고 한다. 현재 확인된 발주량 39만teu에 41만8천teu가 추가되는 셈이다.

씨인텔리전스의 머피 대표는 현재 수요 상황을 보면 다른 지역의 항만 제한으로 인해 아시아-유럽 항로로 밀려나는 초대형 ULCS보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선박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ULCS의 슬롯 비용은 선복량 때문에 매우 낮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배치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며 “성장세가 있었던 곳은 북미 동서안을 아우르는 아시아-북미행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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