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김경석 이사장

전문성 가진 신규 직원 100명 이상 채용 목표
추진단 구성, 해양교통방송국 설립 타당성 검토

30여년간 해양수산업 종사자 교육에 힘쓰다가 지난 5월 10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제2대 이사장에 임명된 김경석 이사장은 지난 6월 25일 개최한 해사전문지 기자단 간담회에서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상사고는 결국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해상 현장에서 일하는 공단 직원은 물론 내항선사, 어민 등 고객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해 나가야 자연스럽게 해양교통안전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장과 고객 중심의 경영을 중시하는 김경석 이사장은 특히 공단의 핵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검사원들과 여객선운항관리자 등이 긍지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공단을 만들고 검사원과 운항관리자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도 강화해 나가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다음은 기자단과 김경석 이사장이 나눈 일문일답.

-취임 축하드린다. 간단한 소감 한말씀 부탁드린다.

=30여년간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해양수산업 종사자 교육에 힘써 왔는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바닷길을 만들겠다는 미션을 가지고 출범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2대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역대 이사장님들과 공단 임직원들이 쌓아온 성과에 더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공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공단을 이끌어갈 경영방침이 무엇인지 말씀해 달라.

=우선 단기적으로 공단의 경영목표와 전략 방향을 계획대로 이행하고 동시에 내외부 환경 변화 요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보완해 변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핵심가치와 환경 변화를 감안해 경영목표를 재설정함으로써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둘째 임직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마련하겠다. 인사가 곧 만사라고 했다. 조직과 인사관리제도를 개선해 구성원간 신뢰도를 제고하고 직군별 능력개발 기회를 확대하겠다. 동시에 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업무 분장으로 전직원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찾겠다.

셋째 해양교통안전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고 해양안전 인프라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 지금까지 공단이 핵심사업으로 수행해 온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 건립과 이내비게이션 구축사업, 표준어선형 제도 도입 사업 등을 유지 발전시키겠다. 세계적 이슈인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해양환경 보호 및 신기술을 적용한 선박안전기술력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

넷째 현장 중심, 사람 중심의 경영체제를 확립해 나가겠다. 공단의 최우선 미션은 안전이다. 안전은 결국 현장에서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 앞으로 임직원들은 물론 현장의 어업인, 선박종사자들, 유관기관 및 관련 업단체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해양안전을 확보해 나가겠다.

-취임한 지 두달 남짓인데 어떻게 보내셨나?

=업무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관계기관들을 찾아 다니면서 취임 인사를 드렸다. 아쉽게도 취임후 부산 등 지사 3곳밖에 찾아가지 못했다. 공단은 전국에 18개 지사와 12개의 운항관리센터가 있는데 올해 안으로 모두 찾아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바닷길을 만들겠다는 공단의 미션과 사명을 완수하려면 보다 명확하고 실효성 있는 해양안전대책들을 발굴해 현장에 적용돼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현장과의 끊임없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현장을 찾아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내항선사, 어민 등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

정부나 해양안전 담당기관이 일방적으로 안전을 요구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직접 여객선사 안전관리자와 이용객, 어업인, 낚시어선 이용객 등의 목소리를 담은 안전수칙을 만들고 고객들 스스로 안전수칙을 준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지사와 센터는 바다라는 큰 무대에서 국민과 고객들을 만나 해양안전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 씨앗이 훗날 전국민의 해양안전 의식으로, 미래 세대의 희망으로 울창한 바다 숲을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

-공단이 추진하는 해양사고 발생 저감 대책이 있다면?

=해양안전심판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사고는 3156건으로 전년대비 6.2% 증가했다. 사고 종류별로 보면 좌초가 41.4%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충돌이 13.5%, 침몰이 13.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단은 매년 해양사고 발생 저감과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해양사고 예방대책을 수립해 전사적인 해양사고 저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인명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사고 취약선박 안전관리 강화에 중점을 두고자 선박 안전성 확보, 해양교통 취약계층 안전환경 조성, 해양안전문화 확산, 해양교통안전체계 인프라 확충 등 4가지 추진전략을 마련하고 16가지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안전, 충돌, 전복, 침몰, 화재 등 사고발생시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주요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과제와 기관손상, 부유물 감김 등 단순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과제를 함께 추진하려고 한다.

주요 과제는 무인기관실용 자동소화시스템 시범 보급 사업 추진, 다중이용 선박안전관리강화, 소형 영세 선박 대상 무상점검서비스 강화, 재사고 선박 전담관리 확대, 여객선 운항상황센터 구축을 통한 해양안전관리 등이다.

중장기 경영 목표인 10년 이내 해양사고 50%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양사고 예방대책을 꾸린 것으로 보다 안전한 바다를 만들어 가는데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를 고도화하기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2015년 7월 한국해운조합으로부터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 인수 이후 운항관리자 증원, 운항관리센터 및 운항관리사무소 확충, 출항전 점검결과 강화, 안전관리책임자 교육 법제화 등 빈틈없는 운항관리 업무 수행을 위해 제도 개선 및 인프라 확충에 힘써왔다.

공단은 드론을 활용한 연안여객선 안전운항관리 고도화 사업을 지난해말부터 추진, 올해 본격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웠던 여객선의 항로상 위해 요소는 물론 선박 점검시 운항관리자의 접근이 어려웠던 고소 부위나 선체 외판 등 사각지대 운항관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시간과 비용 절감도 기대하고 있다. 공단은 올해안으로 운항관리자 12명을 해양안전 분야 드론 조종자나 교관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가 첨단 ICT와 전자해도, 무선통신기술로 선박 안전을 지원하는 종합안전체계인 지능형 해상교통정보서비스를 개발해 올해부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공단은 이와 연계해 수협과 함께 총톤수 3톤 이상 각종 선박에 대한 바다 내비게이션 단말기 설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바다 내비게이션을 설치한 여객선에 대해 100km 떨어진 해상까지 실시간 운항 현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민들이 여객선을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안전하게 생각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운항관리비용의 미스 매칭이 점점 심화되는 상황이다. 운항관리비용은 국고보조와 선사들로부터 일부를 징수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선사들이 어렵다 보니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덜 걷히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당장 다른 예산을 줄여서 메꾸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돼 선사들의 경영상황이 개선되면 운항관리비용 부족사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은 코로나 사태가 1년 이상 지속된다고 보고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고 정부측에도 국고보조 확대를 요청드리고 있다.

-친환경선박 보금지원 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공단은 올해부터 해수부와 함께 친환경 선박 국가인증 제도와 보조금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인증을 획득한 연안선박 사업자에게 건조비용의 최대 20%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친환경 선박은 LNG 등 환경친화적인 연료를 사용해 기존 선박보다 건조 비용이 높다.

해수부는 선제적으로 친환경선박을 도입하는 내항선박 사업자에게 국고보조금을 지원함으로써 친환경 선박의 보급 촉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됨에 따라 대기오염물질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도 감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단은 해수부와 함께 지난 4월 온라인 정책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5월 11일 부산에서, 14일에는 인천에서, 21일에는 목포에서 각각 선박건조 업체 및 해운사 등을 대상으로 수요자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친환경 선박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은 40억원 규모로 보조금 지원을 받으려면 선사가 친환경 선박 예비인증을 받은 후 신청이 가능하다. 건조계획부터 인증서 발급까지 1~2개월 정도 소요되며 3차 공고는 7월중 시행될 예정으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안내를 할 계획이다.

-최근 본사에 선박조종시뮬레이션센터를 개소했다고 들었다.

=선박조종시뮬레이션센터는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선박운항자의 시각에서 해상현실을 재현한 가상현실 실험센터인데 선박 운항 상황을 재현함으로써 다양한 사고 예방 대책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닷가에 새로운 항만이나 부두가 들어서는 등 해양개발사업이 추진되면 그 일대 해양교통 체계에도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해양개발사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항행 안전의 위험요인을 전문적으로 조사, 측정하고 평가하는 것이 해상교통안전진단인데 선박조종시뮬레이션센터를 활용하면 공단이 해상교통안전진단 결과를 보다 정밀하게 검증해 더 안전한 해상교통체계를 세울 수 있다.

또한 공단은 해사안전법에 따른 해상교통안전진단 대상 사업이 아니더라도 해상교통안전진단을 받고 싶은 사업자에 대해 직접 해상교통안전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70여종의 선박 모델을 보유, 다양한 상황을 재현해 볼 수 있는 선박조정시뮬레이션센터를 활용해 지자체 등 보다 다양한 해양개발사업의 주체들이 안정성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공단의 전략과제 중 하나가 대국민 해양안전의식 확산이다. 내년부터는 선박조종시뮬레이션센터를 활용해 시민들, 특히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박 안전교육 체험 프로그램도 운항할 계획이다.

-공단의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이며 새로 추진할 사업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먼서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선박검사는 검사원들이 직접 선박이 정박한 곳으로 찾아가다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장비 부족으로 정밀 검사에 한계가 있다. 선박도 자동차처럼 자동차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주요 거점에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인천과 목포에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 인천 남항 동측부지 일대 목포 북항 항만부지를 사업지로 선정하고 올해안에 착공해 2023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과 목포 센터 각각 98억원의 국비가 투입돼 검사연구동과 교육동, 각종 장비 등을 갖추게 돼 중소형 선박 검사와 안전점검은 물론 종사자 안전교육과 무상점검 서비스도 제공된다.

공단은 최근 5년간 발생한 해상충돌사고 데이터를 취합해 사고 발생 위치 분포와 사고 밀집 해역에 대한 안전정보를 관련 종사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 해양교통안전 빅데이터 플랫품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안해역의 사고 위험도를 예측해서 선박 종사자에게 미리 경고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마지막으로 해양교통안전 전문방송국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들이 해양안전의식 개선과 해양교통 정보제공, 재난알림을 위한 채널 확보를 위해 해양교통안전 전문방송국이 필요하다. 해양방송국 설립은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고 정부의 예산 지원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하고 싶다고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올해안으로 공단 내부와 전문가들로 추진단을 구성해 방송국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는 작업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임기동안 이루고 싶은 현안이 있다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출범한지 2년이 지났는데 사업영역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이에 걸맞는 인력 확보와 양성이 매우 중요해졌다. 임기 동안 전문성을 가진 신규 직원을 100명 이상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인력의 전문성과 역동성이 공단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굳건한 해양교통안전체계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안전정책이 현장에서 차질없이 집행되기 위해서는 우리 공단의 핵심 전문가 집단이 검사원의 역량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 전문성 있는 검사원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모두의 안전이다. 올해말까지 공단이 국민을 만나는 전국 지사모두 돌면서 현안을 파악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 이렇게 모아진 다양한 목소리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수렴해서 올해 말까지 경영방침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다. 최우선 목표는 바로 사람 중심의 공단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변화에 유연한 경영전략으로 공단에 활기를 불어넣고 서로 신뢰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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