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즈 장(Yingzhi Zhang) IHS Markit 애널리스트

잉즈 장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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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운송이 올해만큼 많은 주목을 받은 적은 없었다. 사실 몇 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던 차였다. 한 가지 논쟁적인 질문은 컨테이너 선복량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더 맞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이 장기적 시장 전망에 있어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발주 모멘텀은 글로벌 무역의 컨테이너화 역학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상위 선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발주를 이어갔을 때는 일종의 시너지 현상도 있었다. 비록 수년 동안 무역이 약세를 보인 후 발주 취소가 드물지 않게 되었지만 말이다.

앞으로는 무역 예측에 있어 전통적인 공급과 수요라는 요소 외에 탈탄소화 및 신규 대체 연료와 결부된 신규 선박 건조 등이 시장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컨테이너선 발주는 기복이 컸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2010년 발주량은 132척으로 총 643,000TEU에 그쳤다. 그 후 몇 년 동안 오름세를 보인 발주량은 2015년 440척으로 319만TEU에 달하며 단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발주된 모든 선박이 실제로 인도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멘텀은 2016년 갑자기 사라졌으며 올해 화물 운송이 다시 활황기에 들어서기 전까지 그래왔다.

지난 10년간의 무역 동향을 함께 살펴보면 컨테이너 무역량, 화물 수준, 발주에서 나타나는 움직임이 일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발주의 경우 얼마간의 시차를 두고 일어난다.

주요 선사들이 선박을 발주했는데, 에버그린(Evergreen)과 MSC는 각각 201척과 168척을 운영하며 총 TEU 기준으로 각각 13%와 18%를 차지했다. 물론 두 선사의 선박 평균 규모는 다르지만 말이다. 그 뒤를 COSCO/OOCL, CMA CGM, 머스크(Maersk)가 이었다. 완하이(Wan Hai), SITC 등 일부 지역 해운사도 작은 선박이지만 상당한 양의 신규 발주 주문을 하고 있다.

이러한 주요 선사들은 일 년 단위로 선박 발주를 어느 정도 조정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상대적으로 선박 증대 및 해운선사의 숫자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었는데 이는 해당 기간의 다소 침체한 시장을 반영한다. 그러나 올해 2021년 선박 주문이 또다시 활황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렇게 발주한 선박이 실제로 운용되고 있는지 묻는다면 안타깝게도 아니다. 2015년 선박 발주가 매우 활발하게 일어났지만, 발주가 취소된 사례도 꽤 많다. 50여 척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 중 대다수는 포스트 파나맥스였다.

시기 면에서 볼 때 발주 취소된 선박 대부분이 2018년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2016년에 취소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조선소도 어느 정도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중국의 조선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최대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15~20% 취소율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박 발주 취소는 모두가 예상하듯이 성장률 감소 등 컨테이너 운송 수요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에 대한 메시지일 수 있다. 취소율을 글로벌 해상 컨테이너 무역량(TEU)과 비교함으로써 선박 발주가 지연 지표(lag indicator)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확인할 수 있다. 취소율과 세계 컨테이너 무역 관점에서 볼 때 성장률 저하 또는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낸 해의 다음 해에는 발주가 취소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의 경우 무역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2021년 발주가 활발히 일어났는데 과연 시장에서 이를 두고 “너무 많은지” 아니면 “절대 부족한지” 판단하는 것은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전망 - 무역 성장 vs 향후 선복량
선주나 조선소 모두 추가로 발주하거나 발주를 준비할 때 시장 규모를 시의적절하게 전망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조될 선박의 규모, 배치 무역로, 해당 시장 및 지역에 필요한 건조 또는 기계 사양 등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

현재 주문서를 보면 앞으로 3년 후 많은 선박이 인도될 것으로 예정돼 있으며 이중 다수가 10,000TEU 이상의 VLCC일 것으로 보인다.

수요 측면에서 보자면 최근 GTAS Forecasting 결과가 보여주듯 “컨테이너 무역은 2021~2035년 연평균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드홀(head haul)은 2021년 3.7%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며 2022년에는 1.5%를 기록하여 완만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2021년 백홀(backhaul) 무역은 0.6%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1~2035년 백홀 노선의 성장률은 연간 2.4%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탈탄소로 가는 길
그러나 앞으로 시장을 이해할 때는 '공급 대 수요'라는 기존의 사고 모델에서 벗어나 더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탈탄소화, 대체 연료, 신흥 기술이 적용된 재생에너지에 대한 규제 및 산업 이니셔티브 역시 시장의 변수이자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연료별로 지난 10년간 발주된 주문을 보면, LNG 연료의 경우 컨테이너선 발주에 있어 2016년 무렵에나 등장하면서 미미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최근 몇 년간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컨테이너선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선박보다 새로 건조되는 선박에 대체 연료가 사용되는 비중이 높다. 2021년 들어 지금까지 최소 68척의 대체 연료 선박이 발주된 상태다. (연료 유형이 미확인된 77척은 제외)

이미 운용 중인 LNG 연료 사용 컨테이너선을 추적해보면, 환태평양 및 유라시아 무역 경로에 거의 모두 배치되어 있다. 2020년 북미, 유럽 및 동아시아에 인도된 컨테이너 물량은 6300만TEU이었으며 탈탄소화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예측되는 2030년경에는 8100만TEU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체 연료가 대형 컨테이너선에 많이 쓰이는 것으로 보아 선박 배치가 선박 규모가 관련 있을 수 있으며 현재 지속가능성이라는 의제 면에서 보자면 더 나은 컴플라이언스를 기대할 수 있다. CMA CGM이 예상되는 모든 대체 연료 컨테이너선 TEU 선복량의 39%를 차지하는 등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은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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