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IHS마킷 수석연구원

이대진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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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5TC 화물 운임의 단기 강세

1월 마지막 주 IHS마킷의 케이프선 화물 운임 예측 모델을 봤을 때, 2022년 2~3월 브라질 항로에서 뚜렷한 단기 강세가 나타났다. 당시에 케이프선 운임 시장은 여러 악재와 불안 심리로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2022년 1월 24~28일), 주간 평균 용선료는 하루당 6,928달러를 기록했다. 이 당시 IHS마킷은 2022년 2~3월 계약에 대한 C5TC 운임이 FFA 평가보다 약 20%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의 설 연휴 및 여러 기상 문제 등 1분기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화물 운송 시장에 있어 일부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IHS마킷은 그동안 전반적인 건화물 시장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상당히 긍정적이며 컨테이너 시장의 지속적인 강세가 마이너 벌크 무역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또한, 동계 올림픽 이후 산업 생산이 회복할 것이라는 대한 기대 심리가 높아지면서 철광석 및 석탄 가격을 포함해 산업 관련 원자재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로 올해 첫 4주 동안 화물 운임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화물시장 전반에 대한 전망이 상당한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심리는 회복기 장세 및 콘탱고 현상 속에서 운임선물거래(FFA) 시장의 회복에도 반영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 시장이 언제 반등할 것인가 2) 얼마나 증가할 것인가 3)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이다.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인을 분석하여 화물 시장의 시그널을 수량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C3/C14 브라질 항로의 수요

지난 1월 초, 브라질의 기록적인 폭우로 광산 채광이 여러 차례 중단되었으며, 이에 따라 1분기 철광석 선적에 큰 차질을 빚었다. 특히 발레(Vale)사의 경우 브라질 남동부의 브루쿠투(Brucutu)와 마리아나(Mariana) 광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남부지역의 광산에서 철광석 생산을 중단했다. 이는 해당 회사의 2021년 전체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철광석 출하량 감소는 브라질 항로 운임 약세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상 여건이 개선될 경우 채광 운영이 재개될 수 있지만, 아직 일정이 정해진 바는 없다. 따라서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항만 비축량, 특히 남부의 채광 회복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투바라오(Tubarao) 항의 비축량을 파악하고자 애쓰고 있다.

IHS마킷은 해당 지역을 촬영한 여러 위성 이미지의 3D 모델을 사용하여 항만의 재고량을 추정하고 이를 통해 향후 선적 흐름을 예측한다. 2022년 1월 27일 촬영한 사진을 보면, 투바라오 항의 철광석 재고량 수준은 마침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C3/C14 브라질 항로의 공급

브라질의 철광석 출하 회복 소식과 더불어 설 연휴 이후 운송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선주들은 인하된 운임으로 장기 출항을 하는 것을 매우 꺼리고 있다. IHS마킷 데이터를 보면, 발라스터의 수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22년 1월 28일 기준 브라질행 발라스터는 2324만 dwt로 총 91척(중국에서 56척, 인도 7척, 말레이시아 6척 포함)의 케이프선이 브라질로 출항했는데, 이는 2021년 2월 브라질행 케이프 발라스터 체선이 평균 130척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항만의 철광석 재고량이 보여주듯 광산 운영이 재개된다면, 브라질행 선박을 유치하기 위해 브라질 항로(C3/C14) 운임은 3~4월 운임 선물(FFA) 수준의 시장 기대치에 최소한 맞춰지거나 이보다 높게 올라갈 것이다. 만약 발라스트 선복량이 예년의 계절적 패턴을 따른다면 약 40~50척의 발라스터가 추가되어야 향후 2~3주 후 브라질 철광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으며 이는 가까운 시일 내에 케이프선 운임이 급등할 가능성을 나타낸다. 발틱해운거래소 케이프선 TC 평균은 이미 2022년 2월 10일 현재 하루당 1만5,000달러를 넘어섰으며 향후 몇 주 동안 이러한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타 지표

전통적으로 건화물 운임은 톱다운 방식을 따랐기 때문에 케이프사이즈는 파나막스를, 파나막스는 수프라막스/핸디막스를 뒷받침해왔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마이너 벌크 무역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이와 반대로 다운톱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 무역의 강세가 크레인이 장착된 소형 벌크선(Geared Bulker) 운임과 마이너 벌크 무역 패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IHS마킷은 보고 있다. 다목적선(Multi Purpose) 혹은 일반 화물선(General cargo)은 그동안 소형 벌크선과 비슷한 터미널과 화물을 공유해왔지만, 컨테이너선 화물 운임이 매우 높기 때문에 컨테이너 관련 시장으로 옮겨왔다. 컨테이너 화물은 다목적선으로, 그리고 컨테이너선이나 다목적선에 의해 운반되는 마이너 벌크 화물은 대개 소형 벌크선으로 이동했다. 게다가 일반 화물선이 주로 컨테이너 관련 화물을 운송하기 때문에 수프라막스/핸디 마이너 벌크 항로에서 일반 화물선과의 경쟁이 훨씬 줄어들었다. 일반 화물선(총 4300만GT로 핸디사이즈 총 선복량과 비슷한 규모)은 대부분 더는 건화물 부문에서 경쟁하지 않으며, 기어 벌크선으로 운송한 마이너 벌크 출하량은 2021년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이러한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로 인해 기어 벌크선의 백홀 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JOC.com에 따르면 2021년 1~9월 컨테이너 화물이 비(非) 컨테이너선으로 미국에 운송되는 규모는 206,013TEU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일반 화물선이 이 중 98,130TEU를 운송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2%, 코로나 19 팬더믹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수치이다.

따라서 컨테이너선 운임이 일반 화물선과 오픈해치(open hatch) 화물선이 뛰어들 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기어 벌크선의 운임이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다시 석탄, 철광석 등 공유 화물을 통해 파나막스와 케이프사이즈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록적으로 높은 화물 적체와 제한적인 2022년 새 선박 건조/인도를 고려할 때 2021년보다는 낮지만 적어도 2022년 상반기까지는 컨테이너 운임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로 넘어갈수록 약세로 전환될 수도 있다. 코로나 19가 팬데믹(pandemic)에서 엔데믹(endemic)으로 바뀌고, 재정 지원책이 금리 인상 및 대출조건 강화로 전환되며,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지출이 점차 정상적인 균형을 찾는 등 여러 요인으로 결국 무역량이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19 팬데믹이 지속하면서 이러한 정상화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전환은 일어나겠지만, 올해 말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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