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부사장

경기 침체에 대한 예측이 중론이지만, 환태평양 항로 화주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이 운임 완화나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의 다른 도시들에서 시행된 코로나19 봉쇄가 환태평양 물동량에 일시적인 감소를 야기하고 있지만, 일단 봉쇄가 해제되면 미국의 경제 침체와 상관없이 엄청난 양의 물동량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동량 급증으로 항만 정체는 더 심해지고 아마도 연말까지 시장 정상화는 지연될 것이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BOC 인터내셔널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패트릭 페이(Patrick Fay)는 "봉쇄령이 여러 차례 시행되고 제조가 줄어들고 난 후 일단 다시 가동되기 시작하면, 엄청난 급증이 발생할 것"이라고 JOC.com에 말했다.

중국이 봉쇄령을 얼마나 오랫동안 시행할 것인지 그리고 그 결과 얼마나 오랫동안 제조업에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4월 4일 상하이 및 주변 지역에 봉쇄가 내려졌으며 4월 말에도 코로나19 확진자는 여전히 급증하고 있었다. 지난 몇 주 동안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었던 상하이 제조사들의 경우에도 부품이 바닥나고 있으며 일부는 곧 생산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봉쇄 기간과 공장 가동 중단이 길어질수록, 비록 단기간은 미국 동안행 스폿 운임이 하락할지라도 억눌린 수요가 더 많이 쌓일 것이고 결국 환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 환태평양 지역은, 특히 LA-롱 비치 항은 2020년 10월 이후 18개월 넘도록 항만 정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무역 항로이기도 하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우려, 주식시장 약세로 야기된 소비자 지출 감소로 해운업계가 오랫동안 기대했던 환태평양 지역의 정체 해소 및 운임 정상화가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중국이 코로나19의 최근 발생을 통제할 것이라고 믿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사의 고위 임원은 올해 초 광저우에 비슷한 규제가 가해진 후 "봉쇄가 해제되었고 공장들은 다시 생산을 가동하며 리프팅 상황도 좋다"며 "입항 선박 수(vessel call)가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월 마지막 주 현재, 상하이 주변의 거대한 제조업 네트워크가 이와 같은 회복세를 보이려면 여전히 몇 주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출처에 의하면, 공장 기숙사에서 직원들을 격리해 일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큰 공장들의 경우에도 소규모 현지 생산업체로부터 공급받은 부품이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고 한다. 화물 운송 여력 부족 등 기타 요인로 인해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선박 예약의 급격한 감소가 이어지자 한 주요 선사는 얼마 전 선복량의 50%만 채우고 출항하기도 했다. 한 포워더에 따르면, 트럭 운송은 상하이와 닝보에서 주요 장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선복량 관리에 들어간 선사들

일부에서는 운임과 물동량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도 하지만, 신중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선사들은 성수기와 비수기 동안 선복량을 관리하는 데 훨씬 능숙해진 데다가 선복량 급증 전망 및 여름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나타날 시장 강세에 대한 기대로 선사들은 운임 할인에 나서지 않고 있다.

무선박운송업체(NVO) 케리 에이펙스(Kerry Apex)의 커트 맥엘로이(Kurt McElroy) 상무는 "선사들이 이와 같은 선복량 상황을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에 아무도 운임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운임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성수기가 되면 [선복량은] 다시 빠듯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선사의 임원 역시 이에 동의했다. "중국의 설 명절 이후 예상대로 현물시장이 다소 위축됐지만 앞으로 크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맥엘로이 상무와 다른 NVO들은 시장 긴축에 대한 선사들의 기대가 그들의 현재 시장 행위에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일부 선사들은 계약에 새로운 명의 계정을 추가하는 것을 매우 꺼린다”고 전한 맥엘로이 상무는 "[BCO] 대부분은 기존 선사들이 제시한, 전년보다 줄어든 [최소 약정물량(MQC)]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선사들은 중국의 봉쇄로 인해 여유가 많아졌지만, MQC를 늘리겠다고 제안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NVO의 임원 역시 비슷한 말을 했다. "선사들은 고정 운임을 원하지 않는다"며 대신 현물 시장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는데, 이는 선사들이 늦봄과 여름에 운임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선사들도 현시점에서 똑같이 생각”하고 있으며 "올해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맥엘로이 상무는 덧붙였다.

선사들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부정적인 경제 뉴스가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어떠한 징후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들은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머스크(Maersk)사는 4월 26일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 수요 증가율을 2~4%에서 1% 감소~1% 성장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환태평양 항로 물동량에 관한 한 이런 경제 전망이 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징후는 없다.

"BCO 주문 패턴에 어떠한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선사 임원은 "우리는 6월에 정상화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7월과 8월에 나타날 강세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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