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피터 터치웰

공급망 부담이 완화되기 시작하고 코로나19 이후 컨테이너 물류 정상화 가능성이 대두되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코로나19가 남긴 교훈이 있다면 향후 공급망 참여자의 결정이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몇 달 동안 현물 운임이 계약 운임 아래로 떨어지자 계약을 중도에 재협상하려는 화주들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빠르게 회귀하고 있음을 이미 보여주었다. 하지만 미국 서안에서 근 2년 동안 이어진 선박 체증과 최근 해운 공급망의 신뢰성을 저하한 미국 동안은 어떻게 봐야 할까? 컨테이너 물류화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항만 혼란이 항만, 선사, 화주, 규제당국, 정책 입안자들의 행동에 과연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게 될까?

보다 구체적으로, 항만 혼잡을 야기한 운영상의 두 가지 주요 난제, 즉 컨테이너의 터미널 장기 체류와 24시간 운영 체제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생길까?

진정한 변화를 저해하는 요인들은 이미 쌓여 있다. 코로나로 인해 역대 이례적으로 급증한 컨테이너 물류 상품에 대한 소비자 지출과 같은 상황은 일단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나면 쉽게 잊힐 것이다.

재발을 막는 예방책을 마련하는 대신,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는 선박 이미지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과거의 이미지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과제는 정치다. 항만은 비록 무역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무역을 촉진한다는 명확한 임무를 가지고 있지만, 정치적 영역 밖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항만 시설 및 제어를 통해 컨테이너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도 제한돼 있다(참고로 2019년 조지아 항만청(Georgia Ports Authority)은 조지아주 경제 생산량의 11%를 차지했다).

컨테이너를 더 신속하게 이동하기 위해 새로 권한을 부여받은 수입업체에 수수료를 직접 받으려는 경우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LA 항만의 전무 진 세로카(Gene Seroka)는 <저널 오브 커머스>와의 인터뷰에서 "항만 당국이 벌금을 부과하면 수입업체와 국회의원들, 그리고 FMC(미연방해사위원회)를 포함한 규제 당국으로부터 비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이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핵심 문제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너무 많은 수입, 수출 및 공 컨테이너가 터미널에 정박하고 있어 선박 체증과 더불어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터미널이 컨테이너로 가득 차면, 하선 작업이 더 오래 걸리고 선석에서의 체류 시간도 늘어난다.

S&P Global의 컨테이너 항만 성능 지수에 따르면 LA항-롱비치항 및 기타 미국의 항만에서 선박의 체류 시간은 훨씬 길다. 제한된 선석은 이미 차 있고 도착 선박은 대기해야 하므로 수요 증가가 유휴 선박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와 균형이 맞지 않는 가운데 리드 타임 연장, 일정 신뢰도 감소, 운임 상승이 초래되는 것이다.

애널리스트이자 트레일러 브리지(Trailer Bridge) 전 CEO인 존 맥카운(John McCown)은 최근 <로드스타(Loadstar)>에 기고한 글에서 "운임 인상의 주요 원인은 대부분 컨테이너 시스템의 물동량 감소였으며, 이는 주로 터미널과 관련한 문제들 탓이었다"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 불필요한 재고 축적, 물류 센터 혼잡 등 많은 요인이 공급망 혼잡에 대한 합리적인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었지만, 장기적인 개선안을 구상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점은 여전히 항만 터미널의 물류 흐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항만 터미널은 모든 공급망의 물류를 처리하고 공급망의 주요 정체현상이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서 배운 교훈이 있다면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터미널의 물류 흐름은 영구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가 생기자 최근 해결안이 적지 않게 제시되었다.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24시간 운영체제 전환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실제로 야간근무는 터미널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은 물류 처리 역량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LA항과 롱비치항의 장기 체류 컨테이너에 그동안 말로만 위협했을 뿐 실제로는 부과하지 않았던 수수료 문제다.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서만 물류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과거처럼 정상화하여 최근 일어난 정체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터미널의 컨테이너 처리 역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맥카운은 지적했다.

물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적인 개선책이 제시되기도 한다. 벤처기업 위키드하이퍼(WickedHyper)의 경우, 규모는 훨씬 작지만, 생산성이 높은 항만 터미널이 해결책이라고 보고 "초응축(hyper-condensed) 컨테이너 항만"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물류센터와 창고뿐만 아니라, 1급 철도 야적장과 주요 고속도로 근처에 위치한 내륙 중심지를 잇는 네트워크를 철도 셔틀로 연결하는 물류망을 말한다.

위키드하이퍼 설립자이자 CEO인 스티브 피슬리(Steve Peaslee)는 "선박이 하역작업을 할 곳이 없어 다음 선석이 나길 기다리며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공해에 정박하는 한편 컨테이너는 항만에 빠르게 쌓였는데 이는 트럭이나 기차가 이를 실어 나르는 속도보다 빨랐다"고 지적했다.

더 나은 해결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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