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피터 터치웰

아시아-북미행 컨테이너 화물 현물 운임이 FEU당 약 2,000달러로 급락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영구적인 비용 증가보다는 위험 요인에 대한 영구적인 태도 변화가 될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이 운임은 지난해 FEU당 30,000달러 이상에서 잠시 정점을 찍은 후 다시는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수준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환태평양 스폿 운임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스폿 운임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내려간다고 해도, 지난 2년 동안 형성된 공급망 위험에 대한 태도는 그만큼 빠르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 충격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해운업은 1990년대 이후 세계화 및 장거리 공급망 확산을 가능하게 했으며 많은 기업이 당연시할 정도로 낮은 비용과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보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불안정하고 신뢰할 수 없으며, 심각한 압박 아래에서는 지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민간 부문의 우선순위가 지배하는 글로벌 시스템에 신뢰할 수 있는 복원력을 구축할 수 있는 명백한 해결책이 부족하다는 사실 때문에 소매업체, 제조업체 및 기타 기업들은 향후 몇 년 동안 펼쳐질 광범위한 결과가 무엇일지 재평가하고 있다.

“장거리 무역은 운송비 상승, 물류 차질, 지정학적 갈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업체와 정책 입안자들은 과거보다 높은 운송비와 변동성이 큰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저널 오브 커머스>가 입수한 유엔 무역 개발 회의(UN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지정학적 변수

코로나19 동안 주요 이슈로 부상한, 예상치 못하게 급증한 물동량을 처리할 능력 부족과 관련된 위험 외에도 지정학적 변수는 세계화 시대에는 거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위험 요소로 부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대규모 전쟁이 단순히 역사책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대만을 둘러싼 갈등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갈등이 환태평양 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며칠 만에 개최한 JOC TPM22 회의 이후 지정학적 지형이 어떻게 변했는지 무시할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다니엘 예긴(Daniel Yergin) S&P 글로벌 부회장은 최근 JOC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기업 대부분이 공급망 전략을 재고"하고 있다며,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구축된 매우 훌륭한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는 효율성과 비용 관리에 기반을 두어 왔다. 이제는 회복력과 보안이라는 새로운 지표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요인도 있다"고 덧붙인 예긴 부회장은 “예를 들어, 최근 주요 의류 브랜드 CEO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몇 년 전만 해도 생각지 않았던 정치적 리스크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중국 아웃소싱을 의식적으로 축소 중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즉,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기업의 계산에 이러한 지정학적 요인이 들어가면서 리스크가 더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2001년 절정에 달했던 세계화가 이후 서서히 후퇴하고 있으며 현재 분열될 조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오래전 이미 예측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세계화는 압박받고 있”으며 “여러 방식으로 분열되고 있다. 미국 의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한 두 대표 법안을 보면, 인프라와 소위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다. 그중 많은 부분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다시 들여오는 리쇼어링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예긴 부회장은 지적했다.

"컨테이너 운송업은 이러한 모든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그중 일부는 단기적이고, 일부는 주기적이며, 일부는 글로벌 경제의 특성이 변화했음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해운업 공급망에 대한 의존성을 고려할 때,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 등 광대한 수역에 대해 상충하는 주장은 더 이상 흥미로운 신문 기사에만 그치지 않으며 실제로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펠로우이자 TPM23 연사로 참여할 예정인 브루스 존스(Bruce Jones)는 2021년 저서 <파도를 다스리다(To Rule the Waves)>에서 밝힌 것처럼 "전 세계 바다는 빠른 속도로 세계 주요 군사 행위자들 사이에서 중요한 갈등 지역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그렇고, 러시아, 일본, 인도 및 다른 국가들도 그렇다. 이러한 강대국들이 어떻게 해양 패권 경쟁을 관리해 나갈 것이냐 하는 문제가 다음 반세기를 결정할 것이다. 세계 무역의 85% 이상이 해상 무역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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