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허문구 케이로지 대표이사

케이로지 허문구 대표
케이로지 허문구 대표

해운업계 쿠팡, 세계 첫 운임쇼핑몰 ‘쉬팡’ 출시
국내외 선사 참여, 대형화주 등 50여개사 이용

컨테이너 수출 대란으로 운임이 폭등하고 선복을 구하기조차 힘들었 때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 운임 쇼핑몰인 쉬팡(Shipang)을 출시해 대박을 쳤던 케이로지가 올해안으로 인바운드 운임과 LCL 운임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케이로지 허문구 대표는 지난 10월 14일 해운전문지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세계 최초 운임 쇼핑몰인 쉬팡을 출시하게 된 배경과 그간의 성과를 설명하고 현재 아웃바운드 운임만 제공하고 있는 쉬팡 서비스를 올해안으로 인바운드 운임과 LCL 운임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로지는 또 해상운임 뿐만 아니라 향후 항공운임까지 쉬팡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오랫동안 물류업무를 담당하다가 올해 2월 케이로지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허문구 대표는 케이로지가 30억원을 투입해 만들었다가 실패한 물류플랫폼 ‘로지스고라’ 대신 화주들이 가장 원하는 저렴한 운임을 쇼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해 지난 8월 출시된 것이 바로 쉬팡이다.

허문구 대표는 “쿠팡처럼 해운업계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되겠다는 뜻을 담아서 쉬팡이라는 이름을 제가 직접 지었다. 그동안 화주와 선사가 운임 및 서비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어 정보의 미스 매칭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쉬팡은 선사 및 포워들과의 협력을 통해 운임 상품을 쇼핑몰에 올려놓고 화주들이 직접 구매하는 세계 최초의 운임 쇼핑몰”이라고 설명했다.

허대표가 아이디어를 낸 쉬팡은 출시이후 대박이 났다. 출시한지 2개월밖에 안됐지만 HMM, SM상선 등 국적선사 뿐만 아니라 CMA CGM, 하파그로이드, 에버그린, ONE 등 해외선사들 참여하고 있고 두산에너빌리티, 신원그룹 등 대기업을 비롯한 수출화주 50여개사가 쉬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쉬팡은 우리가 기존 쇼핑몰에서 종종 봤던 운임특가, 타임세일 등의 서비스도 내놔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숙박이나 항공권처럼 스페이스를 채우지 못했거나 예약이 갑자기 취소된 경우 특가운임을 제공하는 것이다. 쉬팡은 또 ‘정기운임배송’이라는 특이한 서비스 메뉴도 제공하고 있다. 화주가 정기적으로 특정지역항에 대한 선복 스페이스와 운임 정보를 받길 희망한다고 신청하면 이메일이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상품을 배송하듯 운임정보를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허대표는 컨테이너 운임과 관련된 오픈 플랫폼이 많이 출시돼 있지만 직접 선사와 화주를 연결시켜주는 운임 쇼핑몰인 쉬팡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대표는 “선사 운임 플랫폼은 자사의 선복과 협력 선사의 선복을 교환하고 온라인 부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국내외에 출시된 민간의 운임 플랫폼들은 운임 비교 견적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다. 그러나 쉬팡은 직접 쇼핑몰에서 내가 원하는 항로의 운임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몇년내 쉬팡과 같은 운임 쇼핑몰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허대표는 또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개선되면서 컨테이너 운임이 급락하고 있고 향후 상당기간 컨테이너 운임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쉬팡은 이와 같은 저운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대표는 “3분기는 전통적인 성수기인데 세계 경기둔화 영향으로 운임은 오히려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내년이 훨씬 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저운임기일수록 더 낮은 운임을 찾기 위한 화주들의 노력은 더 절실해질 것이다. 따라서 쉬팡을 찾는 고객들이 더 늘어나게 될 것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허대표는 쉬팡외에도 케이로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들에 대해 설명했다. 케이로지는 항공기를 직접 전세해 긴급 항공화물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가 하면 2021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다목적 운반선을 직접 용선해 부산에서 미국 휴스턴까지 컨테이너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물류 솔류션을 제공해왔다.

또한 2019년부터 한국무역협회의 공동으로 미주 수출화물에 대한 공동S/C(Service Contract) 사업을 전개해 중소 수출입 업체의 물류비 절감을 지원하고 있고 중고차 수출선적난 해소를 위해 한국중고차수출조합과 협약을 맺고 쿠세아로지스라는 중고차 수출물류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재 쿠세아로지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허대표는 자동차운반선(PCTC) 초호황으로 중고차 수출이 어려워지자 삼주마리타임의 로로화물선을 용선해 요르단,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에 직접 투입했다. 또한 컨테이너에 중고차를 선적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수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택에 9월부터 중고차 수출물량이 급증하기 시작해 매월 2천대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허대표는 또 조만간 케이로지의 모기업인 에스엘네트웍스(SL Networks) 대표이사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스엘네트웍스는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목적운반선(MPP) 전문해운회사로 현재 5만dwt급 MPP 4척을 보유하고 있다.

허대표는 “에스엘네트웍스는 MPP 4척을 한국-이란항로에 투입해 프로젝트 카고, 중량화물 등 다양한 화물을 운송해 왔다. 지금은 MPP 4척을 모두 중국에 대선을 준 상태다. 에스엘네트웍스는 MPP를 이란에 직접 투입하면서 중동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조만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인 애드녹(ADNOC)과 합작 선사를 설립해 중동에서 탱커 셔틀서비스와 선용품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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