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사포럼 ‘탈탄소화 대응방안“ 토론
‘해운업계의 뒤늦은 대응’ 놓고도 공방
“해운협회 중심 공동대응팀 구성 필요”

왼쪽부터 박한선 KMI 실장, 윤민현 회장, 김춘선 교수
왼쪽부터 박한선 KMI 실장, 윤민현 회장, 김춘선 교수

현재 해운계가 고민하고 있는 미래의 연료에 대해 ‘그린 메탄올’이 가장 적합하며,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LNG 추진선을 신조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서울 시내 로얄호텔에서 한국해사포럼이 주최한 ‘조찬 오픈 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박한선 해사안전연구실장은 주제발표에서 선사들이 앞으로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는 문제에 대해 “LNG로 발주하는 것은 재고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IMO가 정한 70% 감축을 맞추려면 그린 메탄올로도 충분히 커버가 된다. 암모니아는 퍼펙트 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하고 생산 자체가 어려운 것이 문제이다”라고 지적하여 사실상 ‘메탄올 추신선을 신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10월 28일 한국해사포럼(회장 윤민현)이 주최한 세미나는 ‘해운의 탈탄소화의 영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회원과 비회원이 모두 참석할 수 있는 ’오픈 포럼‘으로 개최되어 외항국적선사, 금융기관, 연구기관 등 해운관련 각계 각층에서 38명의 전문가가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에는 김춘선 교수의 사회로 자유토론이뤄져 다양한 견해들이 표출됐다.

이날 제일 먼저 주제 발표한 사람은 한국해사포럼을 이끄는 윤민현 회장이었다. 윤민현 회장은 ‘해운의 탈탄소화 현안과 과제’라는 개별 주제 발표에서 기후대책으로서 온실가스 감축과 탈탄소화가 추진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으며, IMO의 대응과 민간의 자율규제라고 할 수 있는 포세이돈 프린시펄의 대응의 상이점에 대해서도 분석하여 해설했다.

윤민현 회장은 “EU는 이미 규제를 시작했고, 포세이돈 프린시펄도 IMO가 자신들의 방향을 역행한다면 IMO의 요구를 무시하고 결행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해운업계가 너무 보수적이고 소극적인데, 해운업계도 시급성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가지 불확실하고 불투명하고 리스크가 많은 탈탄소화 행정에 대해 우리가 언제까지 관망만 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해운업계의 발 빠른 대처를 주문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온 KMI 박한선 실장은 ‘IMO 탄소밀도지수(CII)와 한국해운의 대응’이라는 주제발표에서 2026년부터 본격 제재에 들어가는 CII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CII에 대한 국내외 적용 사례를 설명하면서 CII 규제에 맞추기 위해서는 선박을 개조하거나 선박 스피드를 낮추는 것으로 대응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앞으로는 친환경선박으로 신조를 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 때 사용하는 연료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LNG로 발주하는 것은 재고해 봐야 되는 시점이다. LNG보다는 그린 메탄올로 가야만 한다”고 역설하고, 그 이유는 메탄올은 탄소를 80%까지 줄일 수 있는데 LNG는 20-30%밖에 못 줄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린 메탄올을 쓸 경우 IMO에서 정하고 있는 2050년까지 70%를 줄이는 계획에 맞출 수 있어서 그린메탄올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한 “가장 퍼펙트한 것이 암모니아이지만 암모니아는 인프라가 부족하고 생산 자체를 잘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 김춘선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자유토론 시간에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양종서 연구원, 한국해양진흥공사 김우호 본부장, 대한상선 양진호 사장, 우예종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 등이 나서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자유토론에서 양진호 사장은 해운계가 탈탄소화에 대해 보수적이고 대응이 느린 이유가 있다며 오히려 이 부분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현실에 입각한 연구로 해운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운기업은 당위성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고 프로핏으로 의사 결정하는 조직이다”라고 전제하고 “이러한 의사결정이 우리 회사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장 많은 변수들을 파악하고 리스크의 크기를 측정한 이후에 투자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해운업계가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한국해운협회를 중심으로 탈탄소화와 ESG 대응에 대한 공동대응팀을 구성하여 의견을 취합한 다음에 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일부 토론자는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해운업계의 ESG경영을 지원하는 중요한 창구가 돼야 한다며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금융 지원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미나 말미에 윤민현 회장은 이날 시간 관계상 토론을 길게 할 수 없었다며 해운업계의 탈탄소화 대응 문제에 대해 “11월중으로 30-40장 정도의 현황 안내서 같은 것을 만들어 배포하거나 토론회를 열어 이를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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