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스자코니(Mark Szakonyi) JOC 편집국장

Mark Szakonyi
Mark Szakonyi

두 개의 새로운 글로벌 환경 규제가 내년 말부터 선주들이 인도받게 될 컨테이너선 톤수의 확대 흐름을 둔화하는 데 어떠한 영향(만약 영향을 미친다면)을 미칠지, 물량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해운업이 다시 선복량 과잉 상태로 빠져들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의견이 분분하다.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가 미칠 영향에 대한 해운 분석가들의 예측은 매우 광범위하다.

가령, 영국 해운업컨설팅 기업 드루어리(Drewry)는 선복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 반면, 베스푸치 마리타임(Vespucci Maritime)의 CEO이자 JOC 애널리스트인 라스 옌센(Lars Jensen)은 소위 IMO 2023 규제가 2023~2024년 운행될 선박의 선복량을 최대 15%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해운 협회 BIMCO는 EEXI와 CII가 내년 가용 선박량 10%를 줄일 것이라 예상하지만 선복량 과잉을 막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의 감속 운항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EEXI의 설계 기준만을 고려했을 때, 머스크(Maersk)는 가용 선복량을 10~15% 더 늘려야 한다고 전망하고, 하파크로이트(Hapag-Lloyd) 역시 이와 비슷하게 5~10% 증가를 내다보고 있다.

즉 해당 규제는 약 한 달 후에 시행되지만, 알파라이너(Alphaliner)의 선임 분석가인 얀 티데만(Jan Tiedemann)이 말했듯 이것이 선박 톤수에 미칠 영향은 “아직 미스터리”다.

더 많은 선박을 운행하지만, 감속운행을 함으로써 서비스 일정을 지키기 위해 컨테이너 라인이 배치되는 톤수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10월 초 현재, 선주들은 약 700만 TEU를 발주한 상태이며 약 2100만 TEU의 유효 선박이 있다. (전 세계적인 물량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해당 발주 중 일부는 취소될 수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에 따르면, 발주한 톤수(260만 TEU)의 약 38%가 내년에 인도되고, 40%(280만 TEU)는 2024년 운항을 시작한다. 올해 인도한 선박의 총용량은 약 110만 TEU였다.

이와 동시에 컨테이너 물량의 증가세에 대한 전망치도 줄어들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 보고서에서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유럽 및 북미 지역이 향후 몇 달 안에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BIMCO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량의 증가세가 올해 1~2% 감소한 후 2023년에 3~4%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EEXI 규제는 1월 1일부터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400톤 이상의 선박이 표준 관련 인증을 받아야 하는 시기가 기국(flag states)을 대표하는 등급 기관의 첫 연례 또는 중간 조사 시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해당 규제는 선박이 감속운행을 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지만, 얼마나 많은 선박이 감속운행을 할지 모델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미 많은 선박이 감속운행을 시행 중인데다 의무적인 속도 제한이 현재 항해 속도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조 중인 신규 선박의 설계 순항 속도도 영향을 미친다. 일부 조선소는 "최대" 속도를 선박의 가능한 최고 속도로 간주하는 반면 다른 조선소는 최대 속도를 선박의 항해 속도로 간주한다. 일정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선박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감속운행이 운항 상 의미가 갖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선박 엔진이 감속운행에 최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느린 속도에서 운항할 경우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기도 한다.

CII 규제의 경우, IMO가 1년 치 해운업 데이터를 수집할 때까지 시행되지 않기 때문에 2024년까지는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총톤수 5,000톤 이상의 모든 선박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선박의 적재량과 연계하여 운항 탄소집약도지수를 계산한 뒤 보고해야 한다. 선박은 매년 A, B, C 또는 D 등급을 받게 되며 C 또는 D 등급을 연속으로 두 번 받은 선주는 선박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IMO에 시정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일부 선박의 경우 노후화한 엔진을 개조하는 것이 이를 폐기하고 신규 선박을 배치하는 것보다 더 비용이 많이 들 수도 있다.

티데만 선임은 지난 10월 초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크로스스태프 (CrossStaff) 화주 콘퍼런스에서 "IMO는 에너지 면에서 효율적이지 않은 선박들이 감속 운행함으로써 톤 마일당 연료를 덜 연소하도록 의무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선박이 10% 느리게 항해한다면, 10% 더 많은 배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최고 속도로 항해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규제에 따라 속도를 낮춘다고 해도 IMO 규제가 선복량에 미치는 영향은 0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컨테이너선 업체는 CII 규제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지난 10월 하파크로이트는 해운업 뉴스 매체 < Shipping Watch>에 해당 규제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지만, IMO가 등급을 계산하는 방법을 바꿀 가능성이 작다는 점은 인정했다.

IMO 및 다른 기관들이 정한 글로벌 기준의 방향은 일단 시행되면 바꾸기 어렵다. 이를 변경하지 않는다면 CII 표준은 에너지 효율을 계산할 때 선박이 운반하는 화물을 고려하지 못할 것이고, 선박의 총 적재 중량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고려하지 못할 것이다. 즉, 컨테이너를 더 많이 운행하는 선주들이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이러한 논리적인 불합리함 외에도 해당 규제는 거친 항해 조건이나 항만 정체 조건 속에서 운행하는 선사들을 불리하게 만들 것이다. 가령, 북대서양에서 운항하는 선박의 CII 점수는 1년에 약 5개월 동안 혹독한 조건 속에서 항해하면서 연료를 많이 태우지 않아도 되는 같은 선박의 CII 점수보다 낮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혼잡한 항만 밖에 정체된 선박은 정박을 기다리는 동안 공회전하면서 연료를 태우지 않아도 되는 동일한 선박보다 CII 점수가 낮을 것이다.

유엔 무역 개발 회의(UNCTAD)에 따르면, 화주들은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 규제로 인해 더 높은 운임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에 발표된 UNCTAD 연구에 따르면, 신규 규제로 인해 2030년까지 환태평양의 선적가격이 7.6% 인상될 수 있다. 새로운 규제로 인해 향후 물동량 투입이 크게 둔화할 경우 운임은 더 증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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