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 항만산업 부문/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김규경 대표이사

35년 해운항만 외길, 자타공인 터미널 전문가
항만안전‧초대형선박 대응 등 경쟁력 제고 박차

부산 신항 유일의 국적운영사인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에는 유독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는다. 세계 최초로 수평 자동화 운영시스템 도입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 야드 자동화 시스템 도입, 신항 내 최고 수준의 하역 생산성 등은 모두 부산 신항 3부두인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지칭하는 수식어들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몇 가지 항목이 더 추가됐다. 바로 국내 항만업계 최초 ESG 선포와 더불어 국내 항만 터미널 최초로 스마트 안전관제 시스템 도입 등이 그것이다. HJNC는 최근 항만뿐 아니라 전 산업의 핵심 화두라고 할 수 있는 ESG 경영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국내 우리나라 항만업계로는 최초로 노사공동 ESG 경영선포 및 ESG 경영 추진 노사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아울러 올해부터 항만하역현장에서 본격적으로 강화되기 시작한 안전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관제센터 한 곳에서 위험요소를 모두 모니터링할 수 있는 ‘HAN눈에’ 시스템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는 늘 한발 앞선 대응으로 국내 항만업계를 선도해왔던 HJNC의 특징에 더해 HJNC를 이끌고 있는 김규경 대표이사의 평소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이다. 업계에서 손꼽히는 자타공인 컨테이너터미널 전문가인 그는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5년간의 승선근무 끝에 본격적으로 항만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감만, 광양, 부산 신항 등 한진해운의 여러 주요 터미널 개장준비에 참여하며 내공을 더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진해운의 핵심자산으로 손꼽히던 미국 롱비치 TTI터미널에 이어 평택컨테이너터미널 및 현재는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특히 그는 HJNC 임기 첫해인 지난해 초 정부의 부산 신항 운영사 통합 정책 추진과 선사 얼라이언스간 재계약이 맞물리면서 자칫 고사 위기에 처할뻔한 HJNC를 정상궤도에 돌려 놓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취임 이후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임직원들과 함께 난생 처음 머리띠를 둘러매고 항만공사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통합 시기 조정을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얻어내는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부산 신항 유일의 국적 운영사인 HJNC를 지켜낼 수 있었다.

이러한 공로들을 인정받아 2022년 한국해운신문 올해의 인물 항만산업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그이지만 그의 목표는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항만 터미널이라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생산성과 서비스를 통한 신뢰 제공이 그것이며, 아울러 보다 강화된 안전에 부합할 수 있는 최고의 근무환경 조성이 바로 그것이다.

다음은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김규경 대표이사와 나눈 일문일답.


- 올해의 인물 선정을 축하드리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출입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평생 해운항만업계에 헌신해 오신 선후배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제가 이렇게 의미 있는 큰 상을 받게 돼 황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급변하는 해운항만환경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안전의 최우선경영과 기후변화 및 제4차산업 혁명기를 맞아 선제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느라 불철주야로 함께 동고동락하고 계신 HJNC 모든 임직원의 노고에 대한 격려라고 생각하며 이 영광을 임직원들께 돌리고 싶습니다.

- HJNC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HJNC가 신항 내 타 터미널과 다른 차별화된 장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HJNC는 한진의 국내 최초 민자부두 운영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숙련된 전문 인력을 통해 최고의 하역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항만 중 최초로 야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고 초대형 얼라이언스 선사와의 오랜 운영 노하우 또한 보유하고 있습니다.

부산 신항 유일한 국적 운영사로 2009년 5월 공식 개장한 이래 현재까지 누적으로 3000만teu 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했고, 선석당 연간 처리물량 100만teu로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하역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역 생산성 및 게이트 반출입 턴타임 또한 신항 내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초대형 선박들이 지속 투임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운영 경쟁력 확보를 위해 STS Leg-extension, 냉동장치장 증설, 터미널 전산시스템 교체, 노후장비의 교체 등 과감한 투자와 더불어, 2021년 10월 항만업계 최초 ESG 경영을 선포했으며 종사자 안전을 위해 올해 11월 스마트 안전관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HJNC 임직원들은 항상 고객 선사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선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고객 선사들로부터 늘 최고의 피드백을 받고 있는 점 또한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HJNC는 ESG 경영실천, 제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접목한 스마트 항만물류시스템 강화, 해양수산부 부산항만공사 부산시 창원시 등의 공공부문, 국내외 선사 등 고객부문, 항만업계와 협력업체 등 업계와 협력하여 부산항 신항의 경쟁력을 높이고 더불어 상생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 올 한해 HJNC의 실적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계십니까?

올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그리고 미국의 금리인상 및 긴축재정의 영향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로 올 하반기부터 물동량 감소 추세에 있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2022년도 연간 처리 물동량은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한 약 288만teu의 운영 물량 수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년 역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및 중국의 코로나 정책 완화, 미국 금리 인하, 신조선 투입 등 긍정적 요인이 더해진다면 내년도 상반기에 경기 최저점을 지나면서 하반기부터는 물동량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글로벌 물류대란, 전 세계적 항만 적체 등 연이은 악재 속에서 그간 HJNC가 신항 내 다른 터미널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우리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한진의 운영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숙련된 전문인력을 통해 한정된 선석 및 야드 위에 적극적인 투자와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개선의지 및 노력을 통하여 부산항 기준 선석당 최대 생산성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류대란속에서 해운선사들은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는 선사들이 대규모 신조선을 발주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 이후 인도될 신조선의 규모가 약 746만teu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는 2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HJNC는 이런 선박 대형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안벽크레인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또한 HJNC는 물류대란을 극복하기 위하여 족구장, 주차장 등 터미널 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장치장으로 활용했으며, 코로나에 따른 운영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은퇴한 장비 운전원을 일시적으로 투입하여 24시간 운영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HJNC 뿐만 아니라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 정부 및 BPA의 임시 장치장 제공 등 물류 대란의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민관 혼연일체의 노력으로 글로벌 물류대란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 HJNC는 최근 업계의 화두인 ESG 경영 및 항만 안전을 위해서도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HJNC가 현재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항만업계 최초로 노사공동 ESG경영선포 및 ‘ESG 경영 추진 노사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항만 작업장 환경 개선 및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실천하기로 했으며 글로벌 환경 규제 및 항만 안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내 중대재해 근절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의 일환으로 STS 작업 위험 구간에선 작업하지 않는 Out Pinning Station 시행과 각종 중장비에 위험이 감지되면 즉시 작업자 상호 간에 위험성을 알려주고 자동으로 정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 개발을 추진 중에 있으며, 또한 이러한 위험을 관제 센터를 통해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자체 ‘HAN눈에’라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으며 운영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 및 운영은 HJNC 직원뿐만 아니라 많은 협력업체, 선사, 운송사 등 터미널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HJNC의 ESG 경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올해 중대재해처벌법 및 항만안전특별법 시행 등 항만에서의 안전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과 아울러 법 시행 이후 체감하시는 보완점이나 정부나 항만 근로자 등에 건의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안전은 나와 회사는 물론 가족을 지키는 기본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및 항만안전특별법 등 관련 법이 강화됨으로써 근로자가 권리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안전의 확보는 노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때문에 노사정 모두 최선을 다해 안전을 강조하고 선제적 투자를 하고 인위적으로 안전장치를 2중, 3중으로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항만업계 특성상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할지 예측이 쉽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항만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터미널 운영사 대표 사법처리는 물론 터미널 운영이, 약 2주에서 한달 가량 부분 중단 또는 올스톱(All Stop)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부산항은 환적화물이 약 55% 정도 차지하기 때문에 실제로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인근터미널로 이동하여 처리하거나 최악의 경우 선사들이 중국 등 다른 나라로 환적화물을 이전하여 처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히 환적 중심의 부산항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조사와 대책수립은 하되 운영중단 최소화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HJNC뿐 아니라 부산항의 전반적인 얘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 터미널 운영사 난립으로 인한 하역료 하락 등 부산항 경쟁력 저하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형 선사들이 3개 Alliance로 재편이 된 이후 부산항의 Alliance별 물동량은 500만 ~600만teu 이상 처리하고 있어서 선석 3개로 운영되는 운영사는 혼자서 Alliance를 유치하기 어려운 환경이며 Alliance는 2개 혹은 3개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선사들이 부산항에 가지는 가장 큰 불만은 환적화물에 대한 ITT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인데, 선사들은 이 때문에 부산항의 환적화물을 줄이려고 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신항 운영사가 현재 6개사에 내년 이후 서측 터미널이 개장하면 7개 운영사가 되면서 물량 유치 경쟁이 훨씬 더 치열해질 전망이며 새로운 터미널의 개장이 하역요율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 리스크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수부, BPA와 운영사들이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HJNC를 이끌어 오시면서 대표님이 갖고 계신 경영철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한진해운 선박에 5년간 승선 이후 부산 운영 사무소 최일선에서 현장과 소통을 하면서 현장 경험의 중요성을 터득했습니다. 줄곧 국내외 물류 외길을 살아온 저로서는 격의 없는 소통과 현장 중심 경영을 하고 싶습니다.

또한 저는 터미널에 있어서는 최고의 생산성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영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 롱비치 TTI 대표이사로 근무했을 당시 개장 초기 새로운 시스템 하에 대형 선박들이 일시에 몰리다 보니 야드가 혼잡해지면서 생산성이 일시에 크게 하락했었습니다. 당시 저는 항만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라는 생각 아래 당장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자사인 한진해운의 선박 일부를 타 터미널로 우선 전배시키는 방법으로 항만 혼잡을 줄이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빠른 시간 내에 항만이 정상 운영 궤도에 올라설 수 있었고,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오히려 비용이 절감되는 등 전배로 인한 손해를 상쇄하고도 남는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저는 여러 미사여구보다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높은 하역 생산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회사에 속한 직원 및 항만 산업, 지역사회 공동체에 기여하고자 금년 항만 최초 ESG 경영을 도입하여 지역사회 나눔에도 앞장서려고 하고 있습니다.

- HJNC의 수장으로서 HJNC의 내년도 및 향후 목표, 그리고 대표님의 개인적인 내년도 목표가 궁금합니다.

먼저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대내외적으로 더욱 신뢰받는 터미널이 되고자 합니다. 선제적인 장비 투자로 고객 요구에 부응하고, 서비스 운영 역량을 강화하여 물량, 매출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HJNC 대표이자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한데 내년도에는 저희 터미널에서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대내외적인 신뢰를 얻는 터미널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구성원의 업무 환경개선을 통한 노사간의 상호 신뢰가 우선이 돼야 합니다. 또한 이를 토대로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아야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첫 번째는 사고가 없는 안전항만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 성장에 대한 확신과 상호 신뢰할 수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정부나 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중대재해처벌법 및 항만안전특별법 시행 등 과련 질문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항만업계의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사고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사고 시 운영 중단될 경우 휘발성이 강한 환적화물의 유실로 이어질 수 있어, 사고에 대한 조사 및 대책 수립과 별개로 운영 중단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향후 늘어가는 물동량 및 초대형 선박 도입 등에 대비하기 위해 부산신항에 추가적인 부두 증설은 필요하지만 이에 따른 경쟁 심화와 하역 요율 하락 등 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산항이 계속 기업으로 건실하고 활발하게 운영이 될려면 운영사들의공급 능력을 고려하여 부두 증설의 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계속기업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한 부산항은 선사와 화주, 물류산업 모두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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