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길 위원장 퇴임 앞두고 기자회견 열어
“공정한 선거후 아름다운 이취임식 소망”

정태길 선원노련 위원장
정태길 선원노련 위원장

분열된 노조를 통합하고 30년만의 재선 연맹위원장을 지낸 정태길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오는 1월 9일 새로 선출될 예정인 제31대 위원장에게 단결과 통합, 소통을 주문했다.

퇴임 10여일을 남긴 정태길 위원장은 12월 28일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해운전문지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노조의 힘은 단결에서 나온다. 선거후 분열은 30대에서 끝내 달라. 낙선자를 포용하고 화합해야지 또다시 소송전이 벌어지면 선원을 위한 정책 추진에 발목이 잡히게 된다”며 단결‧통합‧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6년동안 통합의 정신으로 연맹을 이끌어왔던 정태길 위원장이 선거후 분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은 31대 위원장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운영을 두고 법정소송이 벌어지는 가 하면 선거인단 확정을 두고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연맹위원장 선거 사상 처음으로 4명의 위원장 입후보자(SK해운연합노조 김두영 위원장, 전국선박관리선원노조 박성용 위원장, 에이치엘에스해운노조 박현준 위원장, HMM해원연합노조 전정근 위원장)가 등록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정태길 위원장은 “후보자들에게 공정한 선거를 치러 달라고 부탁했다. 이번 선거를 잘 치러야 그 힘으로 77주년을 맞은 연맹의 미래 100년을 설계할 수 있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 저는 아예 선거인 배정도 받지 않았다. 공정하고 깔끔하게 선거를 마치고 아름다운 이취임식을 해보는 게 제 소망”이라고 밝혔다.

정위원장은 후임 위원장이 연맹의 단합된 힘으로 추진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선원법 개정을 꼽았다. 선원법을 개정해 유급 휴가 일수를 확대하는 등 선원 휴가제도를 개선해야 젊은 선원들이 승선하게 되고 그래야 선원노조의 미래도 기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위원장은 젊은 선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임금 수준도 지금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 비해 육상과의 임금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 젊은이들이 해상직을 기피하기 때문에 육상과 비교해 임금격차가 최소 1.5배는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2023년 선원 최저임금 인상률이 5.27%로 확정된 것은 상당히 미흡하다는 게 정위원장의 생각이다.

정위원장은 “육상 최저임금이 5% 인상됐는데 우리는 최소 6% 이상 인상을 요구해왔다. 정부가 너무 사용자 측의 요구만 반영해 기대 이하로 고시됐다. 육상임금의 1.5배 이상을 주지 않으면 배를 탈 젊은이들을 구할 수 없고 결국은 외국인 선원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게 된다. 최저임금 문제도 차기 지도부가 특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1월 9일 선거에서 차기 위원장 선출과 동시에 연맹위원장직을 내려 놓게 되는 정태길 위원장은 더 큰 무대에서 선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정태길 위원장은 1월 17일 예정된 한국노총 제28대 위원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동호-정연수(위원장-사무총장) 선거 캠프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전국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정위원장은 우선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한국노총에 진출하고 이를 발판으로 더 큰 무대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위원장은 “선원법은 특별법임에도 근로기준법보다 열악한 조항들이 상당히 많다. 이것은 그동안 선원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쟁하고 연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다. 단결된 힘으로 이제는 선원 노동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한명쯤은 나와야 한다. 그동안 제 나름의 준비는 끝냈다. 후배들이 공정한 선거를 치루고 단합된 힘으로 지원해 준다면 좀 더 큰 무대에서 선원들의 대변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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