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터치웰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부사장

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부사장

1월 25일 2M 얼라이언스의 해산이 발표됐을 때, 컨테이너 운송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은 이것이 해운업계와 공급망에 얼마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인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 엄청난 파급효과는 2014년 6월 17일 중국이 머스크(Maersk), MSC, CMA CGM의 P3 네트워크를 불허했을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인시키고, 머스크와 MSC가 2M으로 제휴 관계를 맺는데 직접적인 계기가 된 매우 놀라운 사건이었다.

선복량 기준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동맹을 맺은 지 10년째가 되는 2025년에 해산하기로 했다는 사실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실, 두 선사의 매우 다른 스타일, 문화, 전략을 고려할 때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결별 소식 자체에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보다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면서, 그들이 또 다른 시대의 막을 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두 선사의 시장 점유율이 절정에 이른 지금, 그들은 이제 공식적인 동맹 없이도 독자적으로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장기 운임 책정 등 여러 요인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없게 됐다.

MSC는 다른 공식적인 동서 해운동맹에 합류할 계획이 없다고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 가장 포괄적인 해상 및 단거리 운송망에 필요한 규모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해운 분석업체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MSC가 보유한 선대는 이미 전 세계 최대 규모이며, 공격적인 컨테이너선 발주 및 톤 수 기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중고 선박 확보로 향후 몇 년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알파라이너는 “지난 2년간 스위스-이탈리아의 합작기업인 MSC가 했던 모든 조치는 MSC의 새로운 비(非)동맹 전략과 이미 일치해 왔다”고 지적했다.

요한 시고르(Johan Sigsgaard) 머스크 해양운송 책임자는 '저널 오브 커머스'를 통해 "머스크의 독립적 네트워크가 예전보다는 이제 시장 대응에 더 적합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하며 머스크의 해운동맹 해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2년 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머스크나 MSC가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 자체가 역사적 변화이다. 해운업에서 동맹과 선박 공유 계약(VSA)의 규모가 훨씬 작았던 이전 시대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현대 동맹 시대와 달리, 당시 선사들은 수요 감소와 직면해서 임시 결항(블랭크 세일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았다. 항해 사이에 최대 2주 간격이 생기기 때문에, 고객을 잃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시적인 [수요] 변화에 대응하여 선박 및 서비스를 철수할 수 있는 유연성은 제한적"이라고 플레밍 제이콥스(Flemming Jacobs) 당시 APL CEO가 2001년 제1회 TPM 개회 기조연설에서 지적한 바 있다.

VSA와 이후 본격적인 동맹이 진행되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2M, 오션(Ocean), THE 등 여러 동맹의 통합된 네트워크의 규모와 민첩성은 서비스에 치명적인 차질을 초래하지 않고도 처음으로 신속하게 선복량을 줄이며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투자 자본에 대한 수익 부족으로 수십 년 동안 난항을 겪어온 해운업계에서 혁신적인 돌파구나 다름없었다. 심지어 2001년에도 제이콥스 당시 APL CEO는 "투자 자본에 비해 선사가 받는 낮은 수익"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상황은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어졌다.

대규모 임시 결항은 전환점이 되었다. 해운업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예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과거 선사가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조치는 대게 M&A를 통해 이뤄지는 비용 절감뿐이었다. 동맹과 제휴를 통해 선사는 광범위한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톤수 배치 비용을 분산 및 절감하며, 활용도를 높이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규모의 선복량 관리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해운물류 분석기관인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가 지난 1월 말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동맹 협약 내에서 운영되는 운송업체는 독립적으로 운용될 때보다 6%의 활용 이점을 누렸다.

2M 얼라이언스의 해체와 앞으로 독자 행보를 걷게 될 글로벌 1, 2위 해운선사는 이 모든 것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의문을 남긴다.

하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열어 주기도 한다. 일단 해운업이 특히 잠재적으로 선복 과잉의 기간에 접어들면서 시장 점유율 쟁탈전으로 회귀하여 수익을 떨어뜨리고 또 다른 인수합병을 낳을 수도 있다. 규제 당국이 동맹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훨씬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이다.

MSC가 주문한 톤수를 모두 인도받으면 머스크보다 30~35% 더 큰 선복량을 제공하게 되며, 이를 모두 사용할 것으로 복수의 분석업체는 내다봤다. MSC의 독자적 운영은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투자 리서치 기업 제퍼리(Jefferies)가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시나리오로 비추어 볼 때, 해운 선사는 운임에서 한계 수익만을 받을 수 있으며, 현금 출혈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결항하게 될 것이다.

"과잉 선복량이 발생하면 운임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대략적인 비용과 비슷해진다. 화물 운임이 오르지 않으면 선사들은 서비스를 중단하고 선박을 정박시켜야 할 것"이며 이는 결국 “다시 운임율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컨테이너선 전문 분석기관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 CEO 앨런 머피(Alan Murphy)는 지적한다.

이번에도 해운업이 수익성을 담보하는 공식을 찾는 데 있어 확실한 방법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 공급망 관련 행사인 TPM 컨퍼런스가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Long Beach)에서 열립니다.

판데믹 이후 해운업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events.joc.com/tpm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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