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I 대표단 방한, 한국 고객들과 미팅
현지화·품질로 세계 3대 기국으로 성장
美Qualship21 19년 유지, 가스선 두각

오른쪽 부터  김영민 대표, 갤러거 사장, 애니 아시아 총괄, 테오 CCO
오른쪽 부터  김영민 대표, 갤러거 사장, 애니 아시아 총괄, 테오 CCO

“코로나로 오랫만에 방한해 보니 한국이 정말 거대한 해양강국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한국 선주들의 기업 경영 퀄리티가 대단히 높아져 마샬아일랜드 기국과 정말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샬아일랜드 기국 운영사인 미국 IRI(International Registries Inc)의 빌 갤러거(Bill Gallagher) 사장과 테오 시나코우디스(Theo Xenakoudis) CCO(Chief Commercial Office), 애니(Annie Ng) 아시아 총괄은 4월 2일 방한해 한국 선주와 선박관리회사, 조선소를 만나본 소감을 이와 같이 밝혔다.

2007년 해외 기국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에 사무소를 열었던 마샬아일랜드는 당시 한국 등록 선박이 단 1척도 없었지만 16년 동안 510척, 3천만gt의 한국 선박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지금 현재도 290척, 1850만gt의 한국 선박이 등록돼 마샬 등록 선대(4197척, 1억 8500만gt)의 약 1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선박 비중 높아, 부산사무소 개소

IRI 갤러거 사장은 “마샬은 서울 사무소를 통한 현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한국해운업계와 장기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김영민 서울 사무소 대표는 우리의 성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는 경험이 풍부하고 유능하며 고객 중심적인 팀을 구축해 한국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시켰다. 현재 한국은 그리스, 미국에 이어 우리에게 3번째로 큰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마샬의 중요한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서울 사무소가 있음에도 2018년 부산에 테크니컬 사무소를 별도로 개설했다. 부산사무소는 선사, 선박관리회사들과 협력해 보다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선사, 선급협회, 조선소 등과 협력해 새로운 연료 절감 기술이나 암모니아, 수소, 메탄올 등 대체 연료 기술 개발 등을 위한 공동기술개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마샬 고성장 비결은 현지화와 품질

갤러거 사장은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마샬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현지화를 꼽았다. 마샬은 현지의 언어로 현지의 시간에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현지화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고 그 결과, 현재 전세계 28개 사무소에 475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또 하나는 품질이다. 마샬은 기국 서비스에 ‘품질, 명품’이라는 용어를 접목시킨 최초의 기국이다. 갤러거 사장은 “Quality Flag이 되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경영 철학이다. 선주가 찾아오기를 기다라는 기국이 아니라 Quality Flag으로서 선주를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덕분에 파나마와 라이베리아가 과점해왔던 기국 시장에서 마샬이 3대 기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샬은 곧 Quality Flag이라는 것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미국해안경비대(USCG)의 Qualship21이다. Qualship21은 3년간 항만국통제(PSC) 결과 출항정지율이 1% 미만인 기국과 선박을 USCG가 인정해주는 제도다. 그런데 마샬은 무려 19년 동안이나 Qualship21을 유지하고 있다.

갤러거 사장은 마샬이 19년 연속 Qualship21 유지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전세계에 배치된 유능한 전문인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샬은 등록 선박이 출항정지에 걸리지 않도록 전세계 28개 사무소에 선박 검사와 관련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인력들을 배치해 놓고 있다. 이들 전문인력들은 PSC에서 출항정지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선박들을 추려 미리 자체 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출항 정지율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마샬은 USCG의 Qualship21은 물론 파리MoU, 도쿄 MoU에서도 화이트 리스트를 유지하고 있다.

선박관리가 우수한 선박들을 선별적으로 등록하는 전략도 한몫하고 있다. 마샬은 중고선의 경우 선령 20년이 넘는 선박은 아예 등록을 거절하고 선령 15년이 넘는 선박은 자체 정밀 검사를 통과해야만 등록을 받아주고 있다. 이렇게 꼼꼼하게 등록 선대를 관리한 결과, 마샬 등록 선대의 평균 선령은 10.5년으로 전세계 기국중 가장 낮다. 세계 최대 기국인 파나마의 평균 선령 19.1년과 비교하면 마샬의 평균 선령은 넘사벽 수준이다.

전세계 LNG운반선 등록 점유율 15%

Quality Flag을 표방하는 마샬의 전략 덕택에 까다로운 선종인 가스선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2월 기준으로 마샬에 등록된 가스선은 229척이며 이중 78%인 119척이 LNG운반선이다. 이는 전 세계 LNG선대의 약 15% 해당되는 것으로 에너지 메이저들이 마샬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갤러거 사장은 “카타르가스, 엑손모빌, 골라LNG 등 대형 에너지 회사들이 우리를 지지해주면서 LNG선 대표 기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도 선주와 에너지 메이저들에 대한 기술지원을 위해서 가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술 인력들로 구성된 상설 테스크포스팀을 가동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 137척, 1천만톤에 불과했던 마샬아일랜드는 현재 4197척, 1억 8500만gt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을 해왔으나 최근 들어 등록선대 증가율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갤러거 사장은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하지만 우리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그동안 급성장을 해왔고 등록선대가 2억톤 가까이 커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신규 등록선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전세계 선박 발주량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성장을 유지하려면 중고선 등록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중고선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보다 좀 더 나은 선박으로 조금씩 등록 선대를 늘려나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갤러거 사장은 “우리는 한국 선주와 선박관리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성장해 나갈 것이다. 한국 고객들에게 글로벌 관점으로 한국 언어와 한국의 시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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