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포럼 ‘2M의 해체와 그 영향’ 토론회 개최
정기총회 후 윤민현 회장·이상식 사장 주제발표

한국해사포럼(회장 윤민현)은 지난 3월 31일 오전 7시 30분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회원 25명이 참가한 가운데 정기총회와 월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월례 토론회의 주제는 원양 컨테이너선사 얼라이언스인 2M의 해체와 그 영향에 대한 것으로 윤민현 해사포럼 회장과 이상식 부산컨테이너터미널 사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정병석 변호사(해사포럼 고문) 사회로 회원들 간에 자유로운 토론이 이루어졌다.

윤민현 회장
윤민현 회장

윤민현 회장은 ‘2M의 해산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먼저 발표를 하여 2M이 해체하게 된 배경, 2M의 해체로 인한 영향(파급효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했다. 윤민현 회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결론적으로 글로벌 톱2가 주도하는 운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2M 중에 노후선이 많은 MSC의 선복이 인트라아시아항로로 배치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민현 회장은 2M 얼라이언스의 특징으로 양사간에 전략적 공감대가 이뤄진 준비된 VSA(선복공유협약)라는 점, 똑같이 강력한 가족경영 체제라는 점을 들었다. 또한 양사는 세계 1~2위의 최대선사들이지만 VSA 배정비율은 32%로 3대 얼라이언스 중에 최소라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2M이 해산을 결정하게 된 이유 몇가지 꼽았는데, 그 중에 첫 번째는 전략적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MSC는 오션으로 가겠다고 이미 선언했고, 머스크는 물류 전문 그룹으로 가겠다는 것은 이미 공개된 비밀이었다”고 윤 회장은 지적했다.

2M이 세계 1~2위의 대형선사들이다 보니 설립 당시의 스케일 이코노미가 한계에 도달한 것도 2M의 해체의 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선복량이 늘어나 독자적으로도 충분히 서비스할 수가 있게 됐기 때문에 두 회사의 공동 서비스가 오히려 불편한 점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MSC의 경우는 독자적으로도 오션을 지배할 수 있고, 선복을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2M 가운데 머스크는 2017년 중반 이후에 선박 건조를 거의 하지 않고 물류쪽에 집중을 한 반면에 MSC는 꾸준하게 선박 투자에 집중하게 됐는데, 이러한 전략적 차이가 결국은 2M의 해체로까지 연결되게 됐다는 설명이다.

최근의 해운환경이 엄청나게 바뀐 것도 2M 해체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최근 3년동안 컨테이너선 시황은 역사상 기록적인 호황을 구가하여 원양컨테이너선사들의 연간 이익이 600조원에 달할 정도였다. 선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엄청나게 좋아졌기 때문에 모든 게 느긋한 입장이 되었고, 얼라이언스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으로 가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화주들의 자세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싼 운임 위주로 선사를 선택해 왔지만, 최근에는 다수의 대형 화주들의 경우 싼 운임 보다는 안정된 물류를 중요시 하는 풍조가 생긴 것도 2M 결별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또 하나의 배경은 미국과 유럽이 얼라이언스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해운 얼라이언스가 미국경제와 안보에 위협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미국 하원에서는 해운의 ‘독금법 적용 제외’를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유럽에서도 EC측이 CBER 폐기를 주장하면서 압박을 가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된다면 ”얼라이언스가 해체되거나 얼라이언스 체제를 줄여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나온다“고 윤민현 회장은 지적했다.

윤민현 회장은 MSC는 독자적으로 가겠다고 공식 선언했기 때문에 향후 초점은 머스크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타 얼라이언스와 조인을 할 것인지, 조인은 하지 않지만 슬롯 익스체인지를 통해 확장해 나갈지가 변수라는 것이다. 윤 회장은 “머스크가 그린 메탄올 추진 선박을 계속 발주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솔로 플레이를 했을 때의 문제점도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독자적인 행보를 할 가능성도 점쳤다.

윤 회장은 2M 해체 파급 효과와 관련하여 우선적으로 머스크의 물류 집중 전략이 성공할 경우 3대 얼라이언스의 재편은 가속화 할 것으로 내다 봤다.

2M의 해체가 인트라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도 관심거리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 회장은 역내 트레이드에서 머스크에 비해 열세에 놓여 있는 MSC가 보유하고 있는 290척의 노후선을 인트라아시아지역으로 많이 투입하게 될 것이 예상되어 걱정이라며 그에 대비를 할 것을 주문했다.

앞으로의 시황 전망과 관련하여 윤민현 회장은 해운회사들은 시황이 상반기에 하락했다가 하반기에 반등할 것을 희망하지만, “2025년까지는 압박요인이 더 많기 때문에 시장은 더 어려월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에는 시황이 하락하면 3대 얼라이언스가 모여서 바로 선복관리에 들어갔지만, 요즈음은 시장에서 선복관리를 주도하던 주도세력(머스크, MSC)의 구심점이 사라져 운임 하락을 견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대형선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너무나 튼튼한 상태라서 앞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서로 힘을 겨루는 지구전 양상이 펼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민현 회장은 이번 2M 해체 선언으로 인해 “글로벌 톱2(2M)가 주도하는 운임전쟁은 이미 시작이 된 셈”이라고 결론 지었다.

이상식 대표
이상식 사장

윤민현 회장의 뒤를 이어 이상식 부산컨테이너터미널 사장은 ‘해운동맹 해체와 부산항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상식 사장은 이 발표에서 부산신항은 물동량은 늘지 않는데 터미널 운영사는 7개사로 난립해 있기 때문에 이 숫자를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한일, 한중 구간을 포함하여 아시아지역 피더노선의 강화가 지속되고 그에 따라 인트라아시아 시장이 붕괴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기존의 북항 노선의 신항 추가 기항을 통한 환적화물 수송 기능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산신항의 피더 기능을 강화하고 글로벌선사와의 전략적 협력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상식 사장은 향후 하역단가는 신규 터미널 개장과 진해 신항(21선석) 추가 개장 등으로 인해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제하고, 부산항 절대물량 증대가 필요하나 이는 글로벌 선사의 환적 물량의 중대 없이는 불가하므로 이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발표가 끝난 후 토론에서는 부산항의 물동량이 정체 상태인데 진해신항을 건설하는 방침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으며, 미국과 유럽의 해운 경쟁법 강화 방침에 맞서서 해운업계에서 업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의견서를 만들어 우리 국회나 미국의 FMC 등에 제시해자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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