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부사장

컨테이너 공급망이 코로나19 상황을 빠져나오면서 탈탄소에 대한 절박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해운 분석업체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LNG, 메탄올 등 대체 연료 선박은 현재 전체 컨테이너 선박 주문량의 40%를 넘어가며 기록을 경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벙커유에 비해 월등하게 비싼 대체 연료 가격은 수요를 억누르는 한편 탄소제로 톤수를 배치하는 선사들을 잠재적으로 타격이 매우 큰 저가 운임 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톤수 투자, 비용 격차, 수요 및 공급 등 핵심 요소 사이의 긴밀한 연결 부재로 인해 탄소배출량을 스코프3(Scope 3)으로 줄이기 위해 필요한 국제해사기구 (IMO) 회원국의 탄소 및 기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국제 가격 도입과 화주의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제레미 닉슨(Jeremy Nixon) ONE CEO는 2월 말 <저널 오브 커머스>가 개최한 TPM23 콘퍼런스에서 “헤드홀 무역(head-haul trade, 아시아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수출화물)에서 현재 평균 연료비는 40피트 컨테이너당 약 1,000달러이다. 이는 대략 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신연료는 2~3배 더 비싸질 것이다. 향후 40피트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2,000달러에성 3,000달러 정도가 될 것이다. 해운업과 개별 선사들은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것처럼 새로운 녹색 솔루션을 개척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경쟁 업체가 40피트 컨테이너당 1,000달러에 운영하는데 우리는 2,000달러 또는 3,000달러가 든다면 결국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조정 작업이 필요하며 규제 기관이 개입하여 탄소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업황은 2년간 사상 최고로 높은 컨테이너 운임 이후 정상 운임 수준을 회복하여 화주에 반가운 안도감을 안겨주었지만, 소매업체와 소비자 제품 산업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고비용 저탄소 물류 해결책에 대한 수요를 더욱 옥죄고 있다.

파올로 몬트론(Paolo Montrone) 퀴네+나겔(Kuehne+Nagel)의 수석 부사장이자 글로벌 무역 책임자는 “수요가 엄청나게 급증해야” 하며 “자산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TPM23에서 말했다.

선사들이 탄소제로 선박에 투자를 늘리면서 규제 당국의 탄소 배출 가격 책정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 탄소제로 선박은 환경문제를 의식하는 화주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지만, 전통 벙커유와 비용 차이를 상쇄할 탄소 배출 글로벌 가격이 책정되지 않는 한 저가 운임 경쟁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압력은 선박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계속 증가할 것이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LNG 이중연료 추진선 주문량은 198척으로 컨테이너선 주문량의 30%를 차지했으며,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은 68척으로 12%를 차지하여 1년 전 단지 1%에 불과했던 수치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중연료 선박은 2023년 상반기에 인도될 예정이며, 해당 기간 동안 기존의 탄소 연료 선박의 인도 비율은 8%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규제 기관에 업계가 소리 높여 주장하는 요구는 간단하다. 규제를 통해 대체 연료의 수요를 늘리고, 비용 차이를 상쇄하며, 수요 증가로 생산력 증대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명확한 신호를 에너지 생산업체에 전달하라는 것이다.

세계 선사협의회(World Shipping Council)의 존 버틀러(John Butler) 회장은 JOC에 "탈탄소화를 위해 필요한 신연료에 대한 투자 유치를 위해 IMO 회원국들이 매우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탄소제로에 가까운 연료를 대규모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에너지 산업이 투자를 많이 해야 하며 에너지 산업은 그러한 투자에 뛰어들기 전에 명확한 수요 신호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 신호는 해운업의 에너지 전환이 실제 일어나고 있으며, 더욱 빨라질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는 규제에서 시작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의미 있는 조치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7월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를 앞두고 지난 3월에 열린 IMO 중간 실무그룹에서 나온 신호는 그리 고무적이지 않았다.

“우리는 2050년 선박 탄소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해운업에 제공할 새로운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에 진전이 없는 것에 실망했다. 하지만 7월에 열리는 중요한 MEPC 회의에서 여전히 진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고 가이 플래튼(Guy Platten) 국제해운협회(International Chamber of Shipping) 사무총장은 지난 3월 24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향후 개최될 MEPC-80과 이후의 회의에서 충분히 야심 찬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합의 또는 다수가 있을 거라고 아직은 확실히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현재 업계가 명확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는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버틀러 사무총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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