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해기사협회 김종태 회장

해기인력 해사산업계 머무는 선순환 구조 만들 것
국가차원 육해상 해기인력 통합관리시스템 구축해야

국적선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국적선을 운항할 해기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적선을 운항할 해기사 최소 7500명을 유지하지 못하면 한국해운업은 물론 선박관리업까지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취임 한달째를 맞은 한국해기사협회 김종태 회장은 4월 25일 해운전문지 기자단과 만나 국적선을 운영할 승선 해기사 인력을 최소 7500명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태 회장은 승선 해기사 7500명 유지 대책마련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면 우리나라 해운업뿐만 아니라 선박관리업에도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태 회장은 앞으로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를 가동해 해기전승을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해기사 재취업 플랫폼을 가동해 해기인력들이 해사산업계를 떠나지 않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종태 회장과 기자단이 나눈 일문일답.

-당선 축하드립니다. 당선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3월 22일 제69차 정기총회에서 제33대 회장으로 당선됐으니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당선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약속한 공약(▲해기전승을 위한 범국가적 마스터플랜 수립 및 전략과제 이행 ▲육·해상 해기사의 재취업 플랫폼 역할 및 친목 도모 ▲육·해상 해기사의 다양한 해기사 복지혜택 증진 ▲협회 재정의 안정화)을 실행하고자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실행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협회는 ’회원이 찾는 협회‘라는 비전과 함께 해기사를 위한, 해기사에 의한 단체로서 그 역할을 고민하고 소통하며 실행에 옮기겠습니다. 협회의 행보에 따뜻한 관심과 많은 격려를 부탁드리며 당선 소감을 대신하겠습니다.

-공약으로 해기사 재취업 플랫폼, 수익사업을 약속하셨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해상직 해기사의 구인 및 구직은 법적으로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제가 공약한 해기사 재취업 플랫폼 역할 강화는 해상직에서 육상직으로 전환 혹은 육상내 이직시 협회내 IT 시스템(마리너스잡, 협회앱 ‘e海마당’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구인 및 구직간 서로 매칭시키는 역할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서 우수한 해기 인력이 해사산업계를 떠나지 않도록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쌓도록 하고 필요시 다시 해상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협회의 재정중 협회비 비중은 약 42% 정도이고 나머지는 광고비, 임대수익, 외국면허 대행 등으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재정을 확보하지 않으면 협회 운영은 물론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과거 선박관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산시, 해수부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유치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협회의 재정을 상당 부분 확보했고 인력도 확충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부산시, 해수부로부터 다양한 협력사업을 유치해 재정확보는 물론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 및 결과는 향후 기자 간담회를 통해서 공유하겠습니다.

-해기사 부족하니 이제라도 외국인 해기사 육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회장의 견해는 어떠하십니까?

=먼저 해기사 부족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가 선원 공급국이 아니라 선원 수요국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범국가적 정책과 시행이 시급합니다. 최근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가 발표한 ‘2032년 기준 우리나라 외항 상선 전체 해기사 수요·공급 예측 자료’를 보면 2021년말 한국선원통계연보 기준으로 외항선 1155척에 6,898명이 승선중인데 2032년이되면 우리나라 외항선 국적 선대는 1,541척으로 증가하고 해기사 수요는 1만 4,729명으로 전망되지만 현 상황 유지시 실제 공급이 가능한 해기사는 6,128명으로 공급 부족이 8,600명(항해 3,372명, 기관 2,756명)에 이를 전망입니다.

또한 국적선대를 유지할 수 있는 외항상선 한국인 승무 해기사수 7500명이 필요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우리나라 해운업뿐만 아니라 선박관리산업에도 막대한 손실이 예상됩니다. 상급 해기사 확보를 위한 해기직 매력화 방안 수립과 이직률 감소 및 해상복귀 프로그램 운영 등 해기전승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외국인 해기사 육성은 차선책으로 먼저 우리나라 국적선대를 유지할 수 있는 7,500명을 확보하기 위한 목표 및 달성을 위해 범국가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2007년 체결한 ‘외항상선분야 외국인 선원 고용범위에 대한 노사 간 합의’에 대한 신속한 개정이 필요합니다. 현행 외국인 선원의 승무 범위를 제한하는 체제에서 내국인 선원의 최소 승무인원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하여 현재 역(逆)삼각형의 해기사 상하 직급별 불균형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렇게 개선하면 외국인 선원의 승무 범위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해사기술인 제도를 도입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해·육상 해기인력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관리해야 합니다.

-항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관사 부족이 심각하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대책이 궁금합니다.

=기관사가 부족한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최근에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항해사는 선장, 도선사 등 장기승선에 대한 유인책이 있지만 기관사는 사실 별다른 유인책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기관사는 육상에 진출할 수 있는 다른 직역군이 많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현재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상기 언급한 ‘2032년 기준 우리나라 외항 상선 전체 해기사 수요·공급 예측 자료’에 근거해 척수로 환산하면, 1,541척에 선장은 800척, 기관장은 673척에만 공급이 가능합니다. 이렇듯 기관장과 1등 기관사의 육성 기능 부족으로 상급 기관사 부족이 심각해 국적선대 운항 차질에 우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기직 매력화를 상급 해기사 및 기관사에 대한 유인책 등으로 세분화하여 시행해야 합니다. 대안으로는 고용노동부의 대한민국 명장(1986년~2018년까지 기계·서비스·공예 등 22개 분야 96개 직종에서 634명을 선정) 제도와 유사하게 가칭 ‘선박기술명장’ 제도를 도입하고 이들에 대해서는 일시장려금 지급, 계속 종사 장려금 지급, 증서, 휘장, 명패 수여 등의 다양한 지원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해기사들의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고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대안이 있다면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기사들의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은 해기사라는 직업이 갖는 기본적인 이(離) 가정성·사회성, 육상직 임금상승으로 인한 해상직 임금의 상대적 감소, 통신 제한, 선내 인권, 사회적 인식 등 너무나도 다양한 요인들이 있습니다.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이 잘못되듯이 먼저는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해양수산연수원과 상호 협력하여 ‘선박 직원의 장기승선 장려를 위한 방안 간담회 개최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려고 합니다.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에서 장기승선을 저해하는 요인과 장기승선 장려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은 있습니다만 기존 세대들의 눈높이에서 식별된 것입니다. MZ세대들의 관점에서 바라본 장기승선 장려 방안이 무엇인가 확인하고자 연수원 교육생중 초급해기사를 대상으로 그리고 양해양대에서 실습을 마친 4학년 중심으로 간담회 및 설문조사를 통하여 정확한 니즈를 파악하고 대안을 수립하고 시행하고자 합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금 더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되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가 발족됐는데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 운영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는 그동안 정부 및 각 기관(단체)들이 선원 인력의 양성과 수급에 관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조치에 머물러 장기적이고 효율성 있는 정책, 특히 해기직 매력화 중 상위직 해기사의 육성 및 해·육상의 해사산업계 전체를 포괄하는 정책의 수립 및 운영을 위한 민간상설협의체 구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선주단체, 선원단체, 교육기관, 공익단체가 상호간 업무 협약을 통하여 협의회를 발족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해기전승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에 있는 현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를 기존 노사간 협의체에 맡겨두고 지켜보고 있기에는 골든타임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해사산업계라는 성을 지키는 파수꾼의 심정으로 현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함께 공동대응하지 않으면 성이 곧 무너질 거라는 위험신호를 보내고 함께 협력하고자 협의회를 발족하게 됐습니다.

구체적인 성과라면 먼저, 각 기관(단체)가 해기단절에 대한 위기를 인식하고 상호간 협력하여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를 발족시킨 것 자체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무위원회, 전체회의를 다수 개최하여 대표 의장, 사무총장, 사무국, 미래해기인력연구소 설립 등 조직을 정비하고 비전, 전략목표 및 추진전략, 중점추진과제(29개), 2023년 중점추진과제(10개) 및 Action Plan을 수립하는 등 해기전승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는 우리나라와 주요 선원 공급국간 선박직원 임금비교, 해기전승을 위한 한국인 승무 해기사 유지인력 도출을 위한 분석 등 연구물은 협의회에 보고됐으며 자료를 희망하는 회원사들과도 공유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먼저 협의회 구성 기관(단체)간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협의회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속도보다 더욱 중요한 것운 방향입니다. 해기전승이라는 공동의 목표와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달려가야 합니다. 또한, 해수부의 ‘선원 정책 혁신협의회’와 협력을 증진하고 미래해기인력연구소에서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원 정책 제2차 기본계획(2024~2027년)’ 수립에 반영 및 활용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겠습니다. 노조와도 연대하여 해기전승에 필요한 각 사안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해나갈 예정입니다.

-내년이 해기사협회 70주년인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한국해기사협회는 선박의 운항, 경영, 관리의 전문직업인 해기사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해기사의 권익 신장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해기사의 사기 진작과 자질 향상에 진력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84년 8월 4일 대한해원협회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1957년 12월 21일 대한해원협회 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1966년 4월 9일 한국해기원협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1973년 5월 1일 한국해기사협회로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내년은 우리 협회가 창립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2018년부터 코로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기념행사를 개최하지 못했습니다만, 내년에는 역대 회장님들과 협회 발전을 위해 수고하신 해사 산업계의 주요 내외빈을 초청하여 과거부터 현재까지 70년 역사를 뒤돌아보고 앞으로 70년을 예비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해기사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선원 박물관, 마도로스의 거리 조성과 연계하여 뜻깊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자 준비해 나갈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업·단체에 당부하실 말씀은?

=해기전승이라는 대업은 혼자만의 과업도 아니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해사산업계 전체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해사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해기전승이라는 목표는 모두 동일하다는 즉 공동의 목표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는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의 설립 목적과도 일치하며 각기관(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조직의 장·단점을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에 오롯이 함께 녹아 들어가야만 해기전승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함께 가야 합니다. 혼자서는 빨리 갈 수 있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빨리 가는 게 아니라 함께 멀리 가는 것 즉 해기전승을 달성해서 해사 사회가 영원하도록 유지·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목표를 빠름에서 ‘함께’로 변경해야 합니다. 혼자서 빨리 가는 게 목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함께 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사는 상생의 길입니다.

해운기자단에서도 해기사와 선원에 대한 권익 신장과 위상 제고를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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