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재 목포해양대학교 교수(경영학박사)

김명재 교수
김명재 교수

중·남미 물류시장은 2023년 현재 인구 6억5천만 명으로 세계인구의 8.2%를 차지하며 평균연령 29.6세의 젊은 소비시장으로서, 정치적으로는 민주화 요구와 좌·우파 대립 및 자원보호 등을 앞세운 불안요인이 상존하지만, 코로나 등 특별한 지난 시기를 제외하고는 GDP 성장률이 연평균 3.5%의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세계 대륙권역의 중요한 한 축이다.

주로 자동차 수출을 위주로 하는 멕시코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1차 산업과 원자재 등의 수출국이고 소비재의 수입국이다. KOTRA 통계에 의하면 동북아 주요국인 한·중·일과 중·남미 간 교역품은 비교적 유사한 패턴을 보이며 품목에 있어 주로 철광석, 리튬, 동광, 사료 등의 원자재와 닭고기, 커피 등의 농수산 식품 및 기계류, 철강, 전자기기, 플라스틱, 생활용품, 임가공식품, 자동차 등이 주류를 차지하고, 중국은 미국에 이어 제2위의 교역대상국이며 한국과 일본이 각각 5위와 6위의 순위를 점하고 있다. 근년에 들어 우리나라 전체 소비재 수출 증가율은 16.5%이나 대 중남미 수출 증가율은 46.9%로서 약 3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주로 화장품, 식품, 패션분야가 주류를 이루고 있음은 구매력과 향후의 소비성향을 예측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중·남미 지역이 기존 원자재와 전략물자 공급선의 대체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중남미 원자재와 곡물의 등의 가치가 상승하는, 이른바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필자도 코로나 발발 이전에는 연구수행의 자료수집 등의 목적으로 몇 차례 파나마 등 중·남미 국가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대부분 매우 낙천적인 국민성과 덜 오염된 자연환경 속 비교적 풍부하고 저렴한 농·수산물의 먹거리, 인터넷·모바일 보급 확대로 인한 온라인 접근성 확대 및 전자결제 증가 등을 목격하였으며, 현재는 사회 전반에 ICT 기술보급과 5G 도입 및 기후변화에 대비한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분산되어 있는 남미 국가들은 지역경제통합을 활용한 지역간·지역내 경제효과를 유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경제통합시장으로는 ‘남미공동시장(MERCOSUR)’,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 그리고 ‘중미5개국’이 있다. 이들 통합체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물류분야에서 도로, 철도, 수운 등을 연결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남미 동안의 대서양과 서안인 태평양을 연결하는 총 연장 3천7백km에 이르는 대륙횡단 철도 프로젝트가 착수되었으며, 이 철로가 완성될 경우 페루에서 볼리비아를 경유 브라질 산토스 지역을 잇는 거대한 역내 내륙물류망이 구축된다. 또한 남미 아마존강 수운연결 프로젝트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강을 따라 인접해 있는 남미 서안의 에콰도르와 콜롬비아를 거쳐 브라질 내륙 중심부의 ‘마나우스’까지도 수운물류망이 형성될 예정이다,

이와 같이 아마존강이 물류 루트로 활용될 경우 동아시아에서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내륙 중심부까지 25일 정도로 단축되어, 현재 파나마 운하를 거쳐 대서양에 위치한 남미 동안을 경유하는 해상운송 소요기간 약 38∼45일에 비해 절반으로 짧아지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태평양을 마주하고 지리적으로 비교적 멀리 위치해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 중·남미는 거리상 상호 비교우위의 교역상품을 경제적인 물류수단으로 공급망을 실현하기는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다. 현재의 여건상 남미와 한국 간 교역품이 이동하는 물류기간은 약 30∼35일이 소요되어 공급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 운송선박들이 미국을 거쳐 미주 서안의 여러 항만을 경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환경 고속 경제선 등의 첨단 수송 모드가 개발되고 있으므로 가까운 장래에 두 지역 간의 물류인프라가 잘 연결되어 운송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남미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신선한 농·수산품들을 접할 기회가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중·남미 국가들과 한국과는 오래된 전통 우방국들이며 경제협력도 급진전되고 있다. 외교부에 의하면 ‘22년을 기준 중남미는 한국과 8개국 4건의 FTA를 체결하고 파나마 등 중미 5개국은 이미 발효되었으며, 남미공동시장과 에콰도르 및 과테말라는 협상 중에 있어 발효가 임박하고, 태평양동맹과 멕시코는 협상 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중·남미 대륙의 국가들과 경제적 협력이 진전되고 수·출입 교역품이 늘어날 경우 원활한 물류 공급망 구축강화가 중요하게 부각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미국의 중국 견제정책과 미·중 간 경쟁에 따른 공급망 영향으로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의 니어쇼어링으로 인한 상품수출 유발효과가 전망되는 상황이므로, 중·남미 대륙을 산재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개될 국제무역에 연동되는 해운물류시장에 보다 깊은 관심이 필요한 때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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