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2023년 한국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

4년만에 부활 ‘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 성공적
産政硏 115명 모여 1박 2일 ‘소통의 場’ 만들어

한국해운협회(회장 정태순) 사장단연찬회가 지난 6월 29일과 6월 30일 이틀간 강원도 영월에 있는 탑스텐리조트 동강시스타에서 115명의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그 어느 때보다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 속에 마무리되었다. 한국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는 2019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코로나로 인해 계속 열리지 못하다가 이번에 4년만에 다시 부활하여 국적 외항선사들과 정책당국자, 연구기관, 언론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해운업계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진로를 모색해 봤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번 연찬회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실로 4년만에 열렸다는 의미 외에도 올해 연초에 양창호 상근부회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해운협회 사무국 체제가 출범한지 처음으로 열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연찬회가 대과 없이 잘 마무리됨으로써 해운협회 새 사무국 체제가 일단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6월 29일과 6월 30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열렸던 2023년 한국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를 기자단 일원으로서 참석했던 기자 입장에서 정리를 해 봤다.<전문>

기자가 해운협회 연찬회가 열리는 강원도 영월의 탑스텐리조트 동강시스타에 도착한 것은 6월 29일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서울의 동쪽 끝에서 출발하여 무려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는 도중에 엄청난 비가 쏟아져서 몇 번이나 차선을 바꾸고 자동차 속도를 늦춰야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서울서 온 사람들은 대부분 3시간 이상을 달려서 행사장에 올 수 있었다고 하니 기자는 비교적 빨리 온 셈이었다.

해운협회 연찬회 개막식이 열리는 지하 1층 그랜드 볼룸에는 이미 많은 참가자들이 와 있었다. 정태순 해운협회 회장 모습도 보였고, 기자는 한국해양진흥공사 김양수 사장과도 마주쳐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코로나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처음으로 보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나누어 주는 행사 자료집을 보니 참가자 명단에는 이번에 장소를 빌려준 SM그룹의 우오현 회장과 계열회사인 SM상선 유조혁 사장의 이름도 보였다. 왜 이렇게 먼 곳을 연찬회 장소로 택했을까 의문이었는데, 탑스텐리조트 동강시스타가 SM그룹 소유라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그 이유를 알 것만도 같았다.

조승환 장관 "선주사업 지속 확대"

해운협회 정태순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해운협회 정태순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3년도 연찬회는 6월 29일 오후 2시에 시작된 개회식을 시작으로 막이 올라 해운의 탑 시상식 및 감사패 수여, 홍보대사 위촉, 기념촬영, 한국해운협회의 업무보고, 임시총회, 위원회별 분임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강원도 영월 동강을 끼고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은 탑스텐리조트 동강시스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해운협회 정태순 회장은 개막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못다한 말씀이 있거나 좋은 의견을 갖고 계신다면 오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서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이 되는데 큰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짧게 인사말을 건넸다. 그리고 그는 뒤이어 “해운을 위해 애쓰시는 정부당국과 지금 이 순간에도 가족과 떨어져 바다에서 고생하시는 해상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짧은 감사의 인사로 개회사를 마무리했다.

정태순 회장은 당초에 준비했던 원고를 단상에 가지고 올라갔으나, 그것을 펴서 읽지는 않고 간단하게 인사말만 하고 내려왔다. 이에 따라 계획보다 빨리 축사를 하게 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잠시 당황 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조승환 장관은 축사를 통해 우선 해운CEO들의 연찬회 개최를 축하한다며 자신을 초대해준 해운협회측과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이어 “해양수산부는 해운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해운경영인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해운의 탑을 제정했다”며 “해운업계의 땀과 노고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승환 장관은 “세계경제는 미중갈등의 계속,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런 저시황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의 국적선사 경영안전판 대책을 마련한 바 있으며 중소 중견선사 구조조정과 ESG경영 지원을 위해 해운산업 위기 대응 펀드도 출범시겼다”고 설명했다.

조장관은 또한 “선사들의 보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공선주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이 공공 선주사업은 국적선사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한편, 금융, 조선, 서비스의 연관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설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장관은 마지막으로 “정부는 지금이 국적선원 양성을 위한 정책 방향과 해결책을 제시할 마직막 골든 타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을 7월중으로 발표하여 선원문제에 대한 특단의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조승환 장관은 축사에 이어 ‘해운의 탑’ 시상식에서도 시상자로 무대에 다시 올라 컨테이너 300만teu를 수송한 HMM 김경배 사장과 화물 1억톤을 수송한 팬오션의 안중호사장에게 각각 해운의 탑 트로피와 꽃다발을 선사했다. 이날 해운의 탑을 받은 두 회사에게는 한국해운협회 정태순 회장이 별도로 300만teu를 상징하는 상금 300만원씩을 각각 시상하기도 했다.

조승환 장관이 HMM 김경배 사장(오른쪽)에게 300만teu 해운의 탑을 수여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조승환 장관이 HMM 김경배 사장(오른쪽)에게 300만teu 해운의 탑을 수여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조승환 장관이 팬오션 안중호 사장(오른쪽)에게 1억톤 해운의 탑을 수여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후 연찬회는 해운협회의 업무보고, 임시 총회, 특강(성신여자대학교 서경덕 교수), 5개 위원회 분임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업무보고 후에 이뤄진 임시총회에는 한국해운협회 회원사들만이 참가하여 △해양진흥공사 출자 문제 △재단법인 ‘바다의 품’ 출연 문제 △선원기급 조성을 위한 임시회비 부과 문제 등을 심의하여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선, LNG→E-암모니아로 가야"

이날 연찬회의 하이라이트인 한국해운협회 업무보고와 분과 위원회별 분임토의에서는 △부족한 선원 문제 △탈탄소화와 친환경 선박 건조 문제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어 중점적인 토론 대상이 되었다.

한국해운협회 업무보고에서 브리핑에 나선 협회 양창호 상근부회장은 △협회의 역량 및 소통 강화 △해운 금융, 경영 환경 개선 △선화주 상생협력 강화 △세무, 회계, 관세 환경 개선 △항만, 물류 제도 개선 △선원정책 노정업무 △환경 안전 제도 개선 △국제협력 업무 △기획 홍보 업무 등 부문별로 나누어 협회가 상반기 동안 해왔던 업무를 사장단에게 상세히 보고했다.

이 가운데서 가장 힘주어 설명한 부분은 역시 선원 문제와 탈탄소화를 포함한 환경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이었다.

양창호 부회장은 업무보고 과정에서 ‘선원 문제의 당면 현안과 대책’을 설명하면서 국적선대 증가와 해기사 부족이 전망됨에 따라 국제선박의 해기인력 고용 안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해기사는 2030년, 2040년 가면 2800~3300명 정도 부족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올 들어 선원정책 전문가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해기사의 적정 고용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양창호 부회장은 외국인 선원공급 후보지인 스리랑카, 필리핀,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을 대상으로 현지 조사에 착수했거나 향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이같은 현지 조사와 신규 선원공급 후보지 검토 내용까지도 취합하여 해외 선원교육 육성(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이와함께 선원 고용 확대 방안의 하나로 선원에 대한 비과세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현행 월 소득 300만원 이하에 비과세를 적용하던 것을 그 한도를 500만원 이하로 올려서 선원들에게 실질 소득 향상의 효과를 부여하겠다는 계획으로 현재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기재부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라고 보고했다.

선원 부족, 특히 해기사 부족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와 협회의 대응방안은 업무보고 이후에 별도의 장소에서 열린 양창호 부회장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주요 이슈였다.

양창호 부회장이 기자단과 인터뷰하고 있다.
양창호 부회장이 기자단과 인터뷰하고 있다.

양창호 부회장은 참가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해기사가 2030년, 2040년경이 되면 2500~3200명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1항기사, 2항기사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오션폴리텍 교육생 확대를 위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며 그래도 부족하다면 △외국인 해기사를 쓸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양 부회장은 외국인 해기사 확보 문제와 관련해 “해외에서 어떻게 하면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해서 우리나라 선박에 승선시켜 오래도록 근무할 수 있게 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 확답을 할 수 없지만 대안이 가능한 부분은 분명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외국의 우수 해기사 양성과 수입에 대한 구상을 해나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문제와 관련 기자들로부터 “해운협회가 외국인 선원 양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 계획이 무산된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양창호 부회장은 “외국에서 우수한 선원을 데리고 오려면 투자가 필요하다. 그냥 시장에서 선원을 데리고 온다면 우수한 선원이라는 보장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투자를 해서 데려와야 하는데, 어떠한 방법이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다. 하반기에는 우리가 이런 것들을 다 정리해 발표할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우수 외국인 해기사 확보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임을 내비쳤다.

사장단 연찬회를 통해 다음으로 많이 거론된 문제가 탈탄소화와 관련한 친환경 선박에 들어갈 차세대 연료 선택 문제였다.

양창호 부회장은 업무보고에서 ‘탈탄소 미래연료 도입 준비 현황’을 보고하면서 “7월에 열리는 IMO MEPC 80차 회의에서 IMO가 초기 전략을 개정하여 탈탄소화 목표를 대폭 강화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즉 2050년에 탄소배출량을 50%로 줄이겠다는 초기의 목표가 유럽지역에서 주창하고 있는 대로 넷제로(무탄소)로 강화될 것이 예상되며 2026년 이후에는 CII 감축률을 강화하고 중기조치 도입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우리 해운업계는 메탄올 추진선박 도입 협의체 설립에 참여하고 있고 청정 암모니아 인프라 구축도 검토중에 있다고 양 부회장은 밝혔다. 양 부회장은 하지만 실제로 우리 선사들이 미래 연료를 정하는 문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선사별, 선박별로 대응을 달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즉, 연료소모량이 많은 대형선박은 LNG선박을 건조하고 사용한 다음에 바이오 LNG나 E-암모니아로 전환하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소형선은 친환경 연료선으로 건조할 경우 화물손실 비용 비중이 크게 증가하여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조 발주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창호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도 “미래연료를 갖고 어떤 선박으로 가져가는가 하는 의사결정으로 인해 앞으로 5년 또는 10년 후의 모든 선박의 수지나 수익성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선주들은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해운업계로서는 그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는 노력을 안 할 수가 없다”라고 말해 미래 연료 결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양창호 부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미래연료와 관련하여 “대형선은 그냥 지금처럼 LNG나 바이오연료를 갖고 가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암모니아나 메탄올로 가봐야 대안이 없다. 하지만 암모니아, 메탄올 가격이 40% 이상 싸진다면 우선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소형선들은 아무리 친환경으로 만든다고 해도 암모니아나 메탄올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양부회장은 이어서 “선사들이 앞으로 선박을 짓는데 어떻게 가야 할지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역할을 협회가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창호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선원 문제와 친환경 선박 문제 이외의 중요한 과제로 ‘선사들의 부실화 방지를 위한 금융지원 문제’를 꼽았다. 양 부회장은 선사들에 대한 금융지원과 관련하여 “정책금융기관들이 국적선사에 대해 보다 폭 넓은 정책 금융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전제하고 향후 그동안 잘 쓰지 않던 무역보험공사의 선박금융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고선 도입에도 무보의 대출보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5개 분과위원회별로 토의 내용 발표>

해운협회의 업무보고가 끝나고 양창호 부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시간에 국적선사 사장단은 5개 분과위원회(정책, 항만·물류, 해무, 환경·안전, 국제·조사·홍보)로 나뉘어 현안문제에 대한 집중 토론에 들어갔다.

5개 분과로 나뉘어 토론했던 분임토의 내용은 개막식 다음날인 6월 30일 오전 9시 20분에 각 분과 위원장이 나서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장소는 개막식이 열렸던 그랜드볼룸이었다.

◆정책 “선사 공동행위 가이드라인 필요”

제일 먼저 발표에 나선 것은 정책위원회 위원장인 HMM의 김경배 사장이었다. 정책위원회 분임토의에는 남성해운, 동영해운, 범주해운, 장금상선, 태크마린, 현대LNG해운,흥아라인의 대표들과 KMI 고병욱 본부장, 한국해양진흥공사 윤상호 실장 등이 참석하여 토론했다.

김경배 정책분과 위원장은 분임토론 내용을 발언한 순번대로 그대로를 요약하여 설명했다. 정책 분과에서 처음 제기된 문제는 공동 발주하기로 한 피더 컨테이너선의 견적 단가가 너무 높아서 채선상이 확보 되지 않고 따라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대해 해양진흥공사측은 “개별선사들의 채산성 문제라은 차원보다도 원리금 상환시 문제가 된다면 지원방안을 검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음으로 공정위원회 행정소송건과 관련한 의견도 제시됐다. 공정위의 조사로 인해서 컨테이너선사들이 상당히 위축되어 있고, 시황의 하락으로 인해 선사들간의 협업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에대한 타개책을 협회 차원에서 검토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김경배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책위원회나 해운협회 전체에서 법률 검토 등을 통해 선사가 할 수 있는 공동행위의 범위를 명확화하기 위한 공동행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부분은 정책위원회 차원이나 협회 차원에서 좀 더 연구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세 번째로 지적된 사항은 우리나라 전략화물을 국적선사만 실을 수 있게 했을 때의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이었다. 전략화물을 우리 국적선사만 운송도록 한다면 다른 나라의 전략화물을 우리가 유치할 명분이 사라지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경배 위원장은 “맞는 얘기 같지만, 어찌됐던 우리 전략화물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서 국가적인 차원의 검토가 더 필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책분과에서는 이밖에 중소선사들이 디지털라이제션과 디카보나이제션과 관련하여 서로 협업을 하는 문제, 선화주가 디지털로 연결되어 보다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었다.

◆항만·물류 “부족한 도선사 증원 필요”

다음은 항만물류위원회 위원장인 팬오션 안중호 사장이 분임 토의 내용을 요약하여 발표했다. 항만물류위원회 분임토의에는 현대글로비스, 동진상선, 선우탱커, 지성해운, 팬스타 등 국적선사 대표들과 해양수산부 진승준 사무관, KP&I 성재모 전무, 한국근해수송협희회 김근홍 국장 등이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했다.

항만물류분과에서 제기된 첫 번째 문제점은 예도선과 관련된 것이다. 양질의 도선 서비스를 위해서 현재 부족한 도선사를 증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도선사 과실 책임 문제와 관련하여 과실 배상 책임이 국가마다 다른데, 파나마 등 해외사례를 조사해서 그것을 벤치마킹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함께 예선과 관련하여 일부지역에서 예선 입찰 참여가 거부 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얄러졌는데 이런 부분도 협의를 통해 개선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한국해운협회 내에 ‘항만 애로사항 개선 TF’가 구성돼 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항만 시설이나 서비스 제공이 과점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이와 관련하여 인상요율이 좀 과도하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마지막은 선화주 상생 협력 분야에 대한 의견인데 이와 관련 안중호 위원장은 “포스코플로우 하고의 협력, 발전사들과의 실무협의 등 해운협회의 선화주 상생협력 업무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무 “일반선박 외국인 채용 자율화를”

해무위원회는 박정석 위원장 대신에 부위원장인 흥아해운 이환구 사장이 분임토의 결과를 발표했다. 선사측에서 신성해운, 우양상선, 태영상선, 티피아이메가라인 등의 대표들이 참석했고 해양수산부 이민석 과장, 해기사협회 김종태 회장, 해운협회 이철중 상무 등이 참석하여 분임 토의를 했다.

이환구 부위원장은 “지금 해기사 부족 이슈는 세계적인 문제로 2020년에 세계 상선대는 6만 2500척이고 선원 해기사 수요는 68만명인데 2030년이 되면 상선대는 6만 6400척까지 늘어가고 수요도 75만명으로 늘어나 부족한 해기사는 5만 5000명으로 확대 된다”고 지적 했다.

해기사 부족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소위 10대 선원 공급국인 필리핀, 미얀마, 중국,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의 해기사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가 유럽의 선주들은 아시아 공급국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주변 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해기사 인력 수요는 2030년이 되면 9500명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되지만 실제로 승선할 수 있는 인원은 6600명으로 줄어들 것이 예상이 되고, 따라서 2900명 정도가 부족할 것이 현재 상태로도 예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분임토의에서는 외국인 선원 고용 제한을 이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 됐다고 한다. 필수선박 87척에 지정선박 159척 합쳐서 246척은 별도로 하더라도 일반선박 920척에 대해서는 외국인 선원이라도 선기장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자율화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선사측에서는 우선 대형선이나 전략물자 수송선, 필수 선박의 경우는 한국해기사를 정예화, 엘리트화 해서 육성하여 향후 스마트 자율운항 선박 등에 대비해 해야 하고, 그 외의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일반 선박은 외국인 고용을 자유화하고 외국인 해기사를 자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다음으로 해기사의 장기승선을 유도하는 방법에 대한 제안들이 제시됐다. 1급항기사의 장기 승선을 유도하기 위해 육상직 채옹시에 가산점을 부여하자는 의견도 나왔고 지급별 승급기간을 단축하여 심리적인 안정을 갖도록 유도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승선 기간을 단축하고 충분한 유급 휴가를 주는 방안도 제시가 됐다. 현재 6개월 승선에 2개월 휴가가 대부분이지만 앞으로는 3개월 승선에 3개월 휴가로 점차적으로 바꾸고 유급 휴가기간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MZ세대들에게는 정시 교대와 SNS를 포함한 사회연결망 유지를 위해 인터넷 환경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족한 해기사를 메꾸기 위해 외국인 해기사를 육성하는 방안도 중요한데 이 문제는 한국해운협회 차원에서, 더 나가 국가차원에서 실습을 지원하거나 양성기관을 설립하거나 하는 쪽으로 지금부터 여라가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현재 외국인 해기사 양성 체계가 시급한데 우선은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으로 순차적 접근하여 우리나라 해양대학이나 해양연수원과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환구 부위원장은 “향후 2,3년이 우리가 고민하는 선원 부족 문제를 대비하고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다”라는 말로 분임토의 내용에 대한 보고를 마쳤다.

◆환경·안전 “PSC 출항정지 없도록 노력해야”

환경안전위원회는 위원장인 화이브오션 조병호 사장도 분임토의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안전위원회 분임토의에는 국적선사에서 에이치라인해운, 대유상선, 필로스, 쌍용C&E, 유코카캐리어스, 지성쉬핑 등의 대표들이 참석을 했고 해양수산부 이창용 과장, KMI 이호춘 실장, 한국선급 김경복 전무 등이 참석하여 토론을 벌였다.

조병호 위원장은 “7월 3일부터 7월 7일까지 열리는 IMO의 MEPC 80차 회의에서 IMO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략초안이 어떤 형태로든 개정될 것이 확실하다”고 전제하고 “미래 연료에 대해서 5000gt이상의 대형선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 중소형 선사들이 가지고 있는 소형선박들에 대서는 논의 자체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걱정이 많다”며 정부당국과 선급이 특별히 소형선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조병호 위원장은 또한 탈탄소화 문제와 관련하여 “미래 연료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 등 신조선에 대한 얘기만 되고 있는데 우리 발등의 불로 떨어진 현존선에 대한 대책은 사실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선사가 친환경 연료에 대한 구체적인 경제성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계산식을 개발하여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해양안전위원회 분임토의에서는 탄소포집이 탄소저감 조치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해운협회가 노력해달라는 요구사항도 있었고, CII 등급 계산시 체선기간에 소모된 연료량은 제외하거나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이와 함께 세미 라이너 선박이나 터빈 선박에 대해서는 별도의 계산식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함께 화주가 탈탄소 비용증가의 원인 제공자라면 해당 비용을 화주가 부담할 수 있도록 선화주 협의를 통해 협력을 얻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바이오 연료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인프라 구축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도 나왔다고 한다.

마지막의 해무위원회는 PSC 출항정지 대책과 관련하여 출항정지가 선사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출항정지가 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조병호 위원장은 “동호주 같은 경우는 출항정지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 했다”며 “선급이 강제로라도 사전 검사를 해서 PSC에 의한 출장정지 사례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데 공감대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국제·조사·홍보 “MZ세대에 해운이미지 개선 필요”

마지막으로 국제조사홍보위원회 위원장인 SK해운 김성익 대표의 분임토의 결과 발표가 있었다. 국제조사홍보 분임토의에는 국적선사인 그린에스엠, 세안해운, 유코카캐리어스, 제일인터내셔널, 청양해운, KSS해운 등의 대표가 참석했으며 KP&I의 피태수 상무 등도 참석하여 토의에 임했다.

김성익 위원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해운홍보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부정책 지원과 선원 종사자의 확보라는데 공감대를 이루고 정부의 해운산업 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해운의 중요성을 홍보할 필요가 있으며, 부족한 한국인 선원 확보를 위해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여 해운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해운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해운이나 조선 학과를 대상으로 선사 CEO들의 특강을 추진해 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와함께 해운협회와 유관 단체간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일관성 있는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며 해운홍보에 대한 장기적인 추진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해운산업의 인식 개선을 위해서 미디어를 적극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바다의 품’에 예산을 편성하여 해운이나 선원 관련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하여 해운이나 선원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해 보자는 것이다. 이밖에도 정책사항과 관련하여 한국인 선원 장기승선을 유도하는 여러 가지 방안과 외국인선원 인력확보 관련한 제안 사항 등 타 분과위원회에서 토의돼야 할 내용들도 다수 의견으로 제시됐다.

정회장 “선원문제 꼭 해결하자” 호소

5개 위원회별 분임토의 결과 발표가 모두 끝나자 마지막으로 해운협회 정태순 회장이 등단하여 분임토의를 포함한 연찬회 전체에 대한 마무리 총평을 했다.

정태순 회장은 연찬회 마무리 발언에서 “금년도에 톤세가 가장 걱정이 된다”고 전제하고 “힘을 합쳐 기회를 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바로 선원문제”라고 지적하고 “선원직이 괜찮은 직업이라는 인식이 생길 때까지 모두가 힘을 합쳐서 선원 부족 문제를 올해까지, 늦어도 내년까지는 꼭 해결 해내자”고 역설했다.

정 회장은 “바다의 품 출범 이후 우리 뒤에는 500만명의 해운 서포터들이 있다”고 강조하고 “해운협회가 뭔가 나서서 주장하면 500만명이 지지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태순 회장은 수년전 바로 해운협회 연찬회에서 국적선사 CEO가 하는 말을 듣고 해운회사 주식을 사서 대박이 났던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고는 “여기 모인 CEO들이야말로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런 모임을 잘 활용하면 돈도 벌고 우리 해운도 잘되는 것이니 많이 참여해 주기 바란다”고 말해 해운협회 주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과 해운업체끼리 상생 협력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2023년 한국해운협회 연찬회는 9월 30일 오전 10시경에 폐막되었다. 참가자들은 장금상선, HMM, 팬오션, 유코카캐리어스 등에서 마련한 포대 쌀, 황태세트, 김세트, 고추장세트 등 선물보따리를 차에다 싣고 하나 둘 대회 장소인 동강시스타를 떠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동강시스타의 소유주인 SM그룹의 회장과 계열선사 사장들은 보이지 않아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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