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존슨(Eric Johnson), JOC 물류 테크 수석 에디터

에릭 존슨 JOC 에디터
에릭 존슨 JOC 에디터

물류 테크 전문가들은 이른바 거대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s, LLMs)이 당장은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제품 개선 가속화에 도움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화주가 국제화물 운송 관련 작업 흐름 관리 방식을 재구성하는 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LLM인 ChatGPT가 인공지능(AI)의 잠재력을 비전문가들에게 명확하게 보여준 지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B2B 사용에서 LLM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생성형 AI 기술과 관련해서 회의론이 등장한 배경에는 물류업에 딱히 큰 진전을 가져오지 못했던 과장된 기술이 최근 몇 년 동안 넘쳐났다는 사실이 한 몫 했다. 블록체인이 그 대표적 예로, 2018년 일반 비즈니스에선 두각을 나타냈지만, 아직 글로벌 물류 분야에서는 혁신적인 응용 사례를 보여주지 못했다.

일부 물류 테크 전문가는 물류업에서 사람이 소프트웨어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LLM이 바꿀 것이라 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스마트 홈 기기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것처럼 물류 관리자가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대륙 간 운송을 실행하게 하는 것은 현실과 한참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물류 분야에 미치는 영향 패턴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첫째, 물류 특화형 LLM이 ChatGPT와 같은 범용 LLM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 둘째, LLM의 즉각적인 가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및 프로그래머가 이런 시스템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 이해하는 데서 발생할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믿고 있는 생성형 AI의 잠재력이 물류 세계에서 발휘될 수 있는지는 프롬프트의 효과에 달려있다. (프롬프트는 원하는 답을 도출하기 위해 LLM에 적절한 질문을 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현재 AI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사용 사례는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받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고객 지원 및 고객 서비스 분야"라고 포워더 포르토(Forto)의 마이클 왁스(Michael Wax) CEO가 저널 오브 커머스에 말했다.

명확하게 말하면 LLM은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물류 업계의 소프트웨어 업체는 계속 증가하는 데이터 풀에서 사용자가 정보를 쉽게 추출하거나 기존 레거시 시스템에서 운송 관리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려고 수년간 노력해왔다.

일부 회사는 기계가 인간과 "대화"할 수 있도록 LLM을 활용하는 물류 특화 챗봇을 만드는 데 전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봇(bot)이 배송 견적을 받고, 배송을 추적하고 예약하며, 실시간으로 응답하도록 하는 것이 아이디어"라고 Matt Motsick(매트 모트시크) Rippey.ai CEO가 말했다. Rippey.ai는 자체적으로 만든 LLM을 기반으로 포워더를 위한 물류 특화형 봇을 만드는 기업이다.

"ChatGPT에서는 운송 견적을 받을 수 없다. ChatGPT는 기업 내부 및 연구용으로는 훌륭하지만, 고객용으로는 ChatGPT만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Rippey.ai는 AI 전문가가 아닌 사용자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LLM의 한 예이다. 모트시크 대표는 LLM을 사용하여 비즈니스 간의 상호 작용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물류 사용자들이 LLM을 '물류 언어 모델(logistics language models)'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CL, LCL, CBM과 같은 용어로 훈련받았기 때문에 챗봇은 고객이 정확히 무엇을 찾는지 안다”면서 "우리는 물류 언어 모델을 구축하는 데 4년을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Rippey.ai의 봇이 LLM이 이미 소프트웨어 사용자를 어떻게 돕는지 보여주는 예라면, 업계 일각에서는 관련 전문지식이 있는 프로그래머가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여긴다. LLM은 인간의 언어뿐만 아니라 코딩 언어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LLM이 엔지니어 팀의 역량을 확장하고 제품 개선을 빠르게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속시킬 것이라는 이론이다.

세계적인 운송 및 구매 관리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의 임원 중 한 명은 LLM이 정확히 그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임원은 저널 오브 커머스에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1인당 속도가 10~30%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1인당 연간 1,000달러에 약 20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포워더를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Expedock은 올해 초 기업의 공급망 데이터를 검토해서 질문에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을 도출하도록 설계된 챗봇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사용자들이 필요한 운송 데이터를 찾기 위해 TMS(Traffic Management System)를 일일이 뒤질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 아이디어였다"고 킹 알랜디 다이(King Alandy Dy) Expedock CEO가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앞으로 기업이 미래에 공급망 데이터와 상호작용할 한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AI 모델들이 다룰 수 있는 다른 흥미로운 사용 사례도 여럿 있다"고 덧붙였다.

Expedock은 공급망 예측 및 의사결정을 개선하여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것, 이메일, 고객 리뷰, 소셜 미디어 게시물 등 비정형 데이터 소스에서 통찰력을 추출하는 것, 그리고 고객 문의에 자동 응답을 생성하고 공급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기 위해 사람과 유사한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 등 LLM을 이용한 다른 실험도 하고 있다.

물류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LOG-NET의 CEO인 존 모틀리(John Motley)는 생성형 AI가 "AI 발전에 커다란 부흥을 일으켰다”며, "ChatGPT와 LLM은 대규모 데이터 세트와 적응형 알고리즘의 결합이 얼마나 인간 지능에 근접했는지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AI는 점점 더 정교해지는 알고리즘을 통해 더 큰 데이터 세트를 처리하여 결과를 결정하는 능력인 계산 지능에 크게 기반을 두고 있다고 모틀리 대표는 설명했다. "AI의 공통 요소는, 기계의 인지 지능이 때때로 인간의 인지 지능을 능가한다는 것이 이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모트시크와 마찬가지로, 모틀리 역시 물류 컨텍스트 없는 LLM의 가치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며, "인간 모델을 훈련하는 것만으로는 창의적이고 빠르지만 멍청해 보이는 기계를 만들 수 있다. LLM에 대한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알고리즘, 그리고 AI 전문 지식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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