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만에너지솔루션즈 우베 라우버 대표

만ES의 우베 라우버 대표
만ES의 우베 라우버 대표

엔진개조 솔루션·엔진 최적화 서비스 제공
암모니아 엔진 시험中, 2025년 판매 목표

세계 최대 선박용 엔진 메이커인 만에너지솔루션즈(MAN Energy Solutions)의 우베 라우버(Dr. Uwe Lauber) 대표(CEO)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박을 신조 발주하는 것보다 기존 선박을 이중연료 선박으로 개조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3일 한국을 찾은 만ES 우베 라우버 대표는 한국해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암모니아 엔진 개발 현황을 비롯해 환경규제, 대체연료, 엔진개조 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대체연료에 대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기존 선박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그의 일환으로 이중연료 엔진으로 개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우버 대표는 “시간적,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신조보다 개조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이중연료 엔진 개조 작업이 쉽지 않지만 충분히 가능하고 신조에 비하면 비용과 시간 모두 강점이 있다. 만ES는 다양한 이중연료 엔진 개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라우버 대표는 기존선 온실가스 배출규제인 EEXI와 CII를 충족하기 위해 운항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으며 만ES의 디지털 플랫폼인 ‘퍼포먼스 스코어’를 통해 엔진 최적화를 진행할 경우 5% 정도의 연료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대체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 엔진 개발과 관련해서는 7월초 연소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2024년까지 안전테스트를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우버 대표는 미래 연료전환기에 다양한 대체연료들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택하기전 다양한 연료들의 장단점을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오 연료나 선상 CCS 등을 통한 규제 대응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답변을 내놨다. 바이오 연료의 경우 혼합비율을 높일 경우 일정부분의 엔진 개조가 요구되고 식물에 기반해 생산되기 때문에 공급량이 충분치 않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선상 CCS에 대해서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훌륭하지만 설비가 너무 크고 포집된 CO2 보관 때문에 화물 적재 공간이 줄어드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다음은 라우버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암모니아가 차세대 대체연료로서 해운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독성과 부식성 때문에 우려도 크다. 엔진 제조사 입장에서 이런 우려를 기술적으로 해소할 수 있나?

=암모니아에 대한 우려들은 현재 만ES의 기술로 거의 대부분 해소가 가능하다. 암모니아는 이미 하나의 제품으로 생산되고, 사용되고 있다. 다만 암모니아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선박 연료로 암모니아를 사용하려면 당연히 우려와 제약사항이 있다. 사실 모든 연료는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고 다른 대체연료인 LNG와 메탄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다. 한가지 솔루션만 있다면 간단하겠지만 더이상 그런 시대가 아니다. 미래는 다양한 여러 연료 옵션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양한 연료들의 장단점을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암모니아도 단점에 집중하기 보다 암모니아가 왜 적절하고 올바른 솔루션이 될 수 있는지 보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암모니아 엔진 개발 상황은 어떤가?

=우리가 개발중인 암모니아 엔진은 2행정 대형엔진인데 아직 개발 초기 단계다. 상용화까지는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은 암모니아 엔진의 기술적인 부분을 개발하는 단계이고 실제 상용화를 위한 규제나 표준화가 아직 없다. 심지어 항만에서 암모니아 벙커링 조차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암모니아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하다. 우리가 암모니아 엔진 테스트 시설을 허가받기까지 1년반 정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 현재 상용화된 LNG나 LPG, 메탄올 등도 사실 오랫동안 상용화 준비를 거쳤다. 메탄올 엔진만 하더라도 5년 전부터 연소 테스트를 해왔다. 암모니아 엔진은 7월초에 첫 번째 연소 테스트를 마쳤다.

만SE가 개발해 7월초부터 시험 운전중인 암모니아 2행정 테스트 엔진.
만ES가 개발해 7월초부터 시험 운전중인 암모니아 2행정 테스트 엔진.

-암모니아 엔진을 발주한 곳은 없나?

=아직 없다. 그러나 관심을 보이는 곳은 정말 많다. 우리는 암모니아 엔진에 관심을 표하는 많은 파트너들에게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아가자고 제안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을 중요시 한다. 안전한 엔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암모니아 엔진 R&D를 완료하고 2024년까지 관련된 안전성 테스트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때까지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규제나 표준 등이 완료된다면 2025년 이후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메탄올 추진선 신조 발주도 많지만 개조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대체연료 개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대체연료 엔진 개조 시장의 향후 전망은 상당히 밝다. 현재 논의되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선박들을 모두 폐선할 수는 없다. 따라서 기존 중유(HFO)를 사용하는 엔진을 LNG나 LPG, 메탄올 등 대체연료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할 필요가 있다.

엔진 개조가 쉽지 않지만 만ES는 개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만 엔진이 장착된 선박이 전세계에 약 2만척 정도되는데 이들 모두를 이중연료 엔진으로 개조할 수는 없다. 선박이 너무 노후됐거나 기술적으로 개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수리조선소 캐퍼 문제도 있다.

엔진 개조는 먼저 선주와 어떤 대체연료를 선택할 것인지 논의하고 수리조선소와 계약후 실제 개조작업이 진행된다. 엔진 개조는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고 특히 이중 연료 엔진 개조 경험을 가진 수리조선소가 많지 않아 개조작업이 제한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메탄올 엔진 개조가 어렵고 메탄올 가격도 높은데도 최근 여러 선사들이 메탄올 추진선 개조를 추진하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결국 기후변화 때문이 아니겠는가? 신조만으로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충족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기존선 개조는 일정 부분 필요하다. 경제성 문제도 고려 대상인데 신조보다 개조가 더 경제적일 수 있다. 현재 조선소들의 신조 슬롯이 꽉 차 있어 신조선 인수까지 너무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신조선가도 대단히 높다. 시간적,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신조보다 개조가 더 유리하다.

기존 연료보다 친환경 연료가 4배에서 최대 6배까지 비싸지만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가령 컨테이너선은 우리가 입고 있는 티셔츠, 운동화 등 다양한 제품을 운송하는데 이 선박을 메탄올 추진선으로 개조해 운항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은 결국 최종 소비자들이 감수하게 된다. 메탄올 추진선 개조비용과 연료비용을 모두 고려해봐야 최종 소비자가 1인당 추가 지불해야할 비용은 몇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요즘 탄소 중립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소비자들이 상당히 많다. 이들은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친환경 연료인 메탄올을 이용해 운송된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선사 입장에서 개조가 필요없는 바이오 연료가 더 경제적인 선택 아닌가?

=바이오 연료도 혼합비율을 높이면 엔진 개조가 필요하다. 바이오 연료와 중유를 2:8 비율로 혼합하면 개조 없이도 사용가능하지만 바이오 연료 혼합 비율을 높이면 점도 등 성상이 달라져 엔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인데 바이오 연료를 10~20% 정도 혼합해서 사용하면 문제될 게 없지만 20% 이상 혼합비율을 높이면 상당 부분의 부품 교체가 필요하다.

바이오 연료는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중유가 약 3억톤 규모인데 이 정도 규모를 바이오 연료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바이오 연료는 식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 또한 바이오 연료는 육상, 항공기 수요도 많기 있기 때문에 선박용으로 조달하는 데 제약이 있다. 일부 소형 선박에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대형 선박에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ES는 고객들이 바이오 연료 혼합 비율을 높여 사용하고자 한다면 실린더 라인너를 비롯한 부품 교체 등을 컨설팅해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EXI·CII 등 당장의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충족하려면 결국 엔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기존 엔진 효율성을 높이는 서비스가 있나?

=선박의 연비를 개선하려면 엔진 뿐만 아니라 선박 전체를 살펴봐야 한다. 만ES는 엔진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인 ‘퍼포먼스 스코어(Performance Score)’를 개발했다. 퍼포먼스 스코어는 해상 시운전부터 현재까지 엔진 데이터를 분석해 엔진을 디지털적으로 최적화시킬 수 있다. 이 패키지를 활용한 고객들은 선박의 총 연료 소비량을 최대 5%까지 절감하고 있으며 규모가 작은 선박일지라도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소프트웨어와 엔진 최적화 뿐만 아니라 운영 방식(control operation)과 프로펠러, 기어박스, 샤프트 등 보조 시스템을 통한 최적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최적화돼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다.

-선상 CCS 설비로도 규제 대응이 가능한데 만ES도 선상 CCS 설비를 개발하고 있나?

=만ES는 육상용 CCS 기술은 이미 확보하고 있고 파트너사들과 선상 CCS에 대해 기술적인 논의는 하고 있지만 크게 관여하지는 않고 있다. CCS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0% 정도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를 완벽하게 충족시킬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 설비가 상당히 크고 선상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보관할 공간도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화물적재 공간이 그만큼 줄어드는 문제점도 있다. 그럼에도 CCS 기술 자체는 상당히 좋다. 다만 어느 시점에 선상 CCS가 충분한 경제성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암모니아외에 다른 대체연료 엔진 기술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 있나?

=LNG와 LPG, 합성 메탄, e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은 이미 개발돼 공급되고 있고 암모니아는 개발 중에 있다. 수소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소가 과연 대형 선박에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대체연료 엔진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중연료 기술이다. 기본적으로 중유와 대체연료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대체연료가 경제성이 있을 때까지는 중유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육상에서 내연기관들이 사라지고 있다. 해상에서도 언젠가 내연기관이 사라질 텐데 만ES의 사업 모델도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선박의 종류와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레저용 선박은 전동화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컨테이너선과 같은 대형 선박들은 최소 20~30년 이상 내연기관이 사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령 한국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 컨테이너선이 운항하는 데 약 4주 이상 소요되는데 이런 경우 배터리로 구동하는 것은 여러 문제가 있다. 배터리 부피가 커 화물 적재 공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중량도 문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중량이 상당한데 4주동안 사용할 배터리를 적재하려면 배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 항만에 기항했을 때 재충전도 문제다. 대형 선박의 배터리를 2일내 충전하려면 최소 원자력발전소 2기는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현재 상황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향후 30년후 기술적으로 훨씬 발전되고 개선될 것이다.

-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하면 지적하신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지 않나?

=물리적으로 대형선박에 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형선박을 구동하려면 5~8 메가와트 이상의 모터가 필요한데 이럴 경우 모터와 연료전지가 엄청나게 커져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가능할 수도 있다. 실제로 엔진과 연료전지를 병행하는 연구들이 많이 진행중인데 아직까지 실선으로 나온 경우는 극히 드믈다. 연료전지 가격이 너무 높은 것도 문제인데 내연기관에 비해 4~5배정도 비싸다.

-타엔진 제조사들과 비교해 만ES만 강점은 무엇인가?

=만ES의 강점은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만ES는 오랜 기간 여러 종류의 연료를 다룰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해왔다. 메탄올 엔진은 5년 동안 수천 시간에 달하는 운전 실적을 갖고 있고 LPG 엔진 역시 비슷한 운전 시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LNG 엔진은 고압분사 방식으로 동급 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암모니아 엔진도 아직 상업화 단계는 아니지만 테스트 시설에서 시험 운전하고 있다.

만ES는 해운 탈소화라는 목표를 위해 여러 분야의 기술을 개발에 참여하고 있어 유연성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기술 개발은 협력사들과의 관계가 중요한데 특히 한국 협력사들과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만ES는 250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모든 종류의 엔진 최적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 신기술이 시장에 도입되면 항상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만ES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풍부한 엔지니어 풀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만ES는 전세계 140여개 서비스 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이는 다른 어떤 기업도 갖추지 못한 만ES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해운·조선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국은 만ES과 매우 가까운 파트너로서 기후변화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운업계는 기후변화에 기여할 부분이 많이 있고 그래야만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한 기업,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에 파트너십이 너무나 중요하다. 지난 10여년간 한국 기업들과 만ES는 그러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 우리가 다시 힘을 합쳐 최근 IMO가 제시한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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