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현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편집자주 : 이번 칼럼은 김인현 교수가 지난 7월 16일 일본 홋카이도 대학에서 한국경영법률학회가 개최한 ‘2023년 하계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해운신문 독자들을 위해 수정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1. 서론

김인현 교수
김인현 교수

회사경영권을 획득하는 방법은 회사를 인수 및 합병하거나 최대 주주가 되는 것이다. 최대주주가 되는 방법으로는 신주를 발행해 제3자가 이를 인수하는 방법,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을 매입하는 방법, 영구채를 발행한 것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조선소로 잠수함, 군함 등 방위산업, LNG운반선 건조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2010년대 해양플랜트에 진출했다가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산업은행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해 최대주주가 돼 대우조선을 관리해 왔다.

2022년 4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결성됐는데 필자도 사외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해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해 2023년 6월 새출발하게 됐다. 한화는 제3자 인수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형식으로 대우조선을 인수했다.

HMM도 대우조선과 같이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데 민영화가 추진될 예정이다. HMM의 민영화에 대우조선의 최대주주 변경 선례가 활용될 수 있을지 알아본다.

2. 경영권 확보의 방법

(1) 주식을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 획득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취득해 50%를 넘어서면 최대주주 지위를 가지게 된다. 의결권은 통상주식 1주에 1개의 의결권이 주어지므로 표대결에서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 기존에 발행된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구하는 방법이 있고 신주를 발행하면서 이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는 방법이 있다. 후자는 기존의 경영층과 교감이 있어야 한다. 기업구조를 변경할 경우에 나타난다.

(2) 채권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는 방법

회사에게 대출을 많이 해주어서 금융채권을 가진 은행이 경영권을 장악하여 구조조정을 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대출금을 주식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대주주의 주식을 무상감자시킨 다음, 신주를 발행하여 채권자에게 인수시키는 방법이다. 대우조선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산업은행이 최대주주가 되어 사실상의 경영권을 장악해오고 있었다. 

3. 선박 건조의 특유한 대금 수령

선박을 건조할 때 건조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건네진다. 통상 5번에 걸쳐서 건조대금이 분할해 지급된다. 이 경우 선수금으로 재료를 구입해서 건조하게 되므로 외상건조의 문제는 없다. 그러나 헤비 테일의 경우 대부분의 건조 자금을 발주사는 인도시에 지급한다. 헤비테일 방식의 경우 조선소는 건조기간 필요한 재료를 구입함에 자신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조선소는 2년간 외상으로 선박을 건조하게 된다. 이와 같은 방식이라면 조선소는 수주가 많을수록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하게 된다.

2021년 들어와서 조선소들은 활황으로 많은 수주를 하게 됐다. 대우조선도 향후 2~3년에 걸쳐 건조자금이 필요하게 됐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등과 대출약정을 체결해두고 있었다. 최대주주이자 대출을 담당한 산업은행과도 약정대출금을 소진한 상태였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도 민영화의 방침에 따라 2조원의 자금을 조달해줄 인수자가 필요했다.

4.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경과

(1) 한화그룹과의 조건부 투자합의 체결

2022년 9월 26일 대우조선 임시이사회가 소집됐다. 한화가 2조원을 투입한다는 안이 제출됐다. 스토킹 호스방식으로 경쟁하는 모양을 가졌다. 신주를 발행해 제3자가 모두 인수하는 방법을 택한다는 안이었다. 신주를 발행해 제3자가 인수하는 방식은 정관과 상법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상법 제418조 제2항)(정관 제11조). 상법에서는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의 목적 달성”이라는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제출된 안에서는 산업은행이 2대 주주(28%)로 남는다는 점에서 최후의 안전판이 확보돼 있었다.

(2) 예상됐던 법적 효과

첫째, 경영권의 이전이 예정됐다. 한화가 지분 45%를 소유해 최대주주가 되는 점이 가장 중요한 법률효과였다. 산업은행은 지분이 55%에서 28%로 내려가서 2대 주주가 된다. 결국 한화가 최대주주가 돼 경영권을 장악한다. 대표이사 등 등기이사진의 교체가 예상됐다.

둘째, 자본의 증가가 예상됐다. 신주발행으로 2조원의 자본이 증가한다. 부채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현재 자본 약 1조5천억원, 부채 약 10조원으로 부채비율이 713%이나 인수후 자본 3조5천억원, 부채 10조원으로 30% 내외가 된다.

셋째, 건조자금의 확보가 가능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본이 부족했던 바 2조원의 자금이 유입되면 수주한 선박을 순조롭게 건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더 이상 대출이 되지않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과 약속한 RG 발행 등 금융지원을 5년간 계속한다.

(3) 경쟁입찰 및 실사

대우조선은 홈페이지에 입찰참여자 모집을 공고했다. 한화 단독으로 신주인수당사자를 정하게 됐다. 협상시 제공된 내용보다 회사가 불량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부채증액은 수용하는 조건을 가졌다. 한화는 실사를 하게 됐다.

(4) 신주인수계약

2022년 12월 6일 한화그룹을 최종 투자자로 확정하고 12월 16일 신주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인허가 추진 등 거래종결에 대한 선행조치를 완료했다. 8개 경쟁당국 기업결합승인도 완료됐다.

(5) 5차 정기이사회 개최(2023년 5월 8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제24기 1차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다. 임시주총을 2023년 5월 23일 오전 9시 30분 거제시 대우조선 오션플라자 해피니스홀에서 개최하고 제1호 의안-정관변경의 건, 제2호 의안-이사 선임의 건(사내이사 3, 사외이사 4, 비상무이사 1인) 등을 정했다. 두 번째 안건으로 가장 중요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발행 승인의 건”을 결의했다. 기명식 보통주식 약 1억주를 발행하고 신주의 발행가격은 1만 9150원으로 한화는 약 2조원의 주식을 구입하게 된다. 세 번째 안건으로 대우조선의 자회사인 삼우중공업 금융지원 합의체결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6) 5차 임시이사회 개최(2023년 5월 23일)

한국수출입은행 무보증사채 인수계약에 대한 변경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이사회가 승인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가지는 무보증사채에 대한 미지급이자를 대우조선에 출자전환해 한화를 도와주기로 했다. 영구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던 것을 수출입은행이 출자로 전환해 한화를 도와준 것이다.

(7) 임시주주총회(2023년 5월 23일)

드디어 대우조선의 조선소가 있는 거제도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는 주주총회에 출석해 결의에 참가할 수 있는 권리(의결권)를 가진다. 1주 1의결권의 원칙이다. 정관 변경에서 회사의 명칭이 대우조선에서 한화오션으로 변경됐다. 새로운 이사가 선임됐다. 서울 사무소에서도 같은 시각에 새로운 이사들이 이사회를 열어서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신주인수대금에 대한 현금납입이 이루어져서 신주인수 거래가 종결됐다.

5. 회사법상 쟁점

(1) 신주인수의 방식

신주를 발행하면 자본금이 늘어난다. 신주를 발행해 구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경영권을 넘기기 위해는 제3자에게 전액을 인수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주주에게는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제한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제3자 인수방식의 효력이 있도록 한다. 대우조선의 경우 경영의 합리화를 위한다는 조건을 충족한 것이라서 이사회의 승인을 얻었다.

(2) 자회사의 처리

대우조선이 100% 주식을 가지는 삼우중공업이라는 자회사가 있었다. 자회사도 한화가 튼튼하게 인수하는 것으로 약정됐다. 산업은행(886억원)과 대우조선(150억원)은 각자의 채권을 출자전환하도록 했다. 69:1로 감자를 했다. 그런 다음 유상증자해 대우가 3자배정방식으로 200억주의 신주를 인수했다. 이렇게 대우조선은 97%의 지분을, 산업은행은 3%의 지분을 갖도록 됐다.

(3) 영구채의 처리

수출입은행은 영구채를 약 2조 3천억원 가지고 있었다. 신종자본증권으로 불리는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처리된다. 수출입은행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한화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해도 기존의 약정내용을 유지하는 것으로 했다.

(4) 제2대 주주의 지위

산업은행은 2대 주주로서 여전히 28%의 지분을 가진다. 2대 주주로서 산업은행은 자신이 추천한 1인을 사외이사로 진출시켰다. 산업은행은 한화가 조선업의 불황을 이기지 못해 적자가 지속된다면 다시 개입할 수 있다. 저렴한 대출을 통해 산업은행은 여전히 한화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지위이다.

(5) 부채비율과 자본

부채비율은 자본과 부채를 비교하는 수치이다. 대우조선은 조선소의 회계처리상 특별한 점을 두가지 가지고 있다. 선수금은 선박을 토막으로 건조한다는 가정하에 일정부분을 미리 조선소에게 발주자가 지급하는 금전이다. 선수금은 부채로 인식되고 공정이 진행되는 만큼 부채가 없어 진다. 선박이 모두 건조되면 부채는 제로가 된다. 수주했다는 것은 2년뒤 잔금을 모두 받으면 흑자가 되는 상황이지만 수주 바로 후에는 이와 같이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렇게 높아진 부채비율의 실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은행권은 대출을 꺼리게 된다.

조선소의 자본총계는 자본금, 잉여금, 신종자본증권 등으로 구성된다. 자본금은 상법이 정한 최소한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주식총수×액면가로 구해진다. 회사가 영업이익을 보게 되면 일정 금액은 상법이 정한 바에 따라 적립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남은 금액은 잉여금으로 쌓아둘 수 있다. 영구채는 30년정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지만 오랫동안 갚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본의 항목으로 잡히게 된다. 대우조선의 경우 영업상의 적자가 지속돼 (-)로 처리되고 있다.

6. HMM의 처리에 대한 교훈

(1) HMM의 지배구조

HMM은 舊현대상선이다. 정기선 영업이 영업의 90%를 구성한다. 정기선 영업은 컨테이너를 이용한 개품운송계약을 체결해 운송하는 영업이다. 수출입 상품의 대부분은 컨테이너를 이용한 운송을 하게 된다. 불황후에 2021년과 2022년 코로나 특수 활황으로 영업이익율 60%를 달성하기도 했다. 2015년과 2016년 한진해운 회생절차 신청 당시 현대상선도 적자가 많았기 때문에 정부는 산업은행의 대출 등을 통해 지원했다.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해양진흥공사를 만들었고 산업은행은 출자전환을 해주었다. 그 결과 사명을 HMM으로 변경한 현대상선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최대주주다. 산업은행이 20%, 해진공이 19%의 지분을 갖는다. 2022년말 매출은 18.4조원, 매출원가는 8.2조원, 영업이익은 9.9조원, 당기순이익은 10조원이다. 자본총계는 20.6조원(자본금 2.4조원, 기타 불입자본 4.3조원, 이익잉여금 10조원, 기타 자본구성요소 3.5조원)이고 부채는 5.3조원으로 자산은 25.7조원이다.

(2) 정부의 계획

정부는 튼튼한 해운물류회사에게 HMM을 민영화해 안정적인 해운업이 영위되기를 바란다. 현재 HMM은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제3자가 인수하게 할 것인지 논의 중이었다. 신주를 발행할 필요는 없고, 기존의 주식을 제3자가 매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회자된다. 이번 매각공고에 의하면 역시 기존의 주식을 제3자가 매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3) 얼마의 주식을 인수해야 하는가?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총 발행주식의 약 40% 정도는 보유해야 한다. HMM의 경우 20억주 중에서 약 5억주가 발행돼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2억 주는 가져야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1주당 현재 시가가 2만원 정도이므로 2억주를 인수하기 위해는 4조원이 필요하다. 신주를 다시 발행할 필요는 없다. 신주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배구조에도 변경을 가져오기 때문에 피해야한다. 이번 7월 21일자 매각공고에 의하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이 보유한 HMM 보통주식 1억 9879만 156주가 그 대상이다. 필자의 예상과 비슷한 수치다.

(4) 영구채의 처리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채는 전체주식의 52%(약 5억4천주)를 차지한다. 정부가 주식으로 전환하면 매수인은 최대주주가 되지 못한다. 이런 위험을 안고는 인수하지 않을 것이다. 영구채중 약 20% 정도를 없애고 32%만 정부가 가지도록 해야 한다. 산업은행이 인수자와 계약을 체결해 20%를 매각하는 것이다.

이번 매각공고에 의하면,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하고 있는 HMM 발행 제192회 전환사채(액면총액 4천억원)의 전환권과 제193회 신주인수권부사채(액면총액 6천억원)의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하면 이들이 HMM 보통주식 2억주를 가지게 된다. 이것도 이번에 함께 매각해 위와 같은 우려를 없애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5) 총 매수 주식수 및 예상 취득가

이번 매각공고에서는 기존의 발행된 주식과 영구채를 전환한 주식까지 포함해 입찰대상 HMM 보통주식은 총 3억 9879만 156주다. 이 주식의 수치는 HMM의 잠재발행주식 총 10억 2503만 9496주의 38.9%로 최대주주가 돼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 이를 주당 2만원으로 대략 계산하면 8조원 규모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6) 정부는 2대 주주로 남아야

정기선의 운항은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의 지원 혹은 후견이 필요하다. 정부는 후견인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사외이사를 1~2명 보내서 이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한화의 대우조선의 인수과정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산업은행도 이런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공고에 의하면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가진 구주식의 상당량과 영구채의 일부를 매수인에게 매각한다. 매수인은 전체의 40% 정도의 지분을 가진다. 정부측도 약 30%정도의 지분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도 산업은행이 1명의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HMM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바른 정책이라고 본다.

7. 결론

대우조선은 자본이 부족한 상태로 현금 2조원이 필요했다. 그래서 신주를 발행해 자본을 확보하는 방식이 필요했다. 제3자 신주배정방식으로 한화가 신주 2억주를 인수했다. 2조원이라는 자본금이 대우조선에 유입됐고 경영의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신주를 인수한 한화는 최대주주가 됐다.

HMM은 2021년과 2022년 호황의 덕분으로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은 충분하다. 신주를 발행해 자본금을 다시 확충할 필요는 없다. 제대로 회사를 경영할 회사를 찾아야하는데, 현재의 발행주식을 인수하는 형식이 될 것이고 이번 매각공고도 이렇게 됐다.

조선업과 해운업은 국제경쟁이 치열하고 모두 국가기간산업이라서 정부의 후견이 필요하다. 민영화를 하면서도 정부가 25~30%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유용하다. 대우조선 및 HMM의 매각도 이와 같은 조치가 취해져서 다행스럽다. 영구채는 회사가 어려울 때 큰 도움이 되지만 매각시에는 인수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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