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연맹 ‘국가 해양력 강화 포럼’ 개최
한종길 교수 “해양안전보건공단 설립을”

요즈음 선원 부족 문제, 그중에서도 해기사의 부족에 대한 대응 문제가 해운업계의 큰 이슈로 부각이 되고 있다. 한국인 선원의 부족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특히 요즈음에는 국적 외항상선대가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운항할 해기인력이 부족하여 그 수요를 어떻게 메꾸어 나가야 할지의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24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대한민국 해양연맹(총재 최윤희) 주관으로 열린 ‘국가 해양력 강화를 위한 포럼’에서는 고급 해기사 구인난을 해결할 방법의 하나로 ‘5년제 수도권 해양전문대를 신설하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하고 해양연맹이 주관한 이날 포럼의 제1부 행사 제목은 ‘해양정책 및 제도 분야 발전 방안’이었으며 주제발표자인 한종길교수(성결대학교)는 우리나라의 선원 인력 수급의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한종길 교수는 이 발표에서 우리나라 전체 취업선원수는 2022년말 3만 1867명으로 2015년의 86%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분야별 감소비율은 외항상선 87%, 원양어선 78%, 해외취업선원 62%로, 최근들어 선원부족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외국인 선원을 쓸 수 없는 해기인력의 부족도 문제이며 특히 3항사와 3기사의 인력 부족은 심각하여 시급히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수 문제, 워라벨 추구 경향, 업무 강도 문제 등으로 인해 선원들의 이직율도 20% 이상이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종길 교수는 그러나 해기사 부족 문제는 세계적인 현상이라서 저임금의 외국인 해기사를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해기사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외국선사들의 우수해기사 입도 선매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해기사 구인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설파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신생아 수가 점차 줄고 있는데, 2017년 40만명에서 2019년 20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커서 국내에서 상급해기사를 구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외국인 해기사를 확보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같은 선원 부족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우리 정부의 대책과 일본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 설명을 해나갔다. 그는 일본의 자국선원 감소에 따른 대책에 대해서 언급, “1974년 이후의 일본 선원 감소를 막기 위한 40여년의 노력은 백약이 무효였다”고 전제하고 "그에 따라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이후 외국 선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필리핀에 대학까지 만들고 필리핀, 인도,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지의 대학에 자신들의 해기사 운영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은 우리나라가 나가야 할 방향을 암시해 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종길 교수는 이날 발표의 결론 부분에서 ‘우수 해양인재 확보를 위한 제안’라는 타이틀로 여러가지 대안 내놓았다. 그는 우선 수도권에 5년제의 해양전문대 신설하자는 제안을 했다, 한 교수는 “미래 인력 확보차원에서 수도권 청년, 학생들한테 해기 인력이 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수도권에 5년제(고등학교 플러스 2년)의 해기 전문대학을 만드는 방안을 수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교수는 또한 해양수산안전보건공단 설립도 제안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선원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사실은 안전 문제이다. 육상의 산업인력보건공단과 마찬가지로 해양에서도 안전 문제에 획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해양수산안전보건공단’을 설립하여 전체적으로 안전과 복지가 하나로 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국제 해양력 강화를 위한 포럼’에는 정관계 인사와 100여명의 해운계인사 및 해양연맹 회원들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뤘다. 주최측인 윤재갑 의원이 개회사, 주관사 측인 해양연맹의 최윤희 총재가 환영사, 최재형 국회의원(국민의 힘)이 축사를 했으며, 해양수산부 조승환 장관과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은 각각 책자에 축사를 게재했다.

이날 포럼의 주제발표 및 토론의 좌장은 김인현 고려대학교 교수가 맡아 진행했으며, 제1 주제인 ‘해양정책 및 제도 분야’는 한종길 교수가 발표하고 권오인 고려종합국제운송 대표, 강석심 하나마린 회장, 군산대 정초영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 토론을 했다. 또한 제2주제는 ‘해양사상 고취 분야’였으며, 정필수 한국종합물류연구원 원장이 주제 발표를 했고,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 김영애 요트선장, 계명대 하영석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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