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부사장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one),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 리쇼어링(reshoring)이 오늘날의 유행어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용어가 시사하는 기본 동향 역시 거시 무역 데이터에 의해 잘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 완화 및 그 밖의 다른 요인으로 인해 탈중국 바람이 부는 가운데 한 가지는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바로 생산시설을 중국 밖으로 옮기는 것 역시 비용이 많이 들며 심지어 일부에서는 비용 문제로 이러한 결정을 재고하게 된다는 점이다.

수많은 제품 분야에서 생산시설을 이전하면 물류 효율성이 떨어지고, 때때로 품질이 저하된다. 또 전반적인 비용은 증가하는데, 이것이 화주가 비용 관리를 우선시하려는 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리스크 완화와 같은 요인이 긴급한 공급망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경우(가령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된다면), 중국이 시스템 전반의 효율성과 품질이 이미 잘 확립된 이점을 통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잃어버린 제조업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아시아 물류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일부 경영인들이 믿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단기적인 탈중국은 일부 경우에 너무 성급했고 인프라, 비용 및 역량은 중국으로부터 사업을 흡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따라서 만일 중국에서 즉시 변화가 생긴다면 일부는 임시 조치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아시아에 기반을 둔 한 포워딩 업체의 고위 임원은 말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국가에서 2~3년 동안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중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이며 공급망 다변화가 여전히 장기적인 추세가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프레이트 포워더가 저널 오브 커머스에 한 이야기에 따르면, 여러 어려움 때문에 코로나 이전 태국에 약 40%, 베트남에 약 33%, 중국에 약 17% 아웃소싱했던 가전제품 제조업체가 "사실 상당량의 소싱을 중국으로 되돌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 나은 원자재 및 부품 공급망, 덜 복잡한 아시아발 운송 솔루션, 특히 팬데믹 동안 수요 급증 이후에 보여준 조달 능력 등 이 세 가지가 구체적인 이유로 언급되었다.

한 신발, 의류 제조업체는 아웃소싱을 중국 57%, 베트남 29%에서 중국 45%, 베트남 35%로 조정한 뒤 베트남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탈중국으로 인한 문제를 인정하게 되었다. 해당 업체는 화주에게는 “해운 선복량이 주요 이슈”라며 "운송 및 리드 타임 관점에서 볼 때 우리 회사는 하이퐁보다 5배 이상의 다이렉트콜 선복량을 자랑하는 샤먼에서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인조 크리스마스 트리 판매업체는 2019년 기준 제품의 93%를 중국에서 아웃소싱하고 있었지만, 2023년 현재 58%를 중국에서, 41%를 캄보디아에서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그 업체는 중국의 역량과 공급망 효율성이 캄보디아보다 여전히 훨씬 우수하다면서 중국으로부터 더 이상 아웃소싱을 줄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해당 포워더는 말했다.

"캄보디아의 공장, 인프라, 운송 옵션이 일관되게 이어질 거라고 자신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구매 주문은 당연히 여전히 중국에서 들어온다. 또한 주목할 점은 아웃소싱의 비율을 조정한 뒤 해당 수입업체가 크리스마스트리를 위한 운송 프로그램을 늘려야만 했고, 그 양은 상당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들이 중국 밖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고 이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FIBC 포장 제조업체인 프로콘퍼시픽(Procon Pacific)은 지난 5년간 중국에서 인도로 생산시설을 단계적으로 이전하면서 코로나 동안 발생한 운임 급증을 피했을 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징벌적 관세 비용도 절감했다. 프로콘퍼시픽 글로벌 공급망 책임자인 다니엘 크라센슈타인(Daniel Krassenstein)은 “과도기를 겪어야 했고, 많은 일을 해야 했고, 해외지사팀뿐 아니라 믿을 만한 서비스 제공업체가 필요했지만,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아웃소싱 이전에 따르는 추가 비용

8월 24~26일 열린 연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잭슨홀 심포지엄을 위해 준비된 한 연구를 보면, 중국 밖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제품의 수입 점유율 감소는 베트남 및 멕시코산 수입품의 단위 가치 상승과 관련 있으며, 이는 해당 지역에서 생산 비용 상승을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현재 일어나는 글로벌 공급망 재배치는 비용을 수반하는데, 이는 더 엄격하게 모니터링하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해당 연구는 결론지었다.

발생하는 추가 비용의 일부는 물류 효율 감소에서 비롯되는데, 빈번한 환적을 초래하는 직접 연결망 부족과 만성 적체 현상을 빚는 터미널 및 내륙 연결 교통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체 생산 및 관련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에 장기적으로 전념하는 대기업보다 직접 아웃소싱하는 기업이 더 많은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근본 문제 중 하나는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운송 인프라 개발이 빠르게 확장되는 추세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개발이 훨씬 덜 되었다는 점이다. 해운 컨설팅업체 드류리(Drewry)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만 4천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을 처리할 수 있는 중국의 컨테이너 터미널은 76개인 반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는 31개에 불과하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요에 앞서 상당한 컨테이너 터미널을 구축했지만 다른 개발도상국의 경우 신규 터미널이 개장하자마자 선석이 다 차버리고 마는 상황이다.

효율성 차이는 터미널이 얼마나 빨리 선박에 짐을 싣고 하역하는지 측정하는 선석 생산성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항만 실적(port performance)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과 싱가포르의 항만은 해당 지역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반면 필리핀, 미얀마,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다른 나라의 항만은 상당히 낮은 생산성을 나타냈으며 이는 선박 지연 및 더 큰 공급망 차질을 초래했다.

더 박스(The Box)의 저자이자 TPM24 연사로 활약하게 될 경제학자 마크 레빈슨(Marc Levinson)은 공급망에 중복성을 구축하는 것은 비용을 수반한다면서 "제조업체가 한 곳이 아닌 2~3개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규모의 경제를 잃고 공급망 물류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저널 오브 커머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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