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특집/한국해사포럼 ‘海技인력 문제’ 大토론회

임금 현실화·선내 초고속 인터넷 구축해야
상급 해기사 이탈 막는 현실적 대책 필요
국적 해기사 고부가가치선에 집중 바람직

한국해운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선원 부족에 대한 대처 방안 마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인 해기사의 부족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우리 국적선사들의 경영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져가고 있다.이런 가운데 한국해사포럼(회장 정병석)은 선원 부족 현상, 특히 해기인력 부족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론하는 ‘오픈 해사포럼’을 지난 9월 15일 오후 2시 여의도 해운빌딩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공개포럼은 ‘한국해운의 지속발전, 해기인력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는 주제로 8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한국해사포럼 정병석 회장의 환영사로 시작된 이날 공개포럼은 한국해기사협회 김종태 회장의 축사, 해양수산부 이민석 선원정책과장의 기조연설에 이어 한국해양대학교 신용존 교수가 ‘국적외항상선 해기사 인력 수요 및 공급 예측’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주제 발표후 한종길 성결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정부당국, 해운업계, 학계 등 선원 문제 전문가 6명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무려 1시간 50분 동안 이어져 ‘한국 선원 부족, 특히 해기사 부족 현상’에 대한 끝장 토론이었다는 평가를 받을만 했다. 패널 토론자들은 “싼 임금에 고품질 선원은 없다”는 명제에 모두 동의하고 국적 외항선사들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국적 선원들에 대한 처우개선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토론 참석자들은 선원직 매력화를 위해서 해상 초고속 인터넷 구축이나 휴가 일수 조정과 근무수당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문제가 되고 있는 상급 해기사들의 이직률 감소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패널 토론자들은 이 외에도 국적 해기사들에 대한 고급 선종 적응 훈련 강화 방안, 장기승선시 공무원 시험 가점 부여, 선원연금 제도의 도입 등 다양한 선원직 매력화 및 승선 유인 대책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해수부 선원정책과 안준영 서기관은 정부가 향후 해사기술인공제회를 설립해 선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해사포럼이 기획해 선원 문제에 대해 소위 ‘끝장 토론’을 벌인 ‘해기인력 문제 대토론회’ 주요내용을 정리했다.<전문>


<환영사 : 정병석 한국해사포럼 회장>

“해기사 부족 해결 지속성장 열쇠”

정병석 회장
정병석 회장

‘한국해운의 지속적 발전, 해기인력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한국해사포럼이 공개포럼을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의미있게 생각합니다. 선원 공급난이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수부도 선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고, 그 결과 지난 7월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해기 인력 문제는 2D즉 디카보나이제이션, 디지털라이제이션과 더불어 전 세계 해운업계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Drewry나 BIMCO, ICS 등은 앞으로 선원 2만 6천~3만 5천명 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하고 있고 더 나아가 국제 상산대의 증가 추세에 비추어 그 부족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국적선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제항해 상선의 한국인 선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특히 중소선사의 경우 선원 문제로 해운업을 접어야 할 정도로 정말 절박한 상태라는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반영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선원 수급과 관련한 많은 세미나가 열리고 있고 해운업계도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해운산업의 중추 인력인 해기 인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한국 해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국해사포럼은 우선 정확하고 과학적인 현상 진단, 예측, 그리고 원인 분석을 한 후에 이를 토대로 해기 인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각계의 고견을 청취하고, 심도있는 토론을 하고자 이 세미나를 준비했습니다.

한국해양대학교의 신용존 교수님께서 한국 해기 인력의 현황 및 과학적인 방법에 의한 수요, 공급 예측에 관한 주제 발표를 해 주시고, 이를 바탕으로 해운업계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한종길 교수님을 좌장으로 수급 대책에 관해 현실적인 대안을 가지고 심도있는 토론을 해 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무쪼록 이 포럼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제시되고, 그러한 대책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거쳐서 정책에 반영돼 해기 인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축사 : 김종태 한국해기사협회 회장>

“해기사 절대 부족, 해결책 마련되길”

김종태 회장
김종태 회장

한국해기사협회는 우리나라 해기사 양성 정책이 이대로 가다가는 골든타임을 다 놓치겠다는 아주 절박한 심정으로, 지난 2022년, 정태순 한국해운협회 회장님과 정태길 前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님을 공동위원장으로 모시고, 우리 협회를 포함한 선원 인력 양성과 수급에 관련이 있는 12개 기관, 단체로 구성된 민간 상설협의체, ‘미래 해기인력 육성 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이 협의회는 각 단체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사 사회의 당면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고, 공통의 목표를 찾는 싱크탱크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수차례의 실무위원회와 정책위원회를 개최해 미래 해기인력 수급 및 시니어 해기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정부와 해사 사회를 설득하기 위해 미래의 중점 추진 과제 29건을 선정했고, 해양수산부에 건의한 결과, 지난 7월 해수부 조승환 장관님이 직접 발표한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에 많은 부분이 반영되는 결과를 이루었습니다.

한국해양포럼은 다양한 경륜을 가지신 많은 선배님들이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업계의 현안 사항을 검토 토론해 많은 자문 역할을 해 주셨으며 업계의 정책 방향 설정에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제6회 공개포럼에서도 우리나라 해기사 정책에 많은 고견을 주시어, 해양수산부의 선원 정책에 반영함은 물론, 후배들이 추진할 해기 전승을 위한 정책 방향의 길잡이가 돼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으로 한국해기사협회는 한국해사포럼과 상호 협력하며 우리나라 해기사의 해기 전승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우리나라의 상선들의 안전운항 및 우리 해기사들의 안전을 위해 외국 해기 인력의 자질 향상에도 책임의식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기조연설 : 해양수산부 이민석 과장>

“정부, 환경 개선·양성체계 구축 초점”

이민석 과장
이민석 과장

우리나라는 사실상 도서국가인 지정학적 환경, 정전 상황이라는 정치적 환경,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경제적 환경을 고려할 때 적정 규모의 해기인력을 유지하는 것은 해운산업 경쟁력과 경제안보 차원에서 국가 필수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적 선원 수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전체 선원 중 약 44%가 60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 상황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초부터 노사 관계자, 전문가 그리고 청년 선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은 결과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을 마련해 지난 7월 12일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했습니다. 오늘 기초연설에서는 본 방안의 주요 내용을 통해 기초 인력, 우수 해기인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을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분석한 결과 정부는 선원이 감소하고 있는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첫째, 과거 고소득 전문직으로서 갖고 있던 선원직의 위상과 직업적 매력이 떨어지면서 신규 인력의 약 80% 정도가 5년 내 이직을 선택하고 있는 것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타 직종과 대비해서 근로환경 개선 속도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고 청년 선원들이 장기간 승선 근무를 기피하고 있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협소하고 경직적인 인력 공급 체계입니다. 통상 해양대학교나 해사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해기사 면허 취득이 가능한 구조로 공급 경로가 제한적이고, 타 직종으로 이직한 이후 다시 승선 근무 복귀를 원하더라도 장기간 교육 이수를 필요로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의 기본 방향을 선원이 더 오래, 더 만족스럽게 근무할 수 있도록 일자리 환경을 개선하고 선원을 더 유연하고 우수하게 공급할 수 있는 양성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세부 내용을 말씀드리면 첫째, 선원들이 더 오래 만족스럽게 근무할 수 있도록 일자리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우선, 외항상선원의 승선 기간과 유급휴가 일수를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2008년 이후 15년 만에 노사정 대타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열악한 선내 인터넷 환경을 육상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선박용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경제적 요인을 높이기 위해 10년 가까이 그대로 머물러 있는 선원근로소득 비과세 수준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혁신 방안 발표후 현재 월 300만원 한도이던 외항상선과 원양어선 선원들의 근로소득 비과세 범위가 월 500만원까지 확대되는 방안이 7월 28일 기재부 세법 개정안으로 발표됐습니다.

이에 더해, 청년 선원들에게는 자산 형성을, 중장년 선원들에게는 노후생활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공제 제도 신설도 검토하고 추진하겠습니다. 한편, 선원들의 직업적 자긍심인 시맨십을 높이기 위해서 내년부터 매년 6월 셋째 주 금요일을 선원의 날로 지정해 국가기념행사를 개최하고 투철한 직업 정신을 가진 선원을 기술 명장으로 선정해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선원을 더 유연하게 많이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먼저, 국적 선원이 우선적으로 고용될 수 있도록 외국인 선원 승선을 제한하고 있는 국가필수선박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외항선사들은 톤세제 절감액을 재원으로 하는 ‘선원발전기금’을 조성해 국적 선원 고용 지원과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에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선원들이 해상 근무와 육상 근무를 유연하게 전환하며, 해양교통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력 경로를 구축하고, 공제 등 선원 복지와 연계해 해상과 육상의 선원 인력 풀을 통합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30대 초반에 선장, 기관장이 될 수 있도록 면허 등급, 소요 기간을 단축하고, 공공기관 등 경력직 선발시 승선 기간에 따른 우대 조건을 부여하는 등 청년 선원들이 선원직에 오래 종사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우수 외국인 선원 유입을 위해서 국내 선사 취업과 연계한 외국인 장학생 도입을 지원하고 성실하게 근무한 외국인 선원들의 장기 체류 요건 완화와 인원 확대를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한편, 외국인 선원 인권 보장을 위해 노사정 및 인권단체가 함께하는 민관 합동 근로 실태 점검도 정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셋째, 우수한 선원을 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양성해 나가겠습니다. 먼저, 선원이 되고자 하는 일반 구직자를 위해 해기사 면허 취득과 취업이 연계된 단기 집중 교육과정인 오션폴리텍 운영을 내실화하고 교육생 대상 생활비 지원 방안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원직으로 복귀를 희망하는 경력 단절 선원들의 빠른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재생산에 필요한 교육기간을 단축하고 교육 이수 비용 지원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앞으로 지역평생교육원, 해양대, 일반대학 등을 활용해 5급, 6급 해기사 양성 과정도 확대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우수한 역량을 갖춘 선원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기관의 운항 실습 비중을 높이고 LNG, LPG 등 특수선박 직무 교육도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최신 항법 교육과 안전한 실습이 가능한 대형 실습선 건조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지금까지 간략하게 말씀드린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은 노사정 및 관계 전문가들과 청년 선원들이 함께 국적 선원 부족이라는 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마련한 방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앞으로 본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면서 우리 청년 선원들이 만족하며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산업 현장에 필요한 선원 인력을 안정적으로 양성해 우리 해양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 안보를 든든히 지킬 수 있도록 노사정 및 유관기관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주제발표 : 신용존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외항상선 해기사 부족 점점 심각”

신용존 교수
신용존 교수

작년에 한국해기사협회로부터 우리나라 해기사 인력의 수급 예측에 대한 연구를 요청받아서 수행했으며 그 연구결과를 업데이트해서 오늘 발표하게 됐습니다. 제가 오늘 발표하고자 하는 주요 내용은 우리나라 해기사 인력부족의 심각한 문제를 객관적으로 정확히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해기사 인력이 지금 어느 정도 고용돼 있고, 앞으로 인력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예측될 것인가를 통계자료들을 이용해서 제시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통계자료가 없는 부분은 관련 통계자료와 기존의 연구결과들을 활용해 객관적으로 추정해 예측했습니다. 우리나라 외항상선의 한국인 해기사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 향후 어느 정도 부족하게 되는지를 진단하고, 한국인 해기사 인력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를 오늘 토론을 통해서 모색해 보겠습니다.

발표순서는 해기사 인력 현황을 먼저 고찰해 보고, 그 다음 수요 예측, 공급 예측, 그리고 수요 및 공급 예측 결과에 따른 인력 부족 예측과 그에 따른 부족 대책 방안 순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해기사들이 승선하고 있는 외항상선 선박 척수 현황을 살펴보면, 2003년 493척에서 2022년 1,154척으로 지난 19년간 2배 이상 증대했습니다. 연평균 증가율은 약 4.84%로 우리나라 선박 척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선박 등록 통계자료가 선박의 톤수별, 마력수별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류기준에 따라 등록 선박 추이를 살펴보면, 모든 분류 구간에서 선박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 전체 척수에서 총톤수 2만톤 이상, 마력수 1만kw 이상인 대형선들의 비중이 54%와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들 선박에 승선하고 있는 해기사 인력 현황을 살펴볼 것 같으면, 2003년 항해사 2,155명, 기관사 2,047명으로 4,172명의 우리나라 해기사가 외항상선에 취업했으며, 2022년에는 항해사 3,648명, 기관사 3,182명, 총 6,830명의 한국인 해기사가 취업하고 있습니다. 이들 해기사수는 연평균 약 2.63% 정도로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해기사수와 선박 척수를 대비해 보면, 척당 5.92명의 우리나라 해기사들이 국적 외항상선에 취업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선박 척수와 해기사수 현황을 기초로 해서 앞으로 선박 척수가 몇 척 정도 늘어날 것이며, 해기사가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인지를 예측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예측을 위해서는 추세분석이나 시계열분석 기법들을 많이 활용합니다.

선박 척수나 해기사수 추이를 가지고 미래 선박 척수나 해기 인력을 간단하게 예측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선박 운항에 따른 해기사 승선 실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 등록 선박의 톤수별, 마력별로 필요한 해기사 수요를 예측했습니다. 선박 톤수별, 마력수별로 2003년부터 2022년까지의 데이터를 가지고 선박 규모별로 선박 척수를 먼저 예측했습니다. 2023년부터 2040년까지의 200GT 미만~20,000GT 이상의 7개 그룹, 500KW 미만~10,000KW 이상의 6개 그룹의 규모별 척수를 예측했는데, 이들 그룹의 전체 척수는 2030년에 1,481척, 2040년에 1,799척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선박에 승선하는 해기사 숫자는 선박 규모별로 달라지는데, 작년에 해기사협회를 통해서 실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200GT 미만은 항해사 1.01명, 200~20,000GT 이상 은 항해사 5.05명, 500KW 미만은 기관사 2.02명, 500~10,000KW 이상은 기관사 5.05명의 필요 해기사수를 선박 규모별 예측 척수에 곱해 해기사 수요를 예측했습니다. 선박 규모별 해기사 수요예측 결과를 전체 선박으로 합산해 보면, 국적 외항상선의 필요 해기사 인원은 2023년에 11,638명에서 2030년에 13,879명, 2040년에 17,080명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두 번째로 국적 외항상선 한국인 해기사 공급 인력을 예측해야 하는데, 공급 예측 방법은 수요 예측 방법과는 달리 굉장히 복잡해집니다. 해기사의 채용 및 승진 등의 인적자원관리는 3항·기사, 2항·기사, 1항·기사, 선·기관장의 직급별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퇴직과 관련된 연령별 분포의 통계자료는 면허 급수별로 제공되고 있으므로 면허급수별, 연령별 통계자료를 직급별로 변환해 공급 인력을 예측해야 합니다.

공급 인력을 예측하려면 실제로 승선할 수 있는 승선인원과 예비원 그리고 미취업자(취업 의도가 있지만 지금 승선하고 있지 않으며 예비원수에 포함되지 않는 인력)를 모두 포함한 공급인력 규모를 산정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해기사 공급인력 규모를 기준으로 해기사 인원의 변동 요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해기사 인력의 공급 규모를 감소시키는 요인은 이직자와 퇴직자이며, 증가시키는 요인은 신규 취업자와 외부 전입자입니다.

그리고 해기사 직급별 공급인력을 예측함에 있어서 직급간 인력의 변동을 반영해야 하는데 승진 인원을 직급별 승진 소요기간을 고려해 추정해야 합니다. 또한 이직자수를 산정해야 하며, 직급별 퇴직 연령을 고려해 퇴직자수를 산정해야 합니다. 최종적으로 마르코프 모형을 활용해 해당 연도의 해기사 인력에서 다음 연도의 인력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공급 증가요인과 감소요인을 반영해서 공급인력 규모를 예측했습니다.

지금까지 개괄적으로 설명한 공급 예측방법을 각 단계별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향후 국적 외항상선에 승선할 한국인 해기사 공급 인력규모을 예측하기 위해서 2022년 승선인원과 예비원수 그리고 미취업자수를 산정해야 합니다. 외항상선 승선인원과 예비원수는 급수별로 통계자료가 제공되고 있지만, 미취업자수는 내항을 제외한 외항상선과 해외취업선 기준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미취업자수를 외항상선과 해외취업선의 취업자수(승선원수+예비원수) 비율로 배분해 국적 외항상선의 한국인 해기사 공급 규모를 산정하면 항해사 3,951명, 기관사 3,373명이 됩니다. 이러한 급수별 공급규모를 직급별 인원으로 변환하기 위해서 취업자수를 기준으로 급수가 높은 인원을 상위 직급에 먼저 우선 배분하는 방식으로 급수별 인원과 직급별 인원수를 매칭시켜 급수별 인원과 직급별 인원 비중에 따라 직급별 공급규모 인원을 산정해 내었습니다.

다음으로 공급 감소요인인 퇴직자수를 산정하기 위해 급수별 연령대별 인원수를 직급별 연령대별로 변환하고, 각 직급별 퇴직연령에 도달하는 인원수로 퇴직자수를 예측했습니다. 1~3항·기사의 퇴직연령은 65세로, 선·기관장은 해운업체 실무자들의 의견을 조사해 40% 정규직은 60세 정년후 5년간 촉탁근무, 60% 비정규직은 65세 퇴직 및 퇴직후 30% 촉탁근무를 적용해 퇴직인원을 산정했습니다. 각 연령대의 인원수는 동일한 것으로 가정해 매년 1/10씩 상위 연령대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공급규모의 퇴직연령 도달인원수를 산정하기 위해 취업자수 기준의 급수별 연령대별 인원수 통계자료를 직급별 연령대별 인원수로 변환하고, 각 연령대별 비율을 적용해 2022년 공급규모 항해사 3,951명, 기관사 3,373명의 25세 미만~60세 이상의 연령대별 인원을 산정했습니다.

그리고 직급별 이직를을 산정했는데, 국적 외항상선 해기사 이직자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제공되고 있지 않아서 해양·수산계 졸업생 현황자료를 활용해 추정했습니다. 추정결과 3항사 이직률은 5.78%, 3기사는 10.31%, 2항사는 15.66%, 2기사는 17.99%, 1항사는 24.13%, 1기사는 28.22%, 선장은 2.82%, 기관장은 2.8%인 것으로 산출됐습니다. 3항·기사들은 의무 승선 기간이기 때문에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2항·기사는 크게 증가하고, 1항·기사가 되면 장기승선을 기피하기 때문에 이직률이 24%, 28%로 굉장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도별, 직급별 공급규모 인력을 산출하기 위해 승진에 따른 인원 변동을 고려해야 하는데, 직급별 승진 소요연한은 3항·기사에서 2항·기사는 1.5년, 2항·기사에서 1항·기사는 2년, 1항·기사에서 선·기관장은 6년으로 반영했습니다.

다음으로 공급규모 증가요인인 신규 공급인력으로 해양수산계 졸업생과 오션폴리텍 출신인원을 조사했습니다. 2022년 해양계 및 수산계 졸업생의 급수별 승선인원과 예비원수 그리고 외항상선 승선인원 통계를 활용해 외항상선 예비원수를 추정하고 공급규모인 취업자수(승선인원+예비원수)를 산정했습니다. 해양계 및 수산계 졸업생의 신규진입 인력은 대학출신 항해 329명·기관 300명, 고교출신 항해 50명·기관 60명, 오션폴리텍 출신 항해 39명·기관 32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 인력은 모두 3항사로 신규 진입하지만, 진입 연령대는 고교는 20세, 대학은 24세와 25세 그리고 오션폴리텍은 30대에 진입하는 것으로 가정해 매년 각 연령대에 신규 인원으로 추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인원수는 몇 명 되지 않지만, 조금 복잡하게 고려해야 할 인력이 20대 신규진입자입니다. 고교 졸업자의 신규 진입 나이와 승진 소요기간하고 대졸자의 신규 진입 나이 및 승진연한이 다릅니다. 고졸은 20세에 진입해서 2항·기사 21.5세 1항·기사 23.5세, 선·기관 장 29.5세에 승진하는 것으로 가정했으며, 대졸의 30%는 24세, 70%는 25세에 취업하는 것으로 가정해 신규진입 인원을 25세 미만과 이상의 그룹으로 배분하고. 그에 따른 승진연령도 상이하게 적용했습니다. 신규 진입인력의 연령대별 분포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반영했다는 걸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공급 증가요인인 해기사 경력 단절자들의 외부전입 인력은 통계자료가 없는 관계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국적선 해기사 2030년에 2900명 부족

이와 같이 국적 외항상선 해기사 공급 규모를 산정해놓고, 공급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퇴직자수, 이직자수, 승진인원, 그리고 신규 진입인원들을 모두 반영해 공급 인력규모를 직급별로 예측했습니다. 3항사는 2022년에 649명에서 2035년에는 803명으로 증가하며, 기관 직급은 1,360명에서 770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왜냐하면 지금 선·기관장은 전부 노령화 돼있어 퇴직자 수는 증가하는 반면에, 1항·기로부터 승진하는 인원은 1항·기사의 이직률이 굉장히 높아서 공급규모가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각 직급별 연령별 공급인력의 예측 결과를 합산한 전체 해기사 공급인력 규모는 2023년 7,005명, 2030년 6,422명, 2040년 6,187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적 외항상선 해기사의 수요와 한국인 해기사 공급규모를 대비시켜 보면 해기사인력 과부족을 예측할 수 있는데 2023년에 4,633명, 2030년에 7,457명, 2040년에 10,893명 부족한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와 같은 인력 부족 현상이 예측되는데, 이는 한국인 해기사의 공급규모만 고려했을 경우의 부족인력입니다. 실제로 국적 외항상선에는 한국인 해기사만 승선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외국인 선원도 승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선원은 어느 정도 승선하고 있는가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외국인 선원 고용현황에 대한 2022년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외국인 해기사의 2016부터 2021년의 취업인원을 조사한 결과 2021년에 3,294명이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이 추세를 가지고, 앞으로 외국인 해기사가 어느 정도 늘어날 것인지를 추정해 보았습니다. 현재의 추이를 반영해 보면 외국인 해기사는 2023년에 3,406명에서 2040년에 6,14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인 해기사의 증가 추이를 반영해 국적 외항상선의 한국인 해기사 인력이 어느 정도 부족한 지를 산정해 본 결과, 2023년에 1,227명에서 2030년에 2,900명, 2040년에 4,700명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국적 외항상선의 한국인 해기사 부족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부족 인원이 누적돼 굉장히 심각해질 것입니다.

이와 같은 한국인 해기사 부족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오늘 토론하실 내용인데 토론하시기 전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국적 외항상선에는 한국인 해기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국인 해기사를 쉽게 대체할 수 있는 대체제로서 외국인 해기사를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해운에 있어서 외국인 해기사는 대체제가 아니고 보완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인 해기사의 필요성을 기업 입장에서, 산업계 입장에서, 국가적 입장에서 제시해 보면 우선 기업 입장에서 외국인 선원보다 우리나라 선원을 고용하는 것이 선내 및 육상과의 커뮤니케이션, 기업문화, 인적자원관리, 안전사고관리 등에서 시간과 비용 효율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해기사는 보완재로서 부족한 한국인 해기사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산업계 입장에서 한국인 해기사가 있어야 해운산업이 유지되며, 승선경력을 갖춘 해기사는 육상의 선박관리산업, 컨테이너터미널, 항만하역 및 운송업, 조선산업, 선박검사업, 해양수산부 및 해운공기업 등 해운산업 생태계 전반에 필요합니다. 한국인 해기사가 사라지면 우리나라의 해운산업 생태계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국가적으로도 우리나라는 해운이 제4군으로서 전시 상선대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인 해기사가 꼭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해기사들이 외항상선, 내항상선, 해외취업상선 등에 취업하고 있는데, 오늘은 외항상선에 한정해 말씀드리지만 해외취업선 해기사 인력도 급감하고 있고 내항상선도 해기사 인력 부족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주제로 돌아와서 국적 외항상선의 한국인 해기사 부족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결국 수요를 줄이거나 공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선박척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수요를 줄이는 방법은 불가능합니다. 앞으로 자율운항선이 나와 승선 해기사의 법정 승선정원이 줄어들면 수요는 줄어들겠지만, 빨라도 2030년 이후에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결국은 공급을 어떻게 확대시킬 것이냐가 주요 해결책일 것입니다. 한국인 해기사공급 확대 방안은 임금인상, 유급휴가 증대, 선내 근무환경 개선, 복지후생 강화, 선원직업의식 개선 등의 선원직 매력화 방안으로 이직률을 줄이고, 신규 공급인력 확대와 승선 경력 단절자의 유인 등이 될 것입니다.


<패널토론 : 해기직 매력화·공급 확대 방안>

● 좌장 : 성결대학교 한종길 교수
● 토론자(가나다순) 
     김진권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장
     손정현 한국해기사협회 상무
     신용존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안정호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안준영 해양수산부 선원정책과 서기관
     원민호 한국해운협회 이사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한종길 교수
한종길 교수

◆좌장 : 오늘 주제발표를 해주신 한국해양대 신용존 교수님은 어려운 문제를 아주 쉽게 잘 풀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특히 해기사 인력 수요 공급 예측을 해 주셨습니다. 신교수님께서 인력 부족 원인을 분석하고 해기사 공급 확대 방안으로 선원직 매력화, 해기사 인력 양성 및 공급 확대에 대한 대책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신교수님이 제시한 방안외에도 해수부가 발표한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에서는 일자리 환경 개선 측면에서 ‘더 오래 만족스럽게 일하자’, 인력 공급측면에서 ‘더 유연하게 많이’, 교육 양성측면에서 ‘더 다양하게 우수하게’라는 방안들이 제시됐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모임에서 선원 문제에 관한 다양한 문제 진단과 해법들이 제시됐습니다. 그것들을 크게 나누면 4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청년 해기사의 이직률을 줄이는 선원직 매력화에 대한 대책이고, 둘째 신규 해기사의 공급 확대 방안입니다. 셋째 한국 해기사의 경쟁력 강화, 넷째 조심스럽지만 외국인 해기사 개방으로 크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오늘 토론은 사용자 단체, 해기사의 권익을 옹호하는 해기사협회, 교육양성기관과 국책연구기관, 여기에 정부까지 참여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 해운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서 단기간의 대책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정말 실행 가능한 해기사 확보대책에 대해서 모두가 다양한 측면에서 의견제시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토론진행 주제는 먼저 해기 인력 부족 원인에 대해 외국의 사례까지 포함해서 토론해 주시고 이어서 해기사 부족 대책에 대한 해기직 매력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신규 해기사 공급 확대 방안, 한국 해기사의 질적 경쟁력 강화 방안, 외국인 해기사 개방 문제까지 차례대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신용존 교수님부터 해기 인력 부족 원인과 다른 나라의 사례가 주는 시사점에 대해 토론해 주시기 바랍니다.

월라벨 중시하는 젊은층에 맞춰가야

신용존 교수
신용존 교수

◆신용존 한국해양대학교 교수(이하 신용준 교수) : 해기 인력 부족 원인은 신규 해기사 인력이 공급되지만 3항·기사, 2항·기사, 1항·기사, 선·기관장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이직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인력양성 측면에서 신규 해기사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지 따져봐야겠지만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일반 기업의 조직구조는 피라미드 구조라서 하위 직급은 많고 중간 및 상위 직급으로 갈수록 인원수가 줄어들지만 선박 조직은 일자형 구조로 3항·기사와 2항·기사, 1항·기사, 선·기관장의 계층별 인원수가 똑같습니다. 3항·기사 인력이 유입되면 그 인력이 계속 유지돼야만 선·기관장 인력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데 지금 선내 조직 구조의 특성에 맞춰볼 때 신규 인력이 투입되더라도 고급 사관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점차 이직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상위 직급의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중간 레벨, 또는 상위 레벨에 있는 사관 인력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가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데 기존 해기사 인력 정책은 신규 해기사 양성을 계속 늘리면 장기 승선을 많이 하게 돼 공급이 원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생활 수준도 높아졌기 때문에, 육상과 일정 기간 격리되는 해상 노동의 직업가치가 저하돼 젊은 층의 직업 선호도가 굉장히 떨어져 장기승선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대책은 지금 해기사 직업군에 진입하는 신규 인력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들에서 찾아야 합니다. 여러 가지 선원 매력화 방안중 가장 효과가 높은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내 시행해야 합니다.

우리 학생들의 눈높이는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 ‘워라벨’ 등을 굉장히 중시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취업률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워라벨을 높이는 해기직 매력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유급휴가를 더 늘린다든지, 육상과 해상의 근무환경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해상 근무조건을 개선하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 해양대생 유지 어려워

원민호 이사
원민호 이사

◆원민호 한국해운협회 이사(이하 원민호 이사) : 현재 해운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자국선박에 승선하고 있는 자국 해기사 숫자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국적 선사에 승선하고 있는 한국인 해기사는 아직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해사 관련 업계에 계신 분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해기사 부족에 대해 국내와 해외 상황을 나눠서 말씀드리면 먼저 국내는 육상과의 임금 격차, 금전적인 문제 외에도 사회와 단절, 장기승선, 짧은 휴가기간 등의 원인들로 한국인 해기사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출생률로 저하로 학령인구가 줄어들게 돼 과연 해양대학교 승선학과 학생들의 숫자가 유지될 수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또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해양대학 통합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 현재 국내 해기인력 공급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가라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 국내적으로 부정적인 상황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그러한 문제들을 보완해 왔던 것이 외국인 선원 및 해기사였는데 해외 상황도 그렇게 만만치는 않아 보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럽 선주들이 동유럽 위주의 해기사 공급에서 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EU를 비롯한 중국, 일본 선주간 아시아 해기사에 대한 쟁탈전이 심화돼 외국인 해기사 문제가 굉장히 심각합니다.

외국인 해기사 공급도 과거처럼 손만 뻗으면 바로 고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앞으로 전개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므로 한국인 해기사 공급에 대한 심각성과 함께 외국인 해기사 수급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상급 해기사 고령화, 하급은 이직률 심각

안정호 부회장
안정호 부회장

◆안정호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하 안정호 부회장) : 앞서 우리나라 해기인력 부족 원인들을 지적해주셨는데 저는 근본적으로 학령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문제에 대해 부연설명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학령 인구 지속 감소는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부산지역에 있는 20여개 대학만 하더라도 올해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이 상당수 있었고 이들 대학의 경우 정원의 70% 정도만 채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본적인 문제점의 출발이 시작되고 앞으로도 계속 더 줄어들 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젊은 세대들의 여러가지 생각이라든지 그런 요인들이 부가될 수 있습니다.

현재 해기인력 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 세 가지를 말씀드리면 첫째 상급 해기사는 고령화되고 하급 해기사는 높은 이직률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높은 이직률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고 조금 오래된 현상인데 최근 병역특례기간에 이탈하는 인원들이 늘어나는 등 부쩍 심화되고 있습니다. 상급해기사의 고령화 문제는 중간 허리 계층이 없어져 더 심화될 것입니다. 요즘 65세 정도의 선기장들이 다반사고 어떤 선사 대표분은 우스갯소리로 Gangway 걸어 올라갈 수만 있으면 업무 능력에 관계없이 승선시킨다는 그런 자조적인 이야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항선이나 작은 선형의 선박은 70세가 넘는 연세에도 배를 타는 선기장들도 있습니다.

직급별 인원수를 기준으로 그래프를 그려보면 위에서 역삼각형으로 내려가며 허리가 없는 거의 호리병 모양입니다. 현재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앞으로 5년, 10년 이후 현장에서 은퇴하고 나면 중간계층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해기인력은 점차 자연 소멸될 것으로 예측돼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둘째 관리자급 해기사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선박에서 1항·기사들이 육상으로 빠져 버려 LNG운반선, LPG운반선, 유조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소위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관리자급 해기사 인력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선종들은 매출 측면에서 부가가치가 높고 선원들의 기술 수준도 높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해기사들이 승선하면 일반 벌크선 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동남아 선원들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선종들임에도 하급 해기사의 이직률 증가로 관리자급 해기사 유입이 굉장히 빠르게 감소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셋째는 중간 허리 계층이 없어지다 보니 선박관리회사에서 근무하는 해무, 공무, 운항, 안품 등 육상 부문의 감독들을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선원 부족 문제는 선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육상의 선박관리회사, 선박 수리업, 선용품업, 기기·설비 제작업 등 모든 해사 비즈니스와 관련된 부대 산업들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가적으로 해기인력 부족과 관련한 예측 부분만 연결해서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코로나 시즌 이전에는 해운호황이 올 줄 대부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시즌에 일시적인 해운호황으로 해운업계 수입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해운회사가 돈 벌면 뭘 하겠습니까? 신조선 발주에 투자하지 않겠습니까? 그 배들이 향후 2년, 늦어도 5년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모든 해상인력의 예측은 그 인력을 담을 수 있는 선박 척수가 얼마나 증가하는가 또는 얼마나 감소하는가에 따라 인력수급 예측을 해야 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2~5년 이내에 해상인력의 수요는 신조선 척수에 비례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겠지만 예비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우리 업계가 체감하는 것과 장기적인 추세를 보는 학술적인 예측 모델과는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약간의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산업 현장에서 실전적인 측면의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대책이라는 것은 장기적인 추세를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장기적인 추세와 대책에 추가해서 단기적인 대책 즉, 시즌적인 대책도 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끌 수 있는 5년 이내의 상황에 맞는 인력양성 대책을 마련하고 여기에 집중해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해상·육상 해기사 경력 통합관리해야

손정현 상무
손정현 상무

◆손정현 한국해기사협회 상무(이하 손정현 상무) : 요즘처럼 해기사라는 말이 많이 언급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저희는 가장 가까이에서 해기사를 많이 접하고 있어 현장에 듣고 있는 목소리를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해기사 인력 부족 문제, 정확하게는 시니어 해기사 부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주니어 해기사는 현재로서는 사실상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주니어 해기사들이 승선을 기피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고 저희가 설문 조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주니어 해기사들에게 승선기간의 단축이나 휴가기간의 연장, 이사회성·이가정성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시간에 내가 계획한 대로 적기에 휴가가 주어지느냐? 결국 내 삶의 계획을 내 의지로 세울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즉, 휴가 기간이 더 많이 주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시기에, 정확한 시점에, 명쾌하게 내 휴가를 예측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가장 원하고 있습니다.

주니어 해기사가 왜 시니어 해기사로 연결되지 않는가? 하는 문제는 시니어로 승선했을 때의 경력이 나중에 육상으로 진출했을 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엔지니어 같은 경우가 심한 상황입니다. 2기사를 마치고 육상에 진출하는 것에 비해 1기사를 마치고 진출하는 것보다 큰 메리트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상 경력이 육상 경력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물론 연결되는 분야도 있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큰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주니어 해기사들이 굳이 배를 오래 탈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겁니다.

또 시니어로의 유인책, 보상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주니어 해기사 당사자들은 그런 표현을 싫어합니다. 우리가 왜 유인당해야 하는가? 하는 반발심, 단어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것입니다. 해기직이 상당한 가치가 있는 직업이고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면 당연히 선택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충분한 보상이라는 것은 물론 정부의 제도개선 노력과 선주들의 경제적 투자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을 이해는 하지만 피고용인인 주니어 해기사들의 입장에서는 고려할 부분이 아닌 것이죠. 누구나 가장 좋은 조건과 상황을 찾아 자기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이 부분에서 저희가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해상직 해기사가 해기직을 단순하게 승선근무예비역 승무기간을 채우고 나서 육상으로 진출하기 위해 해상 경력을 채우는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해상에서의 경력과 육상에서의 경력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육상과 해상을 순환하며 오갈 수 있는 permanent job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육해상 해기사를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이런 문제는 조금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해기사협회는 육상 해기사 자원의 대부분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현재 육상에 해기 면허를 필요로 하는 직종에 근무하는 해기사가 약 9천 명 정도 되며 그중 해군, 해경을 제외하고 대부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육해상의 해기사 자원을 통합해서 관리한다면, 필요시에는 해상 해기사를 대치할 수 있는 예비 자원으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육상 해기사들이 다시 해상직으로 이직하고자 할 때 각종 교육 등의 이수 절차를 조금 더 집약해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프로그램을 현재 해양수산연수원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력 단절 해기사 재승선 교육지원’ 프로그램인데 재승선을 위해 필요한 각종 교육(일반적으로 교육 과목의 시점 매칭 문제로 4~6개월 소요)을 한달내로 압축해서 각종 필수 교육을 이수할 수 있는 제도로 현재 시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해사기술인제도와 같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 적극 적용한다고 하니, 주니어 해기사들에게 해상직의 승선 경력이 사장되는 것이 아니라 육상에서 나의 경력에 도움이 되고 경력이 되는 그런 과정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기사 이직률 낮추는 대책 필요

안준영 서기관
안준영 서기관

◆안준영 해수부 서기관(이하 안준영 서기관) : 정부가 선원 수급 문제에서 핵심적으로 바라보는 건 높은 이직률입니다. 현재 주니어 해기사는 충분하지만 앞으로 10년만 지나더라도 주니어가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승선근무예비역제도로 겨우 떠받치고 있는데 만약 이 제도가 사라지고 나면 주니어 해기사들이 과연 지금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승선근무예비역제도 존속 여부는 앞으로 계속 논의될 수밖에 없습니다. 병역자원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모병제로 가지 않는 이상 결국 대체 예비역들은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승선근무예비역 TO는 현재 1천명이지만 2026년부터 800명으로 조정됩니다. 처음에는 아예 폐지하자는 논의부터 시작해 800명으로 지켜낸 건데 이러한 압박이 조만간 분명히 또 발생할 겁니다. 승선근무예비역제도가 유지되는 현재도 이직률을 낮추지 못하고 있는데 이 제도가 사라지면 해운업계는 즉각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해수부가 이번에 대책을 마련하면서 젊은 해기사들을 많이 만나 얘기도 듣고 인터넷 커뮤니티 도 많이 참고했는데 커뮤니티에 댓글이 엄청나게 많이 달리더군요. 커뮤니티 분위기를 전해드리면 온갖 비속어가 난무하는데 제일 많은 게 중앙동 해무팀 흉이었습니다. “배 오래 타고 내렸더니 또 금방 타라고 한다. 휴가도 아직 못 썼는데...”라는 불만이 많고 육상으로 이직한 선배들이 “빨리 탈출해라, 탈출은 지능 순이다”라는 얘기들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래가 어둡다고 자기들끼리 자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급은 아직까지 무난히 유지돼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해기사 공급 규모가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연간 1500명 정도의 해기사가 계속 공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인력들의 대부분이 승선근무예비역을 끝내고 5년내 육상으로 이직해 버립니다. 이 때문에 허리 계층이 사라져 인력난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선진국인데도 1만 명 이상의 국적 해기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복지 수준이 높은 국가임에도 2015년 이후 미세하지만 국적 해기사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선원들의 근로 조건, 복지 등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기사 감소 원인, 급여 · 휴가 기간

황진회 부연구위원
황진회 부연구위원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이하 황진회 부연구위원) : 선원 감소는 여러 복잡한 원인들이 있겠지만 저는 근본적으로 급여와 휴가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를 남겨두고 다른 마이너 한 문제들을 해결해 봐야 근본적인 대책이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먼저 급여와 휴가를 개선하고 나머지를 개선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선원들의 급여가 육상 평균보다 높지만 급여차가 과거보다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선원 평균 급여가 산업 평균보다 10년전 100만 원 정도 차이났지만 지금은 100만원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내항선원은 10년전 23만원 많았지만 지금은 10만 8천원 많습니다. 이런 차이로는 선원직이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번에 선원정책기본계획 연구를 진행하면서 사업자 단체, 해양대학, 고등학교, 학생들, 연수원 교육생 등 많은 분들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특히 학생들의 얘기가 지금 선사 임원들도 높은 급여를 보고 배를 탄 건데 왜 더 높은 급여를 기대하는 우리에게 근성이 부족하다, 끈기가 없다고 인성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과거부터 선사들은 저임금의 선원 고용을 선호하고 외국인 선원 고용을 확대해 왔습니다. 그런데 국적선사들이 저임금 외국인 선원을 봐왔다면 지금 젊고 유능한 해기사들은 월급을 많이 주는 외국 선사들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선사와 해기사가 서로 바라보는 곳이 달라졌고 그 갭을 메우는 게 상당히 어렵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승선기간+유급 휴가를 4+4, 4+2, 3+3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에서 선원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선원들, 학생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참조하고 있고 선배들을 통해서 해외로 가려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국적선사는 해외 진출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는데 일본은 선진국이니 선원이 줄어들고 있을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외항선이 2,200척 정도 되는데 이중 자국 등록선이 200척입니다. 과거 95척까지 내려간 적도 있습니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선원을 개방하기 시작해 현재 모두 개방해 버렸습니다. 그 결과 선원이 줄어들어 현재 일본 선원수는 2,165명입니다. 선원수가 2천 명 정도에 불과하다 보니 일본에서 도선사, 선박관리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고 선박관리회사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도 국적 해기사가 없다고 외국인 해기사를 육상에서 쓸 수 있는가 하는 것도 생각을 좀 해봐야 됩니다. 선사들의 어려운 점만 고려해서 산업 인력 정책을 가져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좀 더 원인에 대해 집중하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해결책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승선에 적합한 인재 입시 방안 검토

김진권 교수
김진권 교수

◆김진권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장(이하 김진권 교수)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 부족이 우리 해운계만의 문제인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산업 전반에 인력 부족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IT업계나 소프트웨어 업계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다른 산업계에서 우수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높은 임금, 복지 증대 등을 시작으로 가용 자원을 동원해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운계가 무조건 그런 방식을 따라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해양계 학교 졸업자나 승선자에 대해 해운산업계 전반의 입장에서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단기 이직에 대한 여러 가지 원인과 장기 승선 유도에 대한 말씀들을 해주셨는데 학교 에서도 나름대로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고민하고 대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모든 대학이 똑같은 상황입니다. 현재까지는 괜찮습니다만 앞으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면 입시 방법에 대한 개선을 통해 해운계가 좀 더 관심을 갖고 중장기적으로 승선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선발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입시제도의 방안으로 AI를 활용한 맞춤형 입시 등 무수능 제도 도입이 가능한지 자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교육부와도 협의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안을 통해 해운계에 적합한 인력이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해운계를 유지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으로 양성될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승선 경력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 단기 승선한 사람들과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니고 좀 더 해운계의 양질의 일자리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을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좀 더 협업이 된다면 단기간 승선 후 이직보다 중장기 승선후 해운계의 육해상을 지탱하는 전문인력으로 거듭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해기직 매력화 방안에 대한 토론

◆좌장 : 이제 해기사 부족에 대한 대책과 대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대안에 대한 첫 번째 논의로 청년 해기사의 이직률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즉 해기직업의 매력화를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토론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안으로 급여를 인상하고, 유급 휴가를 늘리고,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고, 육해상 순환 근무를 확대하고, 면허 취득 조건을 완화해서 승진 연한을 단축시키고, 도선사 응시 자격을 선장 3년에서 선장 자격증 보유자로 완화하는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중심으로 급여와 근무 환경, 자격 제도 개선 등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해기사협회 손정현 상무님부터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실현할 의지· 가능성 있느냐가 중요

◆손정현 상무 : 이직률 감축 방안에 대해 해기사협회와 미래해기인력육성협의회가 많은 연구를 진행해 각처에 자료로 제공했습니다. 여러 기관의 연구에서도 결과물로 나왔기에 해기직 매력화를 위해 제시된 방안들은 다 아실 것이고 대부분 공감하실 것입니다. 인터넷 환경 개선 문제, 유급 휴가 부분은 정부에서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현장의 목소리를 말씀드리자면 장기승선을 위한 선결 요소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다 좋은데 할 수 있느냐, 하겠느냐, 실현할 의지가 있느냐, 실현 가능성은 있느냐”는 반응들이었습니다. 즉, 가장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성과 의지이지, 방법을 열거하고 대책 세우고 TF를 만드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는 게 요즘 주니어들의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선주들은 국가에서 양성하는 해기사들을 특별히 과중한 부담이나 노력 없이 많은 양질의 해기사를 공급받아왔고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공급 가능할 것이라는 담보를 받고 사업을 유지해 오셨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양질의 해기사들이 적기에 즉시 공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예측 불가능한 미래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와 마주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선사들도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주셨으면 합니다. 정부는 이미 의지를 밝혔습니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면 그 다음엔 기업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미래를 위해, 예측 가능한 기업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방향으로 선사들이 동참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과거와 다른 형태의 비용과 노력이 요구되겠지만 선사들의 결단과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해기사들의 휴가 일수를 늘려주고 승선 기간을 짧게 해주면 대외 경쟁력이 떨어져 우리나라 해운회사는 다 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옛날 얘기입니다. 지금은 외국 해기사라고 임금이 낮지 않습니다.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의 임금이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 세계적으로 시니어 해기사들의 임금 수준은 거의 비슷하고 오히려 한국인 해기사보다 더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 해기사의 선택 요소가 임금 경쟁력을 가진 국적이었다면 지금은 해기사의 능력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해기사의 국적은 더이상 무의미하다는 얘기입니다.

목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실 수 없듯 저임금 외국 해기사를 고용하면 된다는 생각은 답이 될 수 없습니다. 향후 우리나라 해사산업의 존속과 발전은 물론 기업의 유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해기사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명제에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선박 거주 공간 개선에 과감히 투자해야

◆김진권 교수 : 선원직 매력화에 대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는데 이행에 대한 문제 남아 있습니다. 청년 해기사를 우리 아들이나 딸처럼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청년 해기사가 승선하는 선박은 일자리와 휴식 공간이 동일한 곳입니다. 선주 입장에서 선박 건조시 비용 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게 되는데 거주구역에 대해서 만큼은 예외로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박 거주 환경 자체가 과거에 비해 좋아지기는 했지만 사회 수준 전반이 향상된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선박 거주구역은 24시간 근무와 휴식을 병행하기에는 공간과 시설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것은 비단 중소선사에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고 대형선사의 초대형 선박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조선인데도 거주공간과 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선사 입장에서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할 수밖에 없겠지만 우리 아들이나 딸이 6개월 이상 근무와 휴식을 취해야 하는 공간이니 조금 더 투자해야겠다고 생각을 달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젊은 사관들 요구는 인터넷·공무원

◆안정호 부회장 :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늘 비용과 효율의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선원에 많은 돈을 지불할 만큼 효과가 있나라는 의문이 나옵니다. 물론 저도 아직까지 한국 해기인력의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은 영어도 잘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예전에 비해 훨씬 유연하고 탁월한 면도 있습니다. 젊은 세대를 위한 선원직 매력화 방안으로 급여 인상, 유급 휴가 확대 등이 제시되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방안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대부분 과거에 시행해 본 것들입니다. 물론 코로나 시즌 직전까지의 불황기에는 시도 조차 못한 공백의 기간들이 존재했었습니다.

그러면 급여는 어느 정도 인상시켜주면 유인 효과가 될 것이냐 이게 문제가 될 것입니다. 급여가 높으면 높을수록 유인 효과는 좋겠지만 외국인 선원과의 효율 비교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정이 넘치는 사회라고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용과 효율의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가 경쟁력이 있는 적정한 수준일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냥 인상해 줘야 한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가지고 최고조로 올릴 수 있는, 좀 더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본 젊은 해기사들은 대체로 두 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바로 인터넷과 공무원입니다. 인터넷이 육상처럼 안 되는 게 선상 생활에서 제일 힘든 부분이고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공무원이라는 얘기입니다. 사실 선내 위성통신장비는 유튜브 보라고 장착한 설비가 아니라 선박과 육상을 연결하는 통신 수단으로서 선내 상황을 육상에 전달하고 육상의 정보를 입수하는 게 본래 목적입니다. 물론 선원들이 인터넷을 즐기고 SNS로 가족과 연락할 수 있는 부가적인 점들도 있습니다.

조금 우려되는 부분이 요즘 많이 언급되는 스타링크입니다. 우리 선박이 유럽, 미국만 가는 게 아니라 전세계 곳곳을 항해하는데 스타링크와 같은 상업 위성이 돈이 안되는 지역까지, 음영 구역없이 서비스가 가능한 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선박 위성통신장비는 육해상간 업무소통이 본래 목적으로 전 세계 어느 지역을 항해하든지 통신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안전에 문제가 없습니다. 도입전 이런 부분에 대한 검토를 좀 더 면밀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들의 유인책으로서 선내 인터넷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저도 찬성하지만 그전에 선박 안전 관리와 관련된 통신 설비로서 적합한지 이 부분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력화 방안으로 나와 있는 다른 것들도 과거에 해봤던 일들이긴 하지만 단기적인 유인책으로는 좋아 보입니다만 다른 것들도 제안하고 싶습니다. 가령 해사분야 공무원 채용시 3년 이상 승선시 몇 점, 5년 이상 승선시 몇 점 하는 식으로 장기승선자에 대한 우대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장기승선자에 대한 공무원 가점제도가 도입되면 장기승선을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돼서도 현장에 대한 경험을 좀 더 가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선원 근로소득세 전액 감면이 필요합니다. 전 세계 선원의 20%를 차지하는 필리핀 선원들은 과거부터 승선소득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조금 더 소득세를 감면해주면 실질 임금 인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재해보상제도 개선도 필요합니다. 세월호, 스텔라데이지호와 같은 통한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재해 보상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선원법은 아직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있을 때마다 계속 소송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스 같은 경우 선원 연금 제도가 있습니다. 대략 50세 정도 되면 선원 연금을 받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좋은 제도가 있으면 조금 더 장기적으로 승선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5년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문제

◆원민호 이사 : 오늘 나온 대책중 급여와 유급휴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급여는 개별 선사의 문제여서 협회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다만 선박당 총선원비의 문제는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선박제도로 일반선박, 필수선박, 지정선박이 있는데 일반선박을 제외한 필수·지정 선박에는 한국인 부원이 승선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부원의 임금과 외국인 부원의 임금 차이는 4배에서 5배정도 차이가 납니다. 만약 외국인을 한국인 부원 대신 승선시킬 수 있다면 선원 비용이 줄어든 만큼의 차액을 한국인 해기사에게 돌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조심스럽긴 하지만 최저임금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해기사협회가 연구용역을 한 바도 있지만 하급 해기사 임금에 대한 국제적인 경쟁력과 상급 해기사 임금에 대한 국제 경쟁력은 조금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급 해기사 임금은 해외의 유수한 어떤 선사와 비교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상급 해기사는 오히려 반대로 유럽선사들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하급 해기사의 임금을 계속 끌어 올리는 원인 중에 가장 큰 것이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었습니다.

한국인 부원과 하급 해기사 임금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타직급에 대한 선사의 임금 인상 여력이 좀 부족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머지 유급휴가, 인터넷 환경 개선 문제는 현재 노사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어 조만간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초과근무 수당 현실화도 필요하다

◆황진회 부연구위원 : 이직 감소 대책은 쉽지 않은 문제인데 실행력을 높이는 게 가장 큰 과제입니다.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법적 조치를 해야된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법적 조치가 가장 확실하겠지만 법은 어찌 보면 최저한의 기준을 제시할 수밖에 없어 노사 합의를 다시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효과도 오히려 낮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대형선사들이 여러 가지 처우 개선을 우선적으로 해준다면 한국인 선원들의 이직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희망이 있는 직장과 일자리가 있어야만 이직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런 대책이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장기 승선, 휴가 문제를 많이 이야기 하지만 초과 근무 시간이 굉장히 많은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 근무가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선적으로 법적 기준을 초과하는 근무에 대한 법적 조치가 있어야 됩니다. 초과 근무 수당에 대한 현실화도 필요합니다. 지금은 근로 시간과 관계없어 퉁쳐서 월 얼마 이런 식으로 초과 근무 수당을 주고있습니다. 그런데 초과근무 수당이 전체 급여에서 너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문제입니다. 평균적으로 육상의 초과근무 수당은 전체 자기 연봉의 20% 정도 됩니다. 그런데 선원은 초과근무 수당 비율이 40~50%에 달합니다. 초과근무를 안 하면 급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얘기인데 이는 워라벨에 전혀 맞지 않습니다.

또 근무시간에 화재훈련, 교대시간 등 이런 부분들은 제외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내항선은 근무 시간에 교대시간, 훈련시간을 모두 포함시키고 초과되는 시간을 초과근무 시간으로 인정해주면서 내항선원들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우리도 현재 법 기준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요구도 많은데 물론 기본적인 용도는 선박 통신이지만 선원들은 승선 생활 중에 사용하기를 원합니다. 제가 최근 인터뷰하면서 놀랐던 것은 원양어선의 경우 모든 선박에 인터넷 장비를 다 설치했다고 합니다. 척당 2700만 원정도 소요됐다고 하는데 국적 외항상선 전체에도 이런 장비를 설치할 때가 됐습니다. 인터넷 용도는 선주들이나 선박관리회사의 생각과 선원들의 생각이 다릅니다. 가령 옷이 과거에 추위를 막는 게 주된 용도였다면 지금은 패션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인터넷도 지금은 용도가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급식비를 조사했는데 가장 큰 선사가 1인당 1일 급식비와 부식비로 14.5달러를 주고 있는데 반해 적은 곳은 7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보면 마이너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선원 연금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원은 잦은 이직으로 퇴직적립금이 대부분 없어 노후가 불안합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선원 연금제도 도입을 일전에 시도했지만 누가 부담하느냐는 문제로 무산됐습니다. 당시 정부도 부담이 어려웠고 선주도 부담을 안 한다고 해서 무산이 됐습니다. 이제는 노사정 대타협이라도 해서 해결이 됐으면 합니다.

어쨌든 급여, 휴가, 선내 근무 여건 등의 개선을 위해서 선주들의 추가적인 투자 내지 비용 지불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선주들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 선원 문제는 해결이 어렵다고 봅니다. 결국 향후 선원을 고용하는 회사는 양극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수한 고급 선원을 고용하는 좋은 회사와 저임금의 일반적인 회사로 양극화되고, 그 결과 선박 운항 생산성과 안전성, 이런 부분도 상당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선주단체와 선사 임직원들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것 중 놀라운 것은 선주측에서 선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 뭘 하겠다는 계획이 대부분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심각하다고 봅니다. 선사에게만 맡겨 두어서는 해결되고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정말 대승적인 생각을 갖고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끝에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선원비를 비용의 문제로만 접근하면 답이 없다고 봅니다. 선박 운항을 위한 인적 자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외국인을 포함해서 우수한 고급 선원들을 고용해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종길 교수께서 국회 세미나에서 “자질 좋은 저임금 선원은 없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저도 100% 공감합니다. 그 부분들에 대한 어떤 대책이 있어야 선사도 살고 선원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좌장 : 황진회 부연구위원님께서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주셨습니다. 이번에는 안준영 서기관님께서 정부가 정책으로 이런 것들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이야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사기술인공제회 설립, 혜택 확대

◆안준영 서기관 : 지금까지 말씀하신 부분들에 대해 정부가 어떤 계획을 갖고 추진해 나갈 것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승선 기간을 단축하고 휴가를 늘리는 것은 지난 7월 장관님께서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을 발표하시면서 가장 힘주어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사실 그동안 노사 이 문제를 협의해 왔지만 조금 소강 상태에 있었던 것을 정부가 다시 불을 지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노사간 치열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가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청년 선원들이 상당히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노사가 적정한 시기에 빨리 합의를 도출해 내면 정부가 측면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될 것입니다. 요즘 육상의 근무 환경은 빠르게 개선되는 것에 비하면 아쉽지만 15년 만에 선원 근로 조건을 개선하겠다고 노사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내 인터넷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면 저는 외항상선에서의 인터넷 사용은 선원들에게 일종의 공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원활한 통신은 거의 생존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박관리 측면에서 선내 인터넷이 굉장히 필수적인 통신 수단이기는 하지만 선원들에게도 육상과 연결되는 수단으로서,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습니다. 정부도 선내 인터넷이 선원들에게 공기와 같은 생존권과 비슷하다고 보고 도입 속도를 내려고 합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현재 선박에서 육상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인터넷을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는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마리타임 서비스밖에 없습니다. 스타링크는 전세계 해역 거의 대부분에서 음영구역 없이 4G 정도의 속도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가격도 아주 비싸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선박들이 이용하는 VSAT 서비스 이용료가 척당 월 100만원대 중반에서 300만원 정도인데 스타링크 서비스 이용료는 월 500만원 정도입니다. 즉 두 배 조금 안 되게 부담하면 선내에서 완전히 혁신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스페이스X가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하려고 법인 설립 준비를 해왔는데 진척이 조금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타링크가 국내에서 서비스되려면 전파 인증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스타링크와 협업해서 서비스하려는 여러 기업들과 조속한 시일내 만나서 국내에서 서비스가 시작되면 선박부터 먼저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장기 승선하면 공무원 채용시 가산점을 더주는 방안을 말씀해 주셨는데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의 선박직 채용시 장기 승선하면 가산점을 더 많이 주는 방식으로 인사채용 시스템을 변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공무원 채용은 인사혁신처 방침이 경력의 길고 짧음에 따라 차별을 두는 것을 지양하고 있어 쉽지 않습니다. 공무원 채용에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공공기관 채용에는 해수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려고 합니다.

또 해상 순환 근무와 퇴직 연금을 결합시키고 선원의 개념을 확대해 ‘해사기술인 공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해사기술인은 선원뿐만 아니라 해기사 자격증을 가지고 여러 가지 해양수산업 관련 업계에서 승선 경험을 바탕으로 종사하시는 분들을 뜻합니다. 유사한 개념으로 과학기술인공제가 있습니다. 과학기술인으로 입증하면 과학기술인공제회에 가입해 금리가 좋은 금융 상품이나 대출 상품도 이용할 수 있어 좋은 반향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초기만 해도 가입자가 없어서 겨우 2개 기관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회원수 10만 명이 넘고 자산도 1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과거 과학기술인공제회를 만들었던 연구진과 함께 해사기술인공제회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입니다. 저희는 유효 해기면허를 보유한 사람과 현재 승선 중인 해기사 규모만 고려해도 해사기술인공제를 시작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원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고민해야 하고 준비도 필요할 것입니다. 과학기술인공제회 설립에 10년 정도 소요됐는데 해사기술인공제회도 이제 스타트를 끊었으니 최대한 빨리 노력해서 현재 승선중인 선원들과 과거 선원을 하셨던 분들, 예비 선원인력 등을 묶어서 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구용역이 상당히 진행돼 얼마전 중간 보고를 받았는데 상당히 내실 있는 결과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또 앞서 선사들이 선원들 급여를 더 올려줘야 되는데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해주셨는데 다행스럽게도 외항선사들이 톤세제 절감액을 출연해 선원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선원기금을 바로바로 쓰지 말고 모아놨다가 해사기술인공제회 만들 때 출연금으로 썼으면 좋겠습니다. 과학기술인공제도 그렇게 시작했는데 해사기술인공제도 출연금을 많이 모아서 이자로 자산을 조금씩 불려 나가는 모델로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이런 계획들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고 있는데 가능한 빨리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업 부담능력 고려 타협점 찾아야

◆신용존 교수 : 경영학적 입장에서 보면 선원직 매력화 방안들은 대부분 다 비용입니다. 해운기업이 추가로 임금을 올리고 유급휴가를 확대하면 예비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게 됩니다. 해수부 방안대로 휴가일수가 월 8일에서 10일로 확대되면 예비원수가 4% 정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선내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비용 부담이 증가하게 됩니다. 결국 선원직 매력화 방안을 추진하게 되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문제돼 수익성 저하와 같은 기업의 비용 경쟁력 악화 문제가 대두될 수 있습니다. 그럼 과연 우리나라 해운기업들이 추가적인 인건비와 추가적인 근무 환경 개선비용을 얼마만큼 부담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수치화 작업이 필요하고 기업의 부담 능력을 고려해 현실적인 적정 타협점을 찾아야될 것 같습니다.

제가 노동위원회 조정 담당 공익위원으로 15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임금 및 근로조건의 개선문제는 노사간 합의를 통해서 해결해야 합니다. 산업 현장의 인적자원 부족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임금 및 선내 근무환경 개선 대책을 어떻게 할 것이고, 비용 주체는 누가 돼야되고, 어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것인가에 대해 심도있는 분석을 통해서 합의점을 도출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좌장 : 오늘 여러 가지 선원직 매력화 방안들이 제시됐는데 이중 선내 인터넷 환경 개선과 관련해 좀 더 논의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마침 이 자리에 해양IT 분야 전문가인 이마린 김웅규 사장께서 참석해주셨는데 선내 인터넷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응규 사장
김응규 사장

◆김웅규 이마린 사장 : 제가 회계사 출신으로 정보통신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오기는 했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는 저보다 한화시스템 해양연구소 김범준 수석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한화오션을 인수한 한화그룹은 스마트십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스타링크와 견줄만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OneWeb에 지분 투자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OneWeb이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스타링크와만 협상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이 투자하고 있어 좀 더 유연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OneWeb과도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범준 수석연구원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한국도 글로벌 해상인터넷 서비스 가능

김범준 수석연구원
김범준 수석연구원

◆김범준 한화시스템 해양연구소 수석연구원 : 앞서 안정호 부회장님께서 스타링크와 같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전세계 음영구역없이 커버할 수 있느냐는 지적을 해주셨는데 그 부분은 당연히 가능합니다. 당연히 가능하다는 것은 그렇다고 기존에 선내에서 사용하는 VSAT을 대체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VSAT을 보완하고 선원 복지 차원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화그룹은 사실 해상 인터넷을 위해 저궤도 위성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인터넷을 위해, 즉 전지구의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중 하나로 선내 인터넷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어 저희도 관심있게 접근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해수부측에서 스타링크와의 협상에 문제되는 있다면 한화그룹 차원의 협조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할 것 같습니다.

앞서 얘기가 나왔지만 스타링크 이용료가 월 500만원 정도로 기존 VSAT의 거의 2배 정도 되는데 저희도 기업인지라 무조건 맞춰드리는 것은 아마도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정부의 지원이 어느 정도 커버되고 해운협회나 선박관리협회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돌파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너무 가슴에 와 닿았던 말씀이 해기사협회 손정현 상무님의 “다 좋은데 할 수 있느냐, 실현할 의지가 있느냐”는 얘기였습니다. 선내 인터넷 환경도 정말 좋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이미 구축돼 있는데 과연 실현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정책을 펼치는 정부와 관련 단체, 선사들이 실현시켜 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접근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좌장 : 김응규 사장님과 김범준 수석연구원님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어서 신규 해기사 공급 확대를 위한 대책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겠습니다. 신규 해기사 공급 확대 대책으로 오션폴리텍 홍보를 강화하자, 여성 해기사를 활용하자, 해기면허 갱신 교육 기간을 단축하자, 군 대체복무 기간을 단축하자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신규 해기사 공급 확대 대책은 한국해양대학교 김진권 학장님부터 토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양대, 오션폴리텍과 협업할 용의

◆김진권 교수 : 학령 인구가 감소되고 있어 입학 자원을 더 넓힐 수 있는 상황은 못되므로 승선에 가장 적합한 인원을 선발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일반대학을 졸업한 사람을 해기사로 진입시키는 오션폴리텍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오션폴리텍 과정이 부산에서 개설되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현재 정원보다 조금 더 지원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오션폴리텍이 수도권으로 지역을 옮긴다고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에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오션폴리텍 활성화 측면에서 해기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해기교육기관과 협업해 단기과정 등을 개설한다면 실질적으로 학위 과정은 아니지만 단기과정에 대해 매력화가 이루어져 지원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도 한번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손정현 상무 : 주니어 해기사들이 시니어로 가는 통로를 마련하는 게 가장 급선무입니다. 신규 해기사 양성 부분은 학교에서 책임지고 있으므로 해기사협회는 일단 주니어 해기사들의 이직률을 줄이는 데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자 하기에 여기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해기사 양성에 대해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정상적인 3급 해기사를 양성하는데 4년이 걸리는 제도권 교육하에서 급박한 상황 변화에 따른 필요가 있을 때 1년 이내의 짧은 기간에 신규 해기사를 양성해 낼 수 있는 오션폴리텍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원론적으로 찬성합니다.

승선하는 학생에게 집중 지원해야

◆안정호 부회장 : 앞서 언급한 장기적인 대책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대책도 중요합니다.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3년 이내에 LNG선만 약 50척이 인도될 예정입니다. LNG선의 경우 척당 대략 26명이 필요하니 예비원까지 포함해 700명 이상의 인원이 당장 필요합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인력양성도 준비해야 하지만 당장 2~3년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도 필요합니다. 단기 대책은 결국 오션폴리텍 인원을 확대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오션폴리텍 3급 과정 140명 정원에 80명 들어오는 데 그쳤습니다. 아무래도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은데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당장 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는 인력풀이 빨리 갖추어 져야 합니다.

앞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선원 사회에서 편을 나누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선원은 사관과 부원으로 나눌 수 있는 데 지금 부원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입니다. 노조는 부원도 같이 가야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선택과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해기사 중 남성과 여성이 있는데 해양대학의 약 15% 정도가 여학생입니다.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그렇지만 여학생들이 머리도 좋고, 학점도 좋고, 일도 잘합니다. 그런데 승선생활을 하다 보면 공무원이나 교수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 보니 실제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이직률이 결코 낮지 않습니다. 대부분 굉장히 빨리 승선생활을 그만두는 편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또 현재 해양대학 승선학과는 국비 지원을 받아서 의식주를 다 지원받고 있는데 해양대학 나오면 꼭 배를 타야 하냐고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배를 안탈 건데 꼭 국비 지원을 받아야 되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집에서 등하교하면서 불편한 제복과 단체생활의 규율통제 없이 사복을 입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배에서는 체력도 필요하고, 단체 생활에서의 에티켓도 익혀야 되고, 끈기도 필요하고, 성실함도 필요합니다. 그런 것들이 불편하고 싫다면 배를 안 타면 되는 것입니다.

저는 가끔 사석에서 교수님들한테 배를 타지 않을 사람들에게까지 굳이 국비를 지원해 가면서 싫다는 단체규율을 강조할 필요가 있냐고 묻습니다. 차라리 그 돈을 배를 타겠다는 사람들에게 생활비로 지원해주고, 사관학교처럼 규율을 강조하고, 졸업후 5년 이내에 만약 승선을 그만두면 그 비용은 환불받도록 해서 실제로 배를 타고 싶은 사람한테 집중해서 투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해운협회 오션폴리텍 지원방안 고민

◆원민호 이사 : 해운협회도 오션폴리텍의 활용 가능성과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오션폴리텍은 좌학과 승선 실습을 합쳐서 18개월 동안 진행되는데 급여 생활자로 있다가 교육기간 동안 아무런 보상없이 그야말로 학생으로 지내야 합니다. 일반 성인이 1년 6개월 동안 아무런 수입이 없다는 건 당사자에게는 상당한 고통입니다. 저는 이것이 오션폴리텍 지원자가 점점 줄어드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협회는 18개월 동안 오션폴리텍 수강생들에게 생계유지를 위한 지원이나 무이자 대출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오션폴리텍 지원자가 더 늘어나 승선할 수 있는 해기사가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해양대학교 문제로서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해양대학교 지원자 감소 문제를 향후 미래에 어떻게 극복해낼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한국해양대 학장님도 계시지만, 이에 대한 새로운 대책으로 양 해양대학의 통합 문제라든가, 통합후 수도권 이전 문제라든가 이러한 것들을 좀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군 제대자 활용도 생각해 봐야

◆황진회 부연구위원 : 오션폴리텍은 해양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의 해기직 유입을 위해서 마련된 제도인데 해운협회에서 생계비 지원이나 대출을 해준다면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군 제대자들을 활용하는 방법도 제기되는데 연간 해군 제대자가 1만 명 규모인데 병이 8,500명, 준사관이 1천명 정도 됩니다. 해군 복무를 하면서 해기사 자격증을 따는데 이것은 한정면허로 12해리까지만 나갈 수 있습니다. 원양항해까지 하려면 별도 교육을 6개월 이수해야 합니다. 해군지원단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제대전 추가 교육과 실습을 진행해 해기사 자격증을 확대하고 해운회사에 대한 정보도 제공받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해군 제대자들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인 홍보해 나간다면 유용한 해기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양대학 학생들의 장기승선을 유도하는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해양대학 졸업 당시 취업률이 75~80%이고 해사고등학교는 98~100% 정도 되는데 5년이 지나면 50%로 떨어집니다. 5년 정도 승선하면 병역 문제도 해결되니 떠나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해양대생은 수업료는 감면 받고 기숙사비는 면제받고 있지만 육성회비는 내고 있습니다. 해양대생들이 의무승선이 끝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승선할 수 있는 유인책으로 대학 다닐 때 장학금을 좀 더 주고 생활비도 지급하는 장기승선 약정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입니다. 그 부분에 대한 비용은 선주단체, 선사들이 해외 교육에 투자하는 것을 국내로 조금 돌린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부원 오래하면 해기사 자격취득 쉽게

◆안준영 서기관 : 신규 해기사로 더 이상 해양대생이나 해사고생으로 한정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졌고 직장인들도 이직을 많이 생각하기 때문에 이30~40대 구직자들이 쉽게 해기사로 유입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오션폴리텍이고 해양대와 연계해 일반인 대상 교육 과정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오션폴리텍에 참여자들은 30~40대로 사실상 가장인 경우가 많아 돈을 벌어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데 18개월씩 수입없이 교육을 받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따라서 부원 생할을 오래 하신 분들이 보름이나 한 달 정도의 교육을 받고 바로 해기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과정들을 조금씩 더 열어주는 방법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롱 면허 재승선 방안 검토해야

◆신용존 교수 : 신규 해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션폴리텍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션폴리텍이 정원을 다 못 채우는 문제가 있지만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높고 장기 승선률도 높기 때문에 지원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션폴리텍 졸업생들이 어느 정도 장기승선을 하고 있는지 추이를 살펴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합니다.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해기사 공급 증가 요인 중의 하나가 경력 단절자들이 다시 해상으로 되돌아온 경우 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통계 자료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장롱 면허 가진 분들을 해기사로 전직시키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육상에서 어려움을 겪어 해상으로 전직을 희망하는 분들이 해기사로 재진입할 때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자는 겁니다. 해수부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에도 자격 재취득 기간을 5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시키는 방안이 담겨 있는데 여기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합니다. 이런 인력들은 바로 2항·기사나 1항·기사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한 시니어 사관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력을 어느 정도 확보될 수 있는지, 그들을 통해서 시니어 사관 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지 관심을 갖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션폴리텍 전국적인 홍보 필요

◆좌장 : 신규 해기사 공급 확대 방안으로 오션폴리텍 이야기 많이 나왔는데 저도 조금 덧붙여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션폴리텍 입학 희망자를 모집할 때 전국 일반대학에 공고문을 게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산하 다른 폴리텍 교육기관들은 이렇게 많이들 합니다. 그런데 제가 오션폴리텍 공고문이나 홍보문을 우리 대학에서는 물론 다른 대학에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부산 대학가에서는 게시하는지 모르겠지만 수도권 대학에서는 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 오션폴리텍 홍보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다루기 매우 조심스러운 주제이기는 합니다만 중장기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 절벽 문제를 고려할 때 한국인 해기사만으로는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어렵다는 주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해기사를 일정 부분 개방하자라는 그런 제안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령 일반선박에 외국인 선기장을 개방하자, 외국에 해기사 양성기관을 만들자는 대책들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외국인 해기사 개방 확대 문제는 선박관리산업협회 안정호 부회장님부터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외국인 해기사 개방 점진적으로 해야

◆안정호 부회장 : 외국인 해기사 도입은 2007년 노사 합의에 따라 일반선박, 지정선박, 필수선박이라는 틀이 유지되고 있는데 일반선박의 경우 선기장을 제외하고 외국인을 승선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능한 외국인 1항사가 승선하고 있어도 국적선에서는 선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선사로 가버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반선박에 승선중인 한국인 선기장들이 고령화돼 은퇴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빈자리를 메울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또 단기적으로 선박 척수가 많이 늘어나게 돼 외국인에게 선기장 직급을 개방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 속도는 점진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외국인 선기장 개방 문제는 일자리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만 중요한 게 아니라 나이 드신 분들의 일자리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개방은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여기서 또 하나 우려되는 부분은 선기장 직급에 한국인이 사라지고 외국인으로 대체되면 선박관리회사에 한국인 공무 감독, 해무 감독이 필요가 없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필리핀 선기장인데 굳이 한국인 감독이 육상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의사소통 문제나 문화적인 인식, 그런 것들 때문에 한국인 선기장에 있을 때는 한국인 육상 관리자가 지시 감독하고 지원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외국인 선기장이라면 그 생각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보통 한국 사람들은 빨리빨리해야 하는 성격이 급한 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필리핀 선기장한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해봐야 통하지 않습니다. 결국은 영어 잘하는 인도 사람이나 싱가포르 사람이 감독을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결국 외국인 선기장으로 바뀐다는 문제는 육상 관리감독의 국적도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좀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탈탄소화, 친환경, 이런 말들이 많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의 조선 기술이 세계 1위인데 특히 친환경 기기나 엔진 같은 것은 우리나라 기술 수준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기자재를 만들면 우리나라 선원들을 불러서 사전 학습을 시켜줬으면 좋겟습니다. 해양수산연수원이나 해양대학교에서도 미리 XR(AR/VR) 설비 같은 가상현실, 요즘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그런 교육환경을 선제적으로 조성해서 LNG, 메탄올, 암모니아 이런 친환경 연료에 대한 기기설비 가상현실 공간을 만들어놓고 ‘간접 친숙화 교육’을 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선원들은 그런 교육을 받을 곳이 없습니다. 이런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세계 고부가가치 최첨단 선박의 선원 시장을 한국이 선점할 수 있고 원하는 만큼의 고임금도 보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친환경 대체연료 선박은 일반 선박에 비해, LNG선으로 추정하자면 임금이 약 30% 정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돼 우리가 앞으로 나가야할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기기 친숙화를 위한 교육 인프라 확충에 정부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시면 좋겠다는 건의를 드립니다.

고부가가치선에 한국해기사 태우자

◆원민호 이사 : 앞서 주제 발표에서도 지적됐듯이 우리나라 해기사들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외국인 해기사들이 그 자리를 채워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상황은 한국인 부원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해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외국인 부원 승선 제한으로 돼 있는 외국인 선원 고용제도를 한국인 해기사 의무 승선 제도로 바꿔서 한국인 해기사가 중심이 되고 부원은 외국인 선원으로 대체하는 그런 제도로 빨리 전환돼야 해기사 위주의 논의가 좀 더 진행될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선종 구분 없이 필수, 지정, 일반 선박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선종별로 국제경쟁력이라든지 아니면 선원 임금에 대한 지불 여력 등을 감안해 고부가가치 선종, 그러니까 해기사들이 임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그러한 선종들에 대해서는 한국인 해기사들을 집중적으로 태우고 그렇지 않은 선종에는 덜 태우는, 선종별 차등 제도를 고민해봐야 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선박관리협회에서 지적해 주셨지만 유능한 외국인 해기사들을 승선시키려면 일반선박에서 유리 장벽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한계선인 한국인 선기장 의무승선이 완화돼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제도의 변화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시범적으로 일정 척수의 일반 선박에 외국인 선기장도 승선할 수 있는, 소위 직급의 구분 없이 한국인 해기사 몇 명을 의무승선시킨다는 식의 다른 대안으로 시범 운영을 해봤으면 합니다. 그 이후에 변화 추이를 봐가면서 외국인 선지장을 확대해 나가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기장 개방, 해사산업계에 위험 초래

◆손정현 상무 : 외국인 선기장 개방 문제는 앞서 논의됐던 해기직 매력화 방안과는 상충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민감한 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제발표 자료에도 나왔지만 현재 시니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절대 부족하다 보니 한국 시니어로 만들어내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해운협회와 선원노련이 시범적으로 일반선박에 외국인 선기장을 개방해보자는 협의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동의합니다.

조심스러운 부분이라서 저희가 어떤 대안을 내놓기는 무리가 있습니다만 주지해야 할 것은 안정호 부회장님께서도 지적하셨지만 외국인 선기장의 개방은 2007년 노사합의때와는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선기장까지 개방했되면 결국 선박관리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숫자만 조정하는 노사합의만으로 끝낼 문제는 아니고 지속적으로 각계의 의견을 듣고 항상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만약 진행 방향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며 무계획적인 개방은 우리나라 해사산업계 자체에 위태로움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선사와 선박관리업계의 어려움 해소와 국내 해기사들의 일자리 사수라는 양면성이 상충되다 보니 단순하게 수급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게 해기사협회의 입장입니다. 해기사협회는 해기사 수급문제를 논의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라든지 역할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외국인 해기사 교육에도 참여 의사

◆김진권 교수 : 교육계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들이라 조심스럽습니다. 그런데 외국인 해기사 개방 문제는 우리의 눈앞에 다가와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외면할 수 없으며 점진적으로 진행하자는 데 동의합니다. 특히 외국인 선기장 개방은 더더욱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그 외 외국인 해기사에 대한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외국인 해기사가 국적선에 승선하면서 교육이 되지 않으면 오히려 융화되지 못하고 분쟁이나 분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교육기관에서 협력하고 협조할 사항이 있다면 당연히 해기교육계가 외국인 해기사 교육에 대한 일정 부분에 대해 참여하고 그 역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국적 해기사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그 역할을 우선시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첨단 선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친환경 선박이라든지 자율 운항 선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첨단 선박의 교육과정에 대한 준비 및 대응에 대해 해운계 현장에서도 우려를 많이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계 측면에서는 첨단 선박의 최일선에서 연구하고 있는 교수 등 연구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재직자 교육, 즉 조선소라든지 해운회사의 필요에 의해서 요청을 하면 재직자 교육을 일부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재직자 교육은 2일 또는 3일 과정에 불과합니다.

첨단 선박에 대한 해기 교육 기관의 교육 과정 개편은 진행되고 있지 않고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해수부가 정책적 방향성 및 방안에 대해 좀 더 고려해 주신다면, 예를 들어 해기 지정교육기관 전체가 참여하는 친환경 선박 등 첨단 선박에 대한 교육 과정 개편 논의 및 연구와 인력양성 사업이 마련된다면 저희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선기장 열면 초급해기사 일정 비율 닫아야

◆황진회 부연구위원 : 저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근무 여건에서 그나마 이정도의 선원 인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선기장을 개방하지 않은 것이고 또 하나는 승선근무예비역입니다. 그런데 선기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한다면 한국 선원 숫자도 크게 달라지게 될 겁니다. 선기장 개방은 우려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안정호 부회장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해기 전승 문제와 육상 산업인력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겠지만, 대학의 양성 규모 자체도 상당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학에서 해기사를 육성하는 것은 우리가 산업 인력 공급 측면에서 그렇게 하는 것들입니다. 정부가 산업 인력 육성 정책을 펴는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세수를 증가 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수 증가도 톤세로 상당히 절감을 해주고 있는데 국비로 양성하는 해기사 고용을 포기하거나 고용정책과 연계하지 않는데 국가가 정책적인 지원을 계속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될 수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취업이 되지 않은 학과, 지원율이 낮은 학과가 유지가 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대학내에서부터 문제 제기가 일어나기 때문에 유지가 될 수가 없습니다. 그 학과 때문에 대학 전체 평균이 떨어지고 지원이 떨어진다면 그 대학은 구조조정, 입학생 감원 압박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외국인 해기사 개방은 상당히 우려되고 좀 더 깊이 생각을 해야 될 부분이라고 봅니다.

만약 일반선박에 대해 외국인 선기장을 개방함녀 직급별로 다른 대응을 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선원 인력 구조가 역피라미드로 돼 있냐 하면 선기장을 개방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머지는 줄어들고 위에는 남아 있게 된 것입니다. 어떤 직급을 밑에는 열고 위에는 닫는 이런 행태가 아니라, 저는 만약에 선기장을 개방 한다하면 초급 해기사는 열어놓았던 걸 오히려 일정부분 닫아야 된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선박 인력 구조가 수직 원통형이기 때문에 개방도 수직 원통형으로 선기장을 50% 열면 초급도 50%만 열어야 그 인력이 유지됩니다. 밑에 다 열어놨는데 선기장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기장을 개방하려면 초급직은 오히려 열었던 것을 닫아서 수직원통형 비율을 맞춰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돼야 그나마 노사 협의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노사 협의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 비율은 두고라도 하여간 저는 선기장 개방하려면 초급 해기사를 닫는 그런 형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다.

그 다음 국가필수선박과 관련해서도 같은 문제인데 88척을 지정하는데 이를 기피하는 선사들이 있고 아예 1척도 지정하지 않는 선사들도 있습니다. 국가필수선박은 안보적인 차원도 있지만 외국인 선원을 도입하기 위해서 개발한 제도로 여기에 안보측면을 고려한 선원비로 연간 60억 원 정도 예산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개방 혜택은 모든 선사가 다 가져가고 있는데 국가필수선박의 의무는 특정 선사의 큰 선박들만 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돼서는 안 되고 개방도 혜택을 받는 만큼 국가필수선박에 대한 의무도 같이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선기장 개방과 초급직 보호와 같이 이런 형태가 돼야지 열매만 가져가는 이런 형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해기사 보다 국적 선원 양성이 우선

◆안준영 서기관 : 전반적으로 외국인 해기사 문제는 저희도 도입 확대를 점진적으로 해나가는 게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을 마련하면서 계속 강조했던 게 국적 선원 양성이 먼저이고, 이것이 원칙이라는 걸 계속 고수해 왔습니다. 정부도 점진적으로 나가자는 방향에 대해서 동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노사간 합의에만 어느 정도 맡겨놓고 정부는 뒷짐지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저희도 선원 인력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입니다. 주제발표에서도 지적해 주셨지만 이제 공급과 수요를 계속 예측해 나가면서 실제 부족한 인력이 얼마고, 현실적으로 국적 해기사로 보충할 수 있는 인력이 얼마고, 그래서 어느 정도 늘려야 된다는 식으로 방향을 어느 정도 잡고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실행 방안을 노사정이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말씀은 못 드리지만 기본적으로 산업계가 너무 어려움을 겪지 않게 경제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정부가 외국인 해기사를 확대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해기사, 한국 해기사의 보완제

◆신용존 교수 : 제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30년이 되면 한국인 선장 729명, 기관장 899명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부족한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 하는 것은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먼저 한국인 해기사 인력을 중심으로 양성·공급 확대 정책을 펴야 하고 외국인 해기사 인력은 부족한 한국인 해기 인력을 보완하는 보완제 역할로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선기관장이 지금 노령화되고 퇴직하지만 승진을 통한 인력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국인 선기장도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 필요하고 어느 정도 개방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한국인 선기장의 수급 비율에 따라서 결정해야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안정호 부회장님께서 말씀하셨지만, 한국인 해기사 역시 질적 수준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우리 해운선사들이 한국인 해기사들에 대해서 우선순위를 둘 것입니다. 한국인 해기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앞으로 해운환경 변화에 대응해 자율운항선박이나 탈탄소 대체 연료 선박과 같은 고급 기술, 하이테크 기술을 사용하는 선박을 최고 기술로 운항할 수 있도록 한국 해기사에 대한 교육의 질적 수준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해운의 지속발전 위한 대안 만들어야

◆좌장 : 오늘 토론에서 많은 의견들이 제시됐고 그중에는 당장 실시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중장기적인 대책으로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한 사안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고급 해기사를 많이 양성해 왔고 해양대 졸업생들이 해상직 근무 후에 육상으로 진로도 비교적 좋은 대우가 약속됐기 때문에 해기사 확보에 그렇게 큰 어려움이 없었고 해양대학의 경쟁력 자체도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사회적인 요인, 경제적 요인, 출생률과 같은 그런 인구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앞으로 해기사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한국해운의 지속 성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토론에서 논의된 것들이 보다 심도 있게 우리 한국 해운의 지속 발전을 가능하도록 하는 대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국해사포럼 차원에서도 더 많은 노력을 하고 또 우리 전체 해운계가 같이 힘을 합쳐서 좋은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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