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스자코니 JOC 편집국장

마크 스자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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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를 통항하는 무역의 급성장 및 잠재력 확대가 점차 분명해지는 가운데, 수개월에 걸친 파나마 운하의 흘수(draft) 및 통항 제한 조치가 아시아발 미국 동안 항로에 있어 일상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파나마 운하 관리청이 지난 8월 말 규정 강화를 발표한 이후, 파나마 운하의 컨테이너선 통항 횟수 및 화물 적재 중량을 제한하는 확대된 제한 조치는 적어도 내년 6월까지는 유효할 것이다. 심각한 가뭄과 저수지 저개발로 인해 야기된 운하의 흘수 제한 조치로 선사들은 멕시코 서부의 라자로 카르데나스항(Lazaro Cardenas)에 정기 및 임시 기항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제한 조치가 완화될 수도 있지만, 과학계에서는 기후변화가 엘니뇨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 6월 처음 시행된 파나마 운하 제한 조치는 선사들이 수요 침체에 대응하여 결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을 때였기 때문에 그 초기에는 컨테이너선 운항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현재, 화물 중량 감소는 그만큼 화물을 실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선사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유조선과 벌크선에 비해 여파가 훨씬 작기는 하지만 말이다.

수에즈 운하에는 통항 제한 조치도, 갑문도 없으며 이집트 정부가 우려할 만한 심각한 수위 변화도 없다. 수에즈 운하는 MSC의 2만 4346teu급 이리나호를 비롯한 전 세계 초대형 선박들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3월, 에버기븐(Ever Given)호가 좌초되는 등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동에서 폭력 사태가 발발하고 확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2015년에는 COSCO 컨테이너선이 공격받은 적도 있었다. 당시 이 선박을 로켓 추진 수류탄으로 공격하는 영상이 빠르게 유포된 것에 대해 한 무장 단체가 본인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와 인도 亞대륙으로 무역 조달이 전환되면서 수에즈에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탈중국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을 많은 화주가 체감하고는 있지만, 수입업체들이 소싱을 다변화해야 하는 지정학적 압력이 가중되면서 실제로 탈중국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화주들은 CMA CGM과 다른 컨테이너 선사에 선복량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CMA CGM은 급성장하는 컨테이너 무역을 감당할 만한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2026~2028년 인도될 것으로 예정된 2만 4천teu급 선박만 14척이다.

루돌프 사드(Rodolphe Saade) CMA CGM 회장은 뉴욕 스태튼아일랜드(Staten Island)와 뉴저지주 베이온(Bayonne)의 신규 터미널에 6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0월 중순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항만이 준설작업을 더 많이 실행하지 않고 대형선박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크레인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신규 선박을 동안에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동안 항만들이 동남아의 무역 성장세를 이용할 기회는 엄청나다. 해당 항만들이 처리하는 아시아 수입품의 약 60%가 북아시아에서 오며, 중국은 아시아발 수입 컨테이너 무역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PIERS 자료에 의하면, 동남아와 인도 아대륙 발 수입 증가세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IERS에 따르면, 2022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기준, 동남아와 인도 아대륙발 북미 동안행 컨테이너 무역은 310만 TEU로 13%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북아시아발 동안행 수출은 5% 증가에 그쳤다. 북미 동안에서 수로가 가장 깊은 항만을 보유한 노바스코샤(Nova Scotia)주 핼리팩스(Halifax) 역시 아시아의 제조업 성장세가 동쪽으로 이동한 현상을 주목하고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

스티븐 에드워즈(Stephen Edwards) 버지니아항만청 전무이사는 “서안이 소싱의 중국 전환 수혜자였던 것처럼 동안도 동남아 전환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고마틱(Cargomatic)이 후원하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에드워즈 전무는 버지니아 항만이 대형 크레인 주문, 2024년 말까지 수로 55피트까지 확장, 노퍽(Norfolk) 국제 터미널(2025년 완공 예정) 확장 등을 통해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버지니아 항은 1만 3천~1만 4천teu급 선박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음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것은 '우리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처리할 수 있어서, 수에즈 운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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