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R 김연태 기술본부장

한국선급 김연태 기술본부장
한국선급 김연태 기술본부장

기술·선원 교육으로 독성 문제 극복 가능
"암모니아, 2050년 선박 연료 25% 이상”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선언하면서 차세대 선박용 대체 연료로서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가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엔진 개발이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빠르면 2025년 전후로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이 장착된 대형 상선이 운항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독성 때문에 일반 대중은 물론 해운업계에서 조차 위험한 연료로 인식하고 있어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안전성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선급(KR) 김연태 기술본부장은 “암모니아는 최근 40여년간 화물로 운송되면서 누출 사고 발생 건수가 12건에 불과했다. 암모니아를 화물이 아닌 연료로 사용할 경우 누출 위험성은 커지겠지만 누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누출 사고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들은 이미 개발됐다. 그럼에도 암모니아 독성에 대한 일반 대중과 해운업계의 우려는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연태 본부장은 “현재 사용되는 모든 선박 연료와 회자되는 모든 대체 연료중 암모니아가 가장 위험한 연료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암모니아의 위험성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고 지속적인 선원 교육을 통해 그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암모니아가 독성 때문에 위험하다는 선입견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해운업계는 암모니아 공급 인프라 개발,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 동향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만 적절한 시점에 선박을 확보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태 본부장은 가장 유력한 차세대 선박용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와 관련해 해운업계가 갖고 있는 궁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연태 본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박용 연료로서 암모니아의 장단점, 기술 관련 최신 동향 등을 설명했다. 다음은 김연태 본부장과 본지가 나눈 일문일답.

-암모니아 운반선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나?

=IHS Seaweb에 따르면 1978년부터 2021년까지 전세계 암모니아 운반선에서 발생한 누출사고가 12건, 인명사고가 5건 있었다. 누출 원인은 대부분 설비의 노화나 오조작 같은 인적 요소에 따른 것이었다.

암모니아 운반선의 안전기준은 IGC Code에서 다루는데 암모니아 누출 관련 안전 설비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고 있고 실제로 암모니아 운반선에 누출 관련 안전 설비가 장착돼 있지 않다. 다만 암모니아의 독성을 고려해 호흡구나 보호안경 등 보호장구를 비치해야 하고 눈 세척기(eyewash)와 샤워기가 갑판상에 설치돼야 한다.

암모니아 운반선에서 누출 사고가 극히 드문 것은 암모니아가 화물 탱크에 격리돼 있기 때문이다. 암모니아 운반선에서 화물 탱크의 압력도출 밸브 출구가 유일한 누출원인데 압력도출 밸브는 탱크주위의 화재와 같은 비상상황이 아니면 열리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따라서 별도의 암모니아 누출 관련 안전 설비가 요구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암모니아 추진선은 암모니아가 화물이 아닌 연료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누출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선사들이 암모니아를 선택할 때 가장 신경써야 될 것은 무엇인가?

=선박 연료 선택시 기술 성숙도, 안전성, 경제성, 연료공급의 가용성, 항만 규제 등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녹색 암모니아를 지속 가능한 비용으로 원하는 곳에서 구할 수 있는 가와 독성에 대한 대비라고 생각한다. 암모니아의 독성은 20ppm만 되도 눈이나 코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700ppm에서 1시간 이상 노출되면 시력을 잃을 수 있으며 5천 ppm에서 몇 분만 노출돼도 질식사에 이를 정도로 매우 강력하다.

하지만 육상 암모니아 취급 시설 등에 적용되는 관리 기준이 이미 수립돼 있어 선박에서는 허용노출한계(Permissible Exposure Limit, 25ppm)와 방출상한농도(Upper Concentration Limit of Release, 300ppm)의 두가지 기준 값을 설정해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KR 및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산업계의 기술개발현황과 IMO의 안전기준 개발현황을 볼 때 2025년에 암모니아 추진선의 기술 및 안전기준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며 암모니아 연료의 경제성도 환경규제에 따른 탄소세와 같은 규제 비용을 고려하면 앞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생기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벙커링 인프라와 항만 규제는 각 국가별로 이루어지고 해당 국가의 의지 및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므로 항로에 따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선사는 암모니아 추진선의 입항 국가의 항만 규제와 벙커링 인프라의 구축에 대한 국가의 정책 방향을 고려해야만 한다. 특히 암모니아가 선박의 연료로써 화학제품 취급 항만이 아닌 일반 항만에서 벙커링이 이루어지려면 항만 안전절차와 그에 따른 항만 규제 확립, 암모니아 연료 사용에 대한 공공 인식을 변화시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또한 암모니아 연료를 선택한 후 선박의 운영에 있어 선원의 교육 및 훈련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다. 기존 암모니아 설비에서의 사고사례를 보면 정비불량, 운전미숙, 절차 미준수 등의 인적요소가 대부분의 원인을 차지한다. 선사는 선원의 교육을 통해 모든 선원이 암모니아 특성 및 설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운영 메뉴얼, 비상대응절차, 비상훈련의 철저한 준수를 통해 인적요소로 인한 사고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암모니아의 연료 효율성은 타연료와 비교해 어떤가?

=암모니아는 중유, 디젤, LNG와 같은 화석 연료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다. 즉, 화석 연료와 동일한 에너지를 내려면 더 많은 암모니아를 사용해야 하므로 연료 탱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가령 HFO 연료 탱크 크기가 1이라면 LNG는 1.6배, 메탄올은 2.3배, 암모니아는 2.7배, 수소는 4.1배 큰 연료 탱크가 필요하다.

암모니아의 에너지 효율은 수소보다 높지만 LNG, 메탄올보다는 낮다. 그러나 연소 또는 연료 전지의 전환 기술에 따라 에너지 효율은 향상될 수 있다. 암모니아 연료 전지와 엔진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 및 개발이 진행 중이다.

-암모니아 추진선 관련 기술 개발은 어느 정도인가?

=원양 선박용 주추진 엔진 개발이 2025년 완료될 예정이고 더불어 연료공급장치 개발도 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암모니아 연료공급장치는 암모니아의 대기 누출 방지를 위해 설치되는 설비들을 제외하고는 이미 상용화된 LPG 연료공급장치와 매우 유사해 적용상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암모니아 연료공급장치는 가스탐지기, 비상정지장치, 암모니아 가스 저감장치와 같은 안전설비도 포함해 개발되고 있다. 엔진 제조사의 엔진시험설비를 보면 벙커링 매니폴드에서 시작해 연료탱크, 연료공급장치, 안전설비를 포함해 엔진까지의 모든 연료시스템을 구성해 시험하고 있다.

시험설비의 안전한 구동을 위해 누설에 대비한 안전장치들이 설치·작동되고 있고 안전 설비는 해양에서의 운전환경만 고려된다면 선박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도 조선소, 엔진제조사, KR이 참여해 국가 R&D 과제로 암모니아 엔진, 연료공급장치, 가스저감장치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12월부터 KR 그린쉽 기자재 시험·인증센터에서 시험설비를 갖추고 시험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암모니아 추진선 설계는 이미 완료했고 건조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암모니아 연료 공급망과 제반 인프라 등이 확보된다면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는 빠르게 시작돼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암모니아 추진선을 언제 발주하는 게 좋나?

=암모니아는 2050년 선박 연료 믹스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최소 25% 이상 차지할 것으로 본다. 이는 해운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경 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강화된 IMO의 온실가스 전략 목표와 일맥 상통한다. 2025년 암모니아 엔진이 시장에 나오면 암모니아 추진선 발주가 메탄올 추진선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암모니아 추진선 발주의 이상적인 시기는 암모니아 추진 기술의 성숙도, 규제 발전, 지속 가능하게 생산된 암모니아의 가용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아마도 암모니아 운반선의 암모니아 추진선 발주가 가장 빨리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2030년 전후로 암모니아 추진선이 다른 연료 선박에 비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체연료 대비 암모니아 추진선의 신조 가격 수준은?

=암모니아 추진선은 독성 때문에 누출 방지를 위해 암모니아 가스를 제거하는 스크러버나 물분무 장치, 워터씰 탱크와 같은 안전 설비가 추가로 요구된다. 그러나 이런 안전설비의 제작·설치 비용은 용량에 따라 차이가 조금 나겠지만 선가 대비 극히 미미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대체연료 선박의 신조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연료탱크와 엔진이다. LNG, 메탄올, 암모니아의 특성을 고려하면 암모니아 추진선의 신조가는 LNG 추진선과 메탄올 추진선의 중간 정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암모니아 추진선 개조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기술적으로 암모니아 추진선 개조는 가능하지만 비용과 수리조선 캐퍼 등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개조하려면 엔진 개조, HFO 연료탱크를 암모니아 연료탱크로 교환, 연료공급시스템도 바꿔야 하기 때문에 개조비용과 기간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박 불가동 손실도 상당히 발생하게 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암모니아 추진선 개조 수요가 많아도 수리조선 캐퍼가 충분치 않다는 데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환경과 수익성 측면에서 대형 수리조선소가 사라졌고 중국도 신조를 선호하고 있어 암모니아 추진선 개조를 위한 역량을 갖춘 수리조선소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암모니아 연료 전지를 선박 추진용으로 사용할 수 있나?

=가능하다. SOFC, PEMFC 등 연료전지를 이용해 선박 추진용 모터를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이 이미 개발됐고 실증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 중이다. KR도 다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 자동화를 거쳐 무인 선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동화가 필요한데 이런 측면에서 연료전지가 향후 선박 주추진기관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다만 모든 새로운 기술을 원양 선박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암모니아 연료 전지도 선박 추진용으로 활용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육상보다 혹독한 환경과 원양에서 고립됐을 때 신속한 유지보수가 어렵고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비용으로 연료전지를 활용하고 유지하는 게 가능할지 숙제가 남아 있다. 기술적으로 연료전지의 형식에 따라 요구하는 전력을 신속하게 응답할 수 있는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런 이슈들이 해결된다면 원양 항해 선박에도 적용할 수 있겠지만 시작은 연안 소형선박에서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기술 성숙도와 상업 성숙도가 올라가고 곧 시장에 나올 암모니아 내연기관과의 경쟁을 거쳐 선박용 추진 시스템으로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암모니아 보다 경쟁력있는 선박용 연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

=궁극의 청정 에너지는 수소가 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그러나 수소는 극저온 특성과 에너지 밀도가 낮기 때문에 원양 선박의 연료로 사용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수소를 대형선 연료로 사용하려면 극저온 유지를 위한 설비와 수소 연료탱크의 과도한 크기로 인한 화물 적재공간이 줄어드는 이슈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수소 캐리어로서 암모니아가 수소보다 먼저 선박 연료로 상용화되겠지만 수소가 모든 숙제를 풀게 되면 수소를 바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것이 될 것이다.

수소는 화석연료에서 탄소를 포집하고 생산하는 블루수소, 전기분해를 통해 생산하는 그린수소, 원자력으로 생산하는 핑크 수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다. 각 분야의 기술 성숙도, 상업적 성숙도, 제도의 수립속도 등에 따라 어떤 방식의 수소가 가장 유망한 에너지원이 될지가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LNG, 메탄올, 암모니아로 이어지는 다양한 연료들이 함께 선박 연료로 사용되는 기간이 꽤 오랜 기간동안 지속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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