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터치웰 부사장

피터 터치웰
피터 터치웰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컨테이너 운송 공급망의 탈탄소화라는 매우 불확실한 전망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은 크게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선사, 화주, 포워더 중 몇몇 개척자가 야심 차고 비용이 많이 드는 탈탄소화를 선언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선주들은 가용 연료가 부족함에도 메탄올 추진 선박 125척을 발주했다. 또한, 노르웨이 소매업체 유로프리스(Europris) 등 소수의 대형화주(BCO)가 이러한 흐름에 앞장서고 있는데, 이들은 인바운드 화물 운송 시 온실가스를 80% 감축하는 머스크(Maersk)의 서비스를 택하기로 약속했다. 얼마인지 알려지지 않은 프리미엄 운임을 내고서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인 움직임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S&P 글로벌 서스테이너블 1(S&P 글로벌의 또 다른 사업부)에 따르면 전 세계 시장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4,000여 개 기업이 해운 아웃소싱 및 기타 운송 수단에서 Scope 3 배출을 감축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지난 7월에 시작된 국제해사기구(IMO)이 향후 2년간 작업할 규제 과정에 의해 크게 바뀔 가능성도 있다. 당시 IMO의 175개 회원국은 야심 차게 개정된 온실가스 정책에 만장일치로 동의한 바 있다. 해당 정책은2050년까지 사실상 온실가스 배출을 제거할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탄소배출 최소 20% 감축,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 2030년까지 국제 해운에서 사용하는 총에너지 중 최소 5%는 제로 탄소 연료 사용 등을 포함한다.

지난 7월 합의된 내용의 핵심은 2025년까지 신규 친환경 무탄소 연료 기준과 더불어 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탄소세 등 “시장 기반 조치”를 채택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가 채택되기 전까지는, 금액 기준으로 전 세계 해상 무역의 45%를 차지하는 컨테이너 운송 부문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메탄올처럼 대규모 연료 공급이 부재한 상황에서 무탄소 선박에 대한 투기성 투자를 낳고, 화물 운송을 여전히 최소화해야 하는 비용으로 여기는 선사와 포워더가 BCO 측에 제공하는 무탄소 해법이 향상되는 속도가 매우 점진적일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롤프 하벤 얀센(Rolf Habben Jansen) 하파그로이드(Hapag-Lloyd) CEO는 최근 자사가 주최한 패널 토론에서 화물 운송과 관련된 CO2 배출량의 최대 100%까지 줄일 수 있는 기능을 화주에 제공하는 쉽그린(ShipGreen) 제품을 언급하며 "(그들은) 아직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진 세로카도(Gene Seroka) LA 항만국 전무이사도 이와 비슷한 시각이다. <저널 오브 커머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남가주를 잇는 녹색 항로(green shipping corridor)와 관련하여 화주가 더 높은 친환경 연료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만 의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BCO가 컨테이너당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것을 시도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듯 보이며, 항만을 비롯해 다른 참여자가 기술에 투자하고 무엇이 효과가 있고 무엇이 효과가 없는지 봐야만 하는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쟁업체가 비슷한 조처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BCO가 자발적으로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볼 때 모든 이들에게 규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제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규제 체제가 컨테이너 부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일부에서는 IMO 회원국이 탄소세에 관해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남태평양에 위치한 국가처럼 멀리 떨어진 국가가 운송비 급증을 피할 수 있도록 탄소세를 낮게 설정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탄소세가 너무 낮으면, 결국 기존의 이산화탄소 연소 벙커선에 비해 무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비용이 훨씬 커져 친환경 연료 사용을 저지할 수 있다.

또한, 개정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료 기준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선사가 화주에 전가하기 어려운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게 만들 수 있다. <저널 오브 커머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워딩 담당 고위 임원 두 명은 현재 시장이 너무 약세이기 때문에 선사가 유럽연합의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비용을 화주에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본질적으로 IMO는 (개정된 온실가스 전략에서) 시장 기반 조치에 대해 동의했지만, 두 개의 주요 탄소 가격 책정 메커니즘(벙커선 분담금과 상한선 및 무역)은 상당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고 분류 협회의 환경 부문 이사가 말했다.

선주, 연료 공급업체 및 항만이 필요한 투자를 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IMO가 개정한 규제가 더 확실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 때문에 선사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ONE과 해운업 주자로서 향후 그 어떠한 IMO '연료 기준'과 '시장 기반 조치' 규제도 […] 투명하고 보편적이며 예측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정의되고 규제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제레미 닉슨(Jeremy Nixon) ONE CEO가 <저널 오브 커머스>에 말했다. “이처럼 할 때 에너지 기업, 선박 소유업체, 조선소 및 공급업체가 올바른 자본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주는 한편, 전체 공급망에서 친환경 운송이 초래하는 불가피한 자본 및 운영비 증가를 공유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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