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현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선장)

김인현 교수
김인현 교수

I. 들어가며

글로컬대학에 선정되기위한 지역 대학들의 몸부림이 애절할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는 30개의 대학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하는데 선정되면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는다. 10곳이 이미 지난 10월까지 발표되었고 정부는 2027년까지 20곳을 추가선정할 계획이다. 1차 시도에서 실패하기는 한국해양대학교(이하 한국해대)나 목포해양대학교(이하 목포해대)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한국해대와 부경대학과의 통합이야기가 나오자 동문들을 중심으로 크게 술렁거렸다.

그렇지만, 대학의 구조조정 문제는 이미 10여년전부터 지속되어온 것으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50만이던 취학학생수가 25만명으로 줄어드는 현실에서 각 대학이 현재의 규모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장차 해양대학의 주를 이루는 해기사교육은 대중들의 선택에서 멀어질 것임은 자명하다. 여러 다양한 직업군 중에서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야하는 직업은 기피할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존립하기위해 무역이 존재하는 한 선박은 있어야하기 때문에 해기사를 양성하는 학교는 반드시 존재해야한다.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어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정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글로컬이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이다. 대학을 글로벌화하면서도 지역에 유용한 것이어야한다. 그리고 부차적으로 인구감소에 맞추어 대학 학생수가 줄어드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두 학교가 하나로 통합되어 학생수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만이 여기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통합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자연감소를 하거나 다른 방법(예를 들여 외국학생수의 유입 혹은 학부가 아니라도 대학원 혹은 단기과정교육기회 제공)으로 학생수를 유지하면 되는 것이라고 본다.

필자는 한국해대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상선에서 선장까지 마쳤다. 목포해대에서 교수로 8년간 근무를 했다. 해기사 교육 등에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보여왔다. 2023년 10월 한국해대의 글로컬 대학 선정 세미나에 사회자로 참석한 바 있다. 부산대학교 교수를 거쳐서 2009년부터 고려대학교의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그림을 그려본다.

II. 글로컬 대학 선정을 위한 방향성의 제시

1. 재학생수는 줄어들도록 기획해야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학생수는 줄어드는 기획을 해야한다. 항해학과 250명, 기관학과 250명인 정원을 1/2로 줄여야한다. 그래야 20년 뒤의 인구감소에 맞추어가는 것이다. 자율운항선박 3단계에서도 해기사 8명 승선이 4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든다. 이에 맞추어가야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서서히 줄여야한다. 업계 전체로는 배출되는 해기사가 줄어들어서 문제가 된다. 그런 부족분은 오션폴리텍과 같은 성격의 교육기관에서 배출하면 된다. 글로컬의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학생수가 줄어야한다.

2. 해운물류, 조선 특성화 대학으로 가야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해운물류, 조선특성화 대학으로 가야한다. 순수한 경영학·법학, 건축공학, 전자공학 등 학문분야에서 한국해대나 목포해대가 고려대학교나 부산대학교 같은 역사있는 종합대학을 이길 수 없다. 양 대학은 처음부터 해기사양성을 위한 대학으로 설립되었다. 해양수산부로부터 해기사양성교육기관으로 지정된 대학은 상선분야는 이 두 대학밖에 없다. 해운물류분야, 조선분야 특성화 대학의 길을 끊임없이 가야한다. 경영학과 법학과가 아니라 해운경영학과 해사법학과가 되었기 때문에 1980년 설립된 이후에 이들 학과는 성공을 했다. 이런 길을 가는 한은 해운물류, 조선특성화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들이다.

특성화는 말로만 해서는 안된다. 모든 학생들이 선박에 얼마간이라도 승선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등 투철한 바다 사랑마음, 바다산업을 위한 엘리트 교육을 받아야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바다를 떠나지 않을 젊은이들을 길러내야한다. 이런 정신교육은 일반대학의 학생들과 같이 그냥 출퇴근으로 학교를 다녀서는 길러지지않을 것이다. 기숙사생활, 승선실습 등을 통해서 절도있고, 책임감있는 바다산업 엘리트가 길러진다고 본다.

해사법학과 해운경영학과 박용기관학과 학생들은 해기사가 되지는 아닐 지라도 이런 교육과정을 받을수 있다. 이런 변화된 교육체제를 글로컬 신청서에 담으면 경쟁력이 있다고 볼 것이다.

3. 대학교의 대학이나 학과는 해운물류 조선분야의 특성화에 맞추어야

해운물류, 조선분야 특성화에 전혀 맞지않는 학문분야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화롭게 재분류를 해야한다. 다른 말로 하면 해운물류, 조선분야 특성화로 단과대학이나 과를 연결시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인문학도 해양인문학이라고 하면 특성화와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특성화에 맞지않는 학과는 장차 학생들이 이들 대학에 진학할지도 의문이다. 다른 과로 통폐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재학생수가 장차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학과가 해운물류, 조선분야 특성화와 연결을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교양학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특성화의 기초가 되는 교양교육은 어느 학교나 있어야한다. 특성화에 먼 학과는 교양학부로 편입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4. 해양수산부와 시 당국으로부터 교육연구기관을 공동책임기관으로 이관받아야

해양수산부나 부산시 혹은 목포시로부터 교육연구기능에 대한 공동책임기관으로 받아오면 글로컬 대학 선정에 유리할 것이다.

선원에 대한 면허교육과 단기과정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이 있다. 이 기관은 해양수산부 소속이다. 한국해대와 목포해대는 교육부소관이고 글로컬대학 사업도 교육부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해기사교육이 이원화되어있다. 그런데, 미국의 국립 상선사관학교인 킹스 포인트는 재교육(해군포함)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상선사관생도를 4년간 길러내기도 하지만, 항상 선원재교육으로 학생들이 가득함을 보았다.

현재 해양수산부가 가지는 재교육기능을 해양대학들과 공동으로 운영한다면 교육과정 등을 더 효율적으로 경쟁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재교육기능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중국, 대만 등에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국제화시켜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양대학의 학생수를 줄이면서도 당분간 학교의 규모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경상북도가 안동대학교의 글로컬 선정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연구교육기능을 가진 경상북도 산하단체 7개를 경상북도가 안동대학에 이관했다. 이것으로 인하여 안동대학이 높은 점수를 받았고 글로컬 10개대학에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벤치마킹해야한다.

이렇게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가지는 해운물류분야의 연구와 교육기능을 해양대학에 얼마간 이양하고 공동으로 경영한다는 계획을 글로컬 신청서에 넣으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5. 해사산업계의 발전방향에 맞는 교육과 연구를 제공해야

글로컬 대학은 지역과의 연계성을 필요로한다. 전체 산업계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임을 대학이 보여주어야 존립된다.

해운물류, 조선업은 현재 큰 변혁기에 있다. 그 변혁기에 산업의 변화에 걸맞는 교육제도를 가지고 운영하면 글로컬에 꼭 필요한 대학이 되는 것이다. 해양대학이 위치하는 부산과 목포는 선박이 입항하고 물류의 흐름이 있고 선박과 해양플랜트 및 풍력발전이 제작되는 곳이다. 또 이들 운송수단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중심지이기도하다. 이 기능에 크게 기여하면 글로컬사업의 목적에 맞는 것이다.

자율운항선박 제3단계에서는 현재와 달리 육상의 원격운용센터에서 원격조종자들이 선박을 관리하고 지시한다. 이들은 항해, 기관, 조선, 항해술, 법학 등의 지식을 갖추어야한다. 이런 기능에 맞춘 특별한 교육을 받아야한다. 조선소의 교육팀의 팀원들도 원격조종자들이 될 수 있다. 해기교육을 특별히 받아야한다.

장차 선박대여업(선주업)은 우리나라에서 크게 성행할 전망이다. 선박만을 소유하면서 세계 각국에 선박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사업이다. 그리스와 일본에서 성행한다. 선원들이 없어서 운항하기가 곤란하게 되면 우리 나라는 선원은 책임지지않는 선주업을 영위하면서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선주업에는 선박관리가 동반된다. 500척이나 1000척의 선박을 관리하는 대규모 선박관리회사를 부울경과 목포에서 설치되어 운영될 것이다. 자율운항선박의 3단계에서는 세계어디에서나 인공위성을 통하여 선박의 관리가 가능하다. 이들 회사에 근무할 사람은 법학, 경영학, 해기, 선박안전, 조선학, 통신, 4차산업혁명 등의 교과를 이수해야한다.

양 해양대학이 이런 교육수요 및 인재배출수요를 충족시켜주어야한다. 다른 대학은 이런 기능을 할 수 없다. 장차 선주업 및 선박관리업은 부산, 울산, 서울 등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뻗어나갈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교육시켜야한다. 조선소 출신이 선박원격조종자가 되고자 하는 경우 3학년에 학사편입시켜서 2년간 교육으로 해기면허를 취득하게 하는 것이다. 해기사들도 법학, 경영학, 인사관리 등의 교육을 받아야한다. 이들을 위한 대학원 과정을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글로컬 신청서에 넣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6. 1인 2역을 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학교를 통합하지않더라도 더 우수한 학생을 배출해내는 기획을 해야한다. 이제는 메년 태어나는 인력이 50만명에서 25만명으로 줄어든다. 한사람이 두사람의 몫을 해내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이룬 경제규모가 반토막이 날 것이다. 그만큼 한사람이 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더 많은 지식을 가져야한다. 대학이 그런 기능을 학생들에게 배양시켜야한다.

대학의 교육도 수월성이 있는 대학에서 더 잘 교육받아야할 것이다. 1학년은 교양과정위주의 수업을 한다. 더 나은 교양과정 프로그램을 가진 대학과 본교의 교양과정 프로그램을 공유하면서 학생들을 더 우수하게 길러내는 것이다.

우리 해양대학들은 특수대학인 만큼 일반대학의 해양학과, 물류학과, 조선학과들의 학생을 3학년에 받아서 승선실습도 시켜주고 잘 갖추어진 특성화 교육을 시켜주면 될 것이다.

해기사들이 이제는 장기간의 휴가를 가진다. 휴가기간중 장래 해운회사 조선회사에 간부로 성장하기 위하여 법학이나 경영학 석사과정에 다닐 수 있도록 기획을 하면 어떨까? 졸업생들이 서울에 위치하는 해운회사에 근무한다면 그들이 야간에라도 석사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해양대학들은 졸업후에도 학생들을 관리하면 좋을 것이다. 학부졸업생들이 선호하는 서울의 대학과 해양융합특수대학원을 조인트로 만들어가야한다. 다른 대학과 달리 해양대학들은 평생동안 해양교육을 시키는 학교가 되는 것이다.

장차 해양분야나 조선분야에서 인력을 구하고 유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런 기획을 하면 글러컬사업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7. 해양대학은 진정한 의미에서 글로벌화된 대학이 되어야

글로컬 대학이란 글로벌화된 대학이어함을 의미한다. 해양대학들 만큼 글로벌화가 많이 된 학교가 없다. 선박과 해운과 물류 그리고 조선은 모두 외국과의 무역을 대상으로 한다. 학문분야 및 교육분야도 글로벌화되어있다. 그러나 현재보다 더 글로벌이 되어야한다.

하계와 동계에 해양관련 분야 외국학생들을 불러와야한다. 특성화된 해양교육을 시켜주어야한다. 우리 학생들도 외국에 나가서 공부할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해기사 배출교육도 외국의 학생들을 데리고와서 교육을 시킨 다음 해기사로 양성시켜줄 수 있다. 교육에 대한 대가는 받아야한다. 자급자족이 된다. 연구기능도 강화하여 세계 모든 국가의 해운물류, 조선분야 연구를 해줄 수 있어야한다.

이런 기능은 국내 어떤 대학도 할 수 없는 분야이다. 한국해대와 목포해양대만이 할 수 있는 기능이다.

8. 양 해양대학의 협력방안-통합기구의 설치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해서 두 개의 대학이 통합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면 한국해양대와 목포해대가 하나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혹자는 부산지역은 부산에 있는 대학과, 전남지역은 전남에 있는 대학과 합쳐야 글로컬대학 선정에 맞다고 한다. 동일한 특성화 대학이 하나로 합쳐서 장차 인구감소에 대처하면서도 지역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방안을 제시하는데 이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본다.

지역적으로 멀다는 것이 장애요소이다. 그렇지만 캘리포니아나 텍사스의 주립대학처럼 한국해대와 목포해대를 관장하는 상위기구(가칭 통합기구)를 두고 해양특성화대학의 구조조정과 경쟁력을 갖추어가는 기능을 한다면 글로컬 대학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않나 생각한다. 이 방안대로 한다면 현재처럼 두 학교의 기구는 그대로 존치된다. 두명의 총장이 그대로 있는 것이다.

3학년때 이루어지는 실습은 선박을 이용하는 것이라서 지역적으로 두 학교가 떨어져있는 것이 장애요소가 될 수 없다. 학생이 부산으로 목포로 오고가는 것이 아니라 실습선이 이동하면 되는 것이다. 이 통합기구에서 볼 때 전체적으로 실습선의 숫자가 많다면 줄여서 예산을 비축할 수있게 된다. 또는 외국대학이나 정부 혹은 기업의 실습수요에 맞추어 실습선을 제공하여 수입도 올릴 수 있게 된다.

한 학교는 학부교육에 집중하고 다른 학교는 대학원 교육과 재교육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도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는 지리적으로 먼 것은 아무런 장애사항이 아니된다.

양 대학이 스스로 이러한 통합기구안에 들어가서 구조조정을 하고 해기교육 및 해양특성화 교육에서 수월성을 가지오겠다고 한다면 교육부와 글러컬에서도 환영할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통합기구의 설치와 운영은 현재 해운과 조선분야가 직면한 인력의 양성과 확보에 대한 나아갈 방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통합기구는 해사고등학교의 운영, 오션폴리텍운영 등 전반적인 해기인력의 공급과 해양전문가 양성에 통섭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III. 나가며

한국해대와 목포해대는 해기사교육을 목표로 만들어진 학교이다. 교육기능을 하는 관계로 교육부 산하에서 교육정책의 영향을 받는다. 해기교육만 하는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교육부 산하에 있는 것이 맞다고 본다. 교육부의 각종 심사나 평가에서 예외를 인정받으면 좋지만 쉽지가 않다. 앞으로 학생수가 줄어들면 더욱 더 예외인정은 쉽지않을 것이다.

바다와 조선산업의 현장에서 일하는 직업군은 선호받지 못하는 경향에 있기 때문에 해양대학이 학생을 끌어오기는 쉬지않다. 해양산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영속적으로 인재 배출이 되어야한다. 어떻게 해양대학에 학생들을 불러올 것인가? 이미 우리나라 대학은 서열화가 되어있어서 일반종합대학과 해양대학이 경쟁해서 이길 수가 없다.

우리는 70년이상 선배들이 해둔 해기교육과 해양산업을 바탕으로 하는 특성화된 학교라는 전통을 이어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지금보다 더 전문적으로 해기교육과 바다산업의 종합교육기관임을 널리 인정받아야한다. 국내 다른 교육기관은 비교할 대상이 없고 그 지향점도 세계를 향해두어야한다. 교수들의 강의수준과 연구수준도 세계최고임을 보여주어야한다. 해양산업에 특성화되면서도 변화하는 바다산업의 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교육과 연구에 대한 기획을 해서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길 바란다. 이런 기획과정에 필자가 제안한 내용들 중에서 8개항목 전부는 아닐지라도 일부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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