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사포럼 신년하례·조찬포럼 성료
공급과잉 향후 5년이상 장기불황 우려

최근 홍해 사태, 유럽의 CBER 폐지,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의 제미니 코퍼레이션 결성, 환경규제에 따른 석탄·석유 등 화석 에너지의 점진적 퇴출 등의 변수들로 해운시황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가운데 장기불황의 그림자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민현 박사는 한국해사포럼(회장 정병석 변호사)이 지난 1월 26일 명동 로얄호텔에서 개최한 제38회 월례포럼에서 컨테이너 정기선 해운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민현 박사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굉장히 커졌고 구조적으로 공급과잉으로 장기불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윤민현 박사는 최근 발생한 주요 이슈를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해운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측했다. 홍해 사태로 수에즈 통항이 어려워져 대형 컨테이너선사들은 대부분 우회항로를 선택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운항일수가 평균 8~10일, 지중해는 최대 15일까지 늘어났다. 운항일수가 늘어나면서 선사들은 추가 선박을 투입하거나 선속을 올리면서 비용이 20% 정도 상승했는데 운임은 200% 이상 올랐기 때문에 해운업계로서는 오히려 호재다.

윤민현 박사는 해운업계로서는 호재일 수 있는 홍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해 사태 장기화에 대해 인근의 사우디아리비아, 이집트가 크게 반발하고 있고 미국, 러시아, 중국 등도 홍해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란을 압박하고 있어 중국 춘절 연휴가 끝나는 3월초께 홍해 사태가 해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했다.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의 제미니 코퍼레이션 결성에 대해 윤민현 박사는 사실상 얼라이언스 재편 2라운드가 시작됐고 향후 1~2년간이 아시아계 선사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파그로이드가 빠져나가면서 HMM, ONE, 양밍 등 아시아계 선사만 남게 된 디얼라이언스는 완하이를 새로 영입하면서 아시아계 얼라이언스로 재편될 수도 있고 CMA CGM, COSCO, 에버그린이 참여하고 있는 오션얼라이언스는 각사의 영업전략, 양안 관계 악화 등을 고려하면 해체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윤민현 박사는 이러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컨테이너 정기선의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구조적으로 장기불황이 예상되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컨테이너선복량은 지난해 8.2% 증가해 현재 2800만teu에 달하는데 현재 오더북은 기존선대의 25%에 달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7%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수요는 앞으로 5년간 연평균 3% 증가에 그쳐 공급과잉이 상당기간 지속돼 장기불황이 예측된다.

화주측 입장에서 향후 해운시황을 전망한 삼성SDS 이종덕 팀장도 “향후 해운시장은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측이 불가한 상태인데 운임 상승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우려스럽다. 화주 입장에서 상당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종덕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2024년은 선복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배 이상 앞서면서 장기적으로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홍해 사태가 터지고 운임이 다시 상승하고 있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팀장은 “화주 입장에서 불안한 것은 중국 춘절 연휴이후 홍해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지속되는 상황에서 4월 25일 유럽의 CBER이 폐지될 경우 해운시장의 혼란이 증폭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한국해사포럼이 개최한 월례포럼은 2024년 신년하례를 겸해서 개최됐는데 계명대학교 하영석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2024년 전체 해운관련업계를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1시간 30분동안 해운관련업계 전문가들이 각각 10개의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시장 상황과 올해를 전망했다. 윤민현 박사가 정기선 해운에 대해, 삼성SDS 이종덕 팀장이 화주가 전망하는 2024년 해운 이슈와 전망에 대해, 일도해운 염정호 사장이 드라이 벌크선 시장에 대해, 한중카페리협회 최용석 국장이 한중카페리산업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박사가 선박금융에 대해, 코리안리 장철민 前전무가 해상재보험 시장에 대해, 한국해운협회 김경훈 이사가 해운정책에 대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유병세 前전무가 조선업에 대해, 한바다ERS의 김진철 대표가 샐비지 산업에 대해, 고려대학교 김인현 교수가 해상법 주요쟁점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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