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종덕 원장

KMI 김종덕 원장

미래 선박‧인력 포럼 발족 추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최근 원장 지속으로 AI분석지원실을 신설하고 AI를 활용한 해운산업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KMI 김종덕 원장은 지난 3월 14일 해운전문지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미래 선원 인력 연구, AI기술을 접목한 해운산업연구 등 첨단 미래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KMI는 각 연구부서의 젊은 연구원들을 투입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를 활용해 해운 전문가들도 놓치는 해운 이슈를 발굴해 해운시황을 예측해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5~6월에 결과물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김종덕 원장은 아예 폐쇄형으로 해양수산 AI 모델을 직접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며 AI 기술을 접목해 해양수산부문 연구 성과를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KMI는 최첨단 친환경 자율운항에 승선할 미래 선원 인력의 자격기준과 교육훈련 과정도 연구하고 있으며 조만간 조선소, 해운선사, 선원양성기관들이 참여하는 미래선원인력 포럼을 발족시킬 계획이다.

김종덕 원장은 세계 톱클래스의 조선‧해운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개발할 미래 선원 인력 자격기준과 교육훈련 과정이 국제해사기구(IMO)로부터 인증을 받게 된다면 미래 선박‧인력 거점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종덕 원장과 해운기자단이 나눈 일문일답.

-지난해 미국에 연구센터를 개설했는데…

=그동안 해외 연구센터는 중국 상해 밖에 없었는데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뉴저지에 한미물류공급망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변하면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세계 소비시장에서 미국의 위치도 커지고 있어 미국의 공급망 관련 동향과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는 게 대단히 중요해졌다. 우리 해운물류기업에게 미국 공급망 관련 최신 동향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에 연구센터를 설립하게 됐다. 미국 연구센터는 앞으로 2개월에 한번씩 동향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미국 현지에서 컨퍼런스도 개최해 미국 공급망 동향 분석 및 정책들을 우리 해운업계와 공유할 생각이다.

-선원 정책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미래 선원 인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자동화 최첨단 선박, 친환경 선박이 대세를 이루게 될 텐데 이들 선박에 과연 기존 선원들이 승선할 수 있는지, 아니면 어떤 선원들을 승선시켜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첨단 선박 건조기술 세계 1위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고 선박 운항기술을 가진 해운선사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최첨단 선박에 승선할 선원을 양성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첨단 선박에 승선할 선원에 대한 자격과 트레이닝에 대한 연구를 위해 조선사, 해운선사, 해양대학, 해양수산연수원 등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데 조만간 정식 포럼을 발족시킬 계획이다. 아직 포럼 이름은 정하진 않았지만 임기택 前IMO총장께서 흔쾌히 의장을 맡아주시기로 했다.

저는 이런 연구가 한국에서만 가능하고 앞으로 IMO로부터 인증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IMO 인증을 받는다면 한국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선원은 최첨단 선박에 승선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전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한국 조선이 건조하는 최첨단 선박에 미리 트레이닝된 선원을 선주에게 패키지로 공급하는 사업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해운 관련 외부 수탁연구가 적다는 지적도 있다.

=보통 해운연구본부가 외부에서 수탁하는 연구 용역 규모는 연간 2억~3억원 정도되는데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해운협회와 톤세제, 해운의탑 등의 연구용역을 수행했고 해운협회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비전 수립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협회가 여러 가지 연구를 요청하는데 KMI가 수탁하기 어려운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한 연구를 의뢰하는 경우가 괘 있다. 가령 예선업 발전방안이나 내항해운 카보타지와 같은 문제는 관련 업단체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주제들이다. 이런 주제들은 관련업단체가 공동으로 연구를 맡겨주면 가능하지만 어느 일방의 의뢰로 연구를 하기는 게 쉽지 않다.

다른 본부와 비교해 해운연구 단가가 낮다는 문제도 있다. 항만 연구는 건당 최소 1억원 이상이지만 해운은 5천~1억원 사이다. 해운 연구비가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해운연구자들이 상대적으로 연구평가가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이렇다 보니 젊은 해운연구자들이 이직하는 사례가 많다.

-해운협회 공동연구협력센터 활동이 미흡한데…

=2022년말 해운협회내 연구원이 상주하는 공동연구협력센터를 개소했지만 코로나 여파와 사무실 공사, 인력 부족 등으로 지금은 연구원을 상주시키지 못하고 있다. 해운연구본부는 KMI의 모태가 된 씨앗 부서지만 지금은 연구원이 20명도 안된다. 9개 연구본부중에서 연구원수가 가장 적다.

연구원 부족으로 인력을 상주시키지는 못하지만 저를 비롯해 해운연구본부 연구원들이 서울에 올라올 때마다 해운협회에 들러 의견을 듣고 지난해부터 해운협회 연구과제를 서너개 진행하면서 실질적인 접촉을 크게 늘렸다. 현재 업무를 처리하는데 지장은 없지만 센터 공간은 당분간 유지할 생각이다. 하반기에는 톤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이슈가 있어서 센터가 좀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운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AI를 활용해 해양수산 이슈를 분석하고 사후평가를 통해 정책연구분야에서 AI활용 가능성과 신뢰성을 검토하기 위해 2월에 AI분석지원실을 신설했다. AI 결과물은 충분한 검증이 필요해 원장 직속으로 AI 분석지원실을 두고 직접 챙겨보고 있다. 해운업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이슈가 발생해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AI 기술을 활용해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지 연구해보라는 미션을 줬다. 각 연구부서에서 젊은 연구원들을 참여해 다양한 방법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결과물들의 신뢰도가 높지 못해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추가적으로 지식을 학습시키고 검증을 지속해 나가면 5~6월정도에는 공개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분석지원실과는 별도로 폐쇄형 AI를 개발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폐쇄형으로 해양산 AI 모델을 직접 만들고 테스트해 결과가 괜찮으면 정부와 업계에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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