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 김연태 기술본부장

김연태 본부장
김연태 본부장

환경규제 강화로 해운업계의 고민이 커져 가는 가운데 저탄소 연료 중 경제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연료는 일반적으로 식물성, 동물성 기름, 폐식용유, 폐목재 등의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제조된 연료를 말한다. 바이오연료는 석유제품과 화학적으로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 내연기관에 바이오연료 또는 바이오혼합연료 적용 시 주요 부품, 구조 변경없이 사용가능해 주목받고 있는 저탄소연료다.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가 바이오연료의 탈탄소 기여를 승인함에 따라 바이오연료를 선박연료로 사용하는 경우 2023년부터 시행된 탄소집약도규제(CII)와 함께 향후 IMO 및 EU 규제 대응 시 혜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당장에 온실가스 배출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해운업계에서 바이오연료는 보다 널리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저탄소연료와의 비교

바이오연료는 기존의 선박 및 엔진의 개조없이 사용할 수 있어 전통연료를 사용하는 운항선의 온실가스규제 대응에 가장 경제적인 방안 중 하나로 간주된다. 운항선의 경우, LNG 연료나 메탄올연료 추진으로 개조하여 규제 대응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내연기관의 개조, 연료 공급시스템의 설치, 탱크의 교체 등으로 큰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의 가격 측면에서도 다른 저탄소 또는 무탄소연료인 메탄올, 암모니아 보다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바이오연료의 공급은 안정적인 공급 인프라가 확충되기 전까지는 해사산업계의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타산업군에서도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가 예측되는 만큼 연료를 확보하기 위한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 안정적인 공급 이슈는 계속해서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사용시 예상되는 기술적 이슈

바이오연료는 앞서 언급한 가능성 때문에 다수의 선사에서 실선에 시험적용을 하고 있지만 선박에서 사용되는 바이오연료에 대한 국제표준이 아직 없다. 따라서 선박연료의 품질기준인 ISO8217에 바이오연료에 대한 품질기준을 추가하기 위한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지만 바이오연료 사용을 지원하는 추가적인 국제표준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의 경우도 선박용 바이오연료에 대한 품질기준이 없어 현행법상 혼합 또는 제조할 수 없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선박용 바이오연료 실증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연료 제조사에 한해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 바이오연료는 전통연료와의 화학적인 차이 때문에 사용 시 주의 및 해결해야 할 기술적 이슈들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연료 내의 미생물 성장, 연료의 산화성 등이 필터 등 각종 부품에 영향을 주는 등 발생 가능한 이슈를 인지하고 대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연료의 적절한 온도제어를 위한 대책 마련도 필수적이다.

바이오연료의 공급

대체연료로서 바이오연료의 뚜렷한 경제성과 사용 용이성 등으로 전 산업분야에 걸쳐 수요 증가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며, 해상뿐 아니라 육상, 항공 등 타 운송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해운분야에서 필요한 연료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따라서 해운분야의 수요를 충족하는 연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유업계나 바이오연료 공급사에게 해운분야의 사용량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바이오연료 생산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함께 한다면 연료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은 보다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바이오연료 시대에 대한 준비

2023년에 시행된 CII의 각 선박별 등급은 올해 5월 31일까지 결정된다. D 또는 E 등급을 받은 선박은 CII 개선을 위해 운항효율 향상 노력에 더해 ESD(Energy Saving Device) 설치, 대체연료 추진으로 개조 또는 바이오연료 사용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바이오연료 사용은 ESD 설치 대비 개선 효과가 확실하며, 대체연료 추진 개조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등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KR도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해 국적선사, 엔진 제조사, 연료 공급사와 MOU를 체결하고 1만 3천teu급 컨테이너선의 바이오혼합연료 사용에 대한 해상 실증을 완료(2021년 3월)했으며, 현재는 HMM과 바이오연료 활성화 및 안전 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안전 가이드라인 개발이 마무리되면 앞서 언급한 산화 안정성, 온도제어 등 현재 예상되는 기술적 이슈 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바이오연료는 전 세계적으로 장기간 그리고 대량으로 사용한 전례가 없다. 따라서 바이오연료 안전 가이드라인 공동개발 사례와 같이 각 기업들과의 협업과 정보교류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KR은 이러한 협력 과정과 결과들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공유함으로써 우리 해운업계가 선박연료로서 바이오연료를 안정적으로 사용하는데 충분히 기여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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