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내에 세계 10위권 해운회사가 되겠습니다." (주)한성선박의 崔豊南사장이 가끔씩 자기다짐처럼 하는 얘기이다. "창의"와 "도전"을 사훈으로 정하고 있는 (주)한성선박의 성격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도대체 한성선박은 어째서 그러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고 과연 어떻게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것인지 한번 살펴보기로 한다. "한성선박" 하면 떠오른 것이 "북한 전문 수송선사"일 것이다. 북한수송은 이 회사의 매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1/5 정도에 불과하지만 국적선사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정기항로를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이런 평가는 당연하다고 봐야 한다.북한전문 선사로 명성 한성선박의 최풍남 사장이 남북항로를 개척하게 된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최풍남 사장의 아버님 고향이 북한의 해주로 월남 이산가족인 셈이다. 최사장이 "남북항로를 개설하여 통일을 앞당기는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사업이 대북한 수송서비스라고 한다. 한성선박은 회사를 설립한 92년 3월 이후 한참동안은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지만을 서비스했다. 그러다 92년 10월 중국과 러시아 선주들의 도움을 받아 대북한 정기항로를 개설하게 되었다. 현재 한성선박이 북한 서비스의 1인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항로 개설이후 이후 화물이 적던 많든, 손해가 나든 말든 계속하여 서비스를 해왔기 때문이다. 한성선박의 최풍남사장은 해양대학교 30기 출신으로 삼미해운과 범양상선을 거쳤으며 포워딩업체인 범양해운의 영업부장을 지냈다. 이 회사에서 북미항로 재래정기선서비스 경험을 쌓은 최사장은 92년 3월, 학창시절부터 꿈꿔오던 선박회사를 직접 차려서 독립하게 된다. "우리나라 해운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 보자.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그리스와 같은 해운선진국이 돼야한다"는 해양대 시절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서게 된 것이다.현재 한성선박은 인천-남포간에 180teu급 컨테이너선 Sona호를 10일간격으로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항로의 물동량 사정은 그다지 좋지를 않아서 3,000톤짜리 배에 겨우 50teu를 싣고 다니는 정도이다. 매출 매년 100% 성장 목표한성선박은 이외에도 1만 6,000dwt급과 1만 3,000dwt급 등 일반벌크선과 ro-ro선, 세멘트수송선 등 모두 10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 계획조선으로 건조한 6,700dwt급 벌크선과 3,300dwt급 벌크선은 90억원의 선가로 지었는데 현재는 100억원을 넘게 나가고 있다. 한성선박이 오늘날처럼 발전하게 된 동기는 역시 남들이 다 포기한 북한항로를 끈질기게 매달려 특화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항로 자체로는 메리트가 없었으나 하주들이 북한항로에 손해를 보고라도 취항하고 있는 한성선박을 다른 분야에서 도와주려는 했고 이것이 사업을 확장하는데 큰 힘이 된 것이다.현재 한성선박의 매출부분에서 남북항로 사업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중국항로(주로 산토우, 홍콩, 일조항등)가 30%정도이며 그 나머지의 대부분(약 40%정도)는 트램퍼에 의해 3국간항로에서 벌어들이는 수입들이다. 이들 외항운송사업 외에 내항운송부문이나 복합운송부문, 대리점 부문도 있으나 수입이 미약하여 크게 매출액 형성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내항운송에는 3척의 선박이 투입되고 있고 복합운송은 북한지역과 일본지역을 위주로 하고 있다. 선박대리점은 외국트램퍼들의 대리점으로 그 규모는 크지가 않다. 한성선박은 계열회사 형태로 무역을 하는 (주)한성코리아도 거느리고 있다.한성선박은 서울에 총 51명의 육상직원과 부산 지사에 6명, 상해 사무소에 4명이 근무하고 있다. 해상근무요원(선원)은 200명정도. 서울 사무소 인원 가운데는 인터넷 사업팀도 8명이나 근무하고 있다.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데이터 베이스화 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인터넷 사업은 해사부관련 업무를 모두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바꾸고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할 정도로 발전했다. 한성은 지난 99년에는 매출이 220억원이었으나 올해 4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고 내년 2001년에는 8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로는 매년 100%에 가까운 매출액 성장을 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남북항로 사정 좋지 않아그러나 한성선박의 근간항로라고 할 수 있는 남북 정기항로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컨테이너화물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 없는데다가 컨테이너운임을 점차 인하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이기 때문이다.당초 컨테이너 운임은 개당(teu) 1,000달러를 받다가 금년 1월부터 900달러로 낮추었다. 이것을 내년에는 800달러로 낮추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한성측의 고민이다. 180teu짜리 선박에 컨테이너를 50teu정도 싣고 다니기 때문에 운임이 비쌀 수 밖에 없지만 거리가 비슷한 한중항로의 운임보다는 너무나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남포항의 항비가 너무 비싼 것도 문제다. 또한 북한을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운임을 떼이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남북정상 회담 이후 대북투자가 활성화 되면서 임가공무역이 활성화될 수 있는다는 기대도 걸어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더더욱 문제는 장기적으로 볼 때 남북한간에 도로나 철도의 개통으로 인해 해상항로는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에따라 한성선박은 내년부터는 사업의 포커스를 원양항로로 돌려 일대 전환을 모색할 방침이다. 인도, 아프리카, 남미항로등을 개발하여 명실공히 원양항로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새 화물과 새 항로를 끊임없이 개발하여 세계화된 선사가 되겠다"고 최풍남 사장은 밝혔다. 한성선박은 계속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단시일 내에 국내 베스트 10에 들고 나아가 세계 최상위 클라스의 외항선사로 발돋움한다는 원대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풍남 사장은 "2001년까지 국적선사 가운데 10등안에 들고 10년 안에 세계 10위권 선사로 발돋움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를 따져묻자 그는 "나는 해운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비밀이 있다. 사업의 감으로 볼 때 목표는 실현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런 자심감이야말로 사업을 성공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인터뷰 / (주)한성선박 최풍남 사장 "국민들 바다사랑 정신 일깨워야"- 한성선박 서비스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경쟁이 치열하지 않는 곳, 남들이 잘 하지 않으려고 하는 곳에 서비스를 하려고 하는 점이다. 항상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새항로 개설을 모색하고 있다. 고객 감동을 위해 노력하여 다시 찾고 싶은 회사가 되고자 하는 점이 우리의 강점이다." - 선사 경영에서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우선 직원들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하여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비전을 심어줘야 하며 자기 일에 만족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직원들이 자기 일은 자기가 처리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내자신 지금까지 회사 설립 후 사업을 확장하는데만 신경을 썼으나 이제는 복지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우리나라 최고 복지의 회사를 만들고 싶다." - 나름대로 좌우명 같은 것이 있는가?"나는 시간을 아껴 쓰자는 주장이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나는 제일 싫어한다. 따라서 직원들에게도 생산성을 높이자, 자기분야에서 최고가 되도록 공부를 하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 관련업계나 당국에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대북 사업에 대해 국민들의 인식이 제고되었으면 한다. 북한에 원조하는 것은 1-2,000억원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의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100조인 점을 감안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남북 통일을 위해서는 약간의 어려움은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한편 당국은 국민들이 바다의 가치를 인식하여 바다를 사랑하는 국민이 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이런 차원에서는 정부가 선사들의 선박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계획조선자금의 증액과 선박확보 기금의 설립 등을 건의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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