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녹봉조선 김웅준 대표이사"정부투자기관 탁상행정 조선소 숨통막아"대형 수출선 프로젝트 무산위기4일 본지 방문, BBCHP에 문제제기 지난 4월 4일, 본지를 방문한 녹봉조선(Nok Bong Shipbuilding Co., Ltd) 김웅준 대표이사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었다. 김웅준 대표이사는 본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 3월 2일자로 파나마의 우태마리티마(Woo Tae Maritima Shipholding Co., Ltd)사로부터 수주한 1,000만불 케미컬탱커 1척의 거래가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들의 무성의한 태도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본지 3월 21일자 인터넷신문 게시판 게재). 다음은 김웅준 대표이사와 이철원 국장과의 면담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왜 수출 계약이 무산될 지경에 이르렀나?" "본선 건조를 위해서는 선수금 환급보증서(Refund Guarantee)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발급해주는 수출보험공사측에서 본선이 수출선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를 국적취득조건부 나용선계약(Bare Boat Charter with Hire Purchase)으로 보면서 외화가득효과가 전혀 없는 거래라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계약서상으로 분명히 우태마리티마社와 쌍방거래를 했고, 1,000만불의 선가를 받기로 되어있다. 이것이 수출이 아니고 무엇인가?"- "수출보험공사측에서는 동 선박의 실수요자를 국내 해운회사로 규정짓고 있지 않은가?" "우태마리티마社는 일본 미쓰비시 그룹의 파이낸싱 전문 다이아몬드 리스가 만든 paper company로 국내 한 해운회사가 향후 8년간 동 선박을 용선하면서 선가를 갚아 소유권을 가질 계획이다. 우리는 파나마법에 의해 만들어진 회사와 거래를 해서 수출계약을 맺었다. 선주사는 내국선사가 아닌 외국선사로 계약의 형태나 계약 당사자가 외국인(회사)이며, 본선건조기간(1년)에는 외국선사와 모든 형태의 상행위를 한다. 따라서 본선건조를 완료한 후에 동 선박에 대한 운항 또는 매각 등에 대한 행위는 전적으로 선주사의 고유권한으로 당사와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당사는 건조대금 미화 1,000만 달러를 건조공정에 따라 선주사로부터 지급 받는 것으로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8년 뒤에 다시 선박이 들어오면 그때 가서 수입선으로 취급하면 되는 것 아닌가. 왜 8년 후를 계산해서 이것이 수출도 아니고 수입도 아니라고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이같은 내용을 산업자원부와 수출보험공사측에 공문으로 보낸 후에 받은 회신은?" "산업자원부는 BBCHP의 수출 해당여부에 대해 대외무역법 운용 부서에서 의견문의를 거친 결과 수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고, 수출보험공사 또한 외화가득율이 15% 이내인 수출거래는 수출보증보험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해 왔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BBCHP 수출이 성사된 적이 없었던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여지껏 BBCHP 형태의 거래가 계속 있었지만, 이번에 관련당국에서 우리를 본보기로 해서 제동을 거는 것이라고 본다. 청와대 관계자도 만나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가뜩이나 외화부족에 시달리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수출계약은 당연히 성사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고 관련기관들도 수차례 방문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나?" "우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사와 정부기관의 안일한 업무처리와 무관심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보험공사와 산자부측에서는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기 보다는 무조건 안된다는 자세를 보인다. 가장 원론적인 문제는 행정당국이 사업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볼 때 불신이 너무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틈만 주면 항상 사고를 치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범법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 같다." - "중소조선소를 경영하면서 힘든 점과 나름대로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나는 기상학을 전공하여 대학 강단에서 8년간 강사로 선 사람으로서, 사실 배를 만드는 일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하지만 남자로서 造船은 매력적인 일이다. 업무를 익히기 위해 매일매일 해사프레스를 정독하는 등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IMF를 겪으면서 많은 중소조선소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부도가 나는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신념을 갖고 이 일을 추진해 왔다. 지난 '98년 회사 설립후 우리도 많은 난항을 겪었으나 직원들 월급을 꼬박꼬박 주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지금 직원들은 업무에 있어서 어느 조선소 직원들 못지 않게 열심히 일한다. 나는 회사를 경영하는데 있어서 '3대 원칙'을 갖고 있다. 첫 번째로, 절대 적자수주(덤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소조선소들의 자금난을 가중시킨 원인이라고 본다. 두 번째로, 제대로 된 배를 제 때 준다는 것이다. 한 번 선주사의 신뢰를 얻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거래가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배 값을 받으면 오로지 배를 만드는 데에만 쓴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원칙만 지켜나간다면 1만톤급 이하 탱커선 분야에서 충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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