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신문의 날에 생각해 본다 아마 지난 4월 7일이 ‘신문의 날’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던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2004년 4월 7일은 제48회 ‘신문의 날’ 이었다. 이상하게도 이같은 사실을 상기하고 넘어간 일간신문은 조선일보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요즈음 신문의 위상이나 처지가 어렵게 돼 있다는 표시인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우리나라 ‘신문의 날’보다 앞선 지난 4월 5일에는 퓰리처상 수상자가 선정되어 발표되었다. 올해 퓰리처상은 LA타임즈가 속보보도상, 국내보도상 등 5개부분의 상을 휩쓸어 화제가 되었지만 우리나라 언론계의 입장에서는 그저 부럽기만 할 뿐이다. 한국의 처량한 ‘신문의 날’과 미국의 화려한 퓰리처상 시상식이 대비가 되어 더욱 우울해지는 요즈음이다. 일반 신문들의 위상이 이처럼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면 전문신문의 위상은 더욱 추락했을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신문의 날’을 맞아 해운항만 산업의 발전을 위해 향도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는 해운 전문신문들이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 나가야 하는가를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전문신문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역시 전문성일 것이다. 특히 한국해운신문과 같이 특정 산업의 전문신문은 그 산업분야 자체를 잘 이해해야 하고 그 분야 정보의 메카가 돼야 한다. 전문신문이 업계의 관계자들, 즉 독자들 사이의 정보 유통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생명력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이 별로 보지 않는 전문신문이라면 발행한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전문신문들은 진정한 구독자 확보에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해운항만 관련업계의 전문지는 90년대 후반 이후에도 속속 창간되어 현재는 그 숫자가 제법 많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신문들이 독자들을 확보하는데 실패하여 발행 부수가 많지 않고 따라서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전문신문의 어려운 경영환경은 다시 질 좋은 신문을 만드는 것을 어렵게 하고 이것은 다시 독자수 빈곤으로 이어져 악순환을 한다는 것이다. 해운업계는 이러한 전문신문들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도와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해운항만 전문신문들도 나름대로 질 좋은 기사를 쓰고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결국은 업계에서는 질 좋은 기사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전문신문에 대해 격려를 아끼지 말고 용기를 북돋아줘야만 한다는 얘기다. 반면에 전문신문들은 이제는 신문의 질적인 향상을 위한 노력과 투자가 없이 간만이 앉아 기득권만을 향유하려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전문신문이 지향해야 할 바는 또한 공생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업계와 함께 성장하고 한솥밥을 먹는 한식구로서 업계의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으로 업계가 나가는 방향을 바로잡아 주고 때로는 어려운 업계의 실정을 대변하는 대변자의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해운신문이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는 ‘해운사랑 정신을 이어 갑니다’라는 글귀는 얼마든지 자랑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는 해운항만업계. 이제는 질 좋은 전문신문의 육성이라는 차원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업계가 변별력을 가지고 좋은 전문지를 육성하는데 노력을 하지 않아서는 좋은 전문신문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