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젊은 경영인들에게 걸린 기대 국적 외항해운업체수가 서서히 늘어나 4월말 현재 76개사가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외항 국적선사 76개사라는 숫자는 국적선사간 통폐합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984년 1차 해운산업합리화 계획 발표 당시와 똑같다는 점에서 음미해 볼만 하다. 1990년대 초 국적 외항선사 면허가 등록제로 변경이 되고 난 이후 업체수는 거의 두배 가깝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국적 외항선사가 증가하면서 젊은 경영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40대 초반의 경영인들이 국적 외항선사로 등록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30대 후반의 CEO 들도 명함을 내밀고 있다. 지난 4월 10일 국적선사로 등록한 한 외항해운업체 사장은 39세로 업계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이와함께 외항해운업체가 급증하면서 해양대학교 출신 경영자가 늘어나는 것도 하나의 추세라고 할 수 있다. 한국해양대학교 출신의 오너겸 CEO는 그 숫자를 헤아리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상황이며 목포해양대학교 출신의 경영자들의 숫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젊은 사장과 해양대학교 출신 경영자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등록제로의 전환과 외항선사 등록기준의 완화에 따른 현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외항화물운송사업 중에 부정기화물운송사업을 할 경우는 자본금 5억원에 선복량 5000gt라는 조건만 충족시키면 되므로 해운에 대해 실력을 갖추고 사업에 자신만 있다면 누구나 등록을 할 수가 있다. 최근 해양대학교 출신 경영자가 늘어나는 이유도 해운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해양대학교 출신 CEO가 늘어나면서 외항해운업계의 리더그룹은 두부류로 확연하게 구분이 되고 있다고 봐도 좋다. 즉 하나는 기존의 해운기업을 물려받아서 경영하는 소위 2세 경영인 그룹이고 또 하나는 해양대학교 출신을 주축으로 하는 전문실력을 갖춘 경영자 그룹이다. 해양대학교 출신 경영자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해운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네 마리의 용이니 다섯 마리의 용이니 하여 업계에서 특출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해양대학교 출신 경영자들을 지칭하기도 했었다. 물론 이런 사람들 중에는 현재 기업체의 간판을 내린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직까지도 상당한 활약을 하고 있어 계속적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해양대학교 출신 CEO들에 대해 아직 그 성패를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하고 있다. 한성선박과 휴론 사태의 예를 들어 급성장시에는 항상 조심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경영자들이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경영자의 지나친 자심감이나 과욕이 회사를 어렵게 만들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빼놓지를 않는다. 최근 외항해운업체 수가 늘어나고 젊은 경영자가 늘어나는 것은 해운시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과 함수관계에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런 시황 상승은 우리의 젊은 경영자들에게 자신감을 가져다주고 미래의 큰 꿈을 키울 수 있게 해주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에 국적선사로 등록한 CEO들은 사무실도 서구형으로 차리고 대외적인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는 등 상당히 개방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앞서도 지적한 바 있듯이 과욕이나 지나친 자기 과시는 금물이다. 내실을 기하면서 알토란처럼 성장해 나가는 그런 싱싱한 국적 외항선사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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