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오후 3시경 해양수산부 건물 1층 로비. 방패를 든 7-8명의 전투경찰 및 5-6명의 정보형사들과 전국해상노동조합연맹 관계자들이 심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최근 일본선사와 전용선의 장기수송계약을 맺은 포스코와 한전의 태도에 대해 그 부당성을 주장하며 선원의 실업문제 등을 전달하기 위해 해상노련 관계자들이 해양부를 방문한 과정에서 발생한 불미스런 상황이다. 해상노련은 집회가 아닌 항의방문이라고 3-4일전 미리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로비에 전경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구호를 외치고 몸싸움을 벌이는 집회시위로 변질돼 버렸다고 밝혔다. 실랑이와 시위로 1시간이 지난 뒤 노련의 관계자 모두 해양부 회의실로 인도됐으나 해운물류국장 차원에서 자리가 마련돼 해상노련이 의도하던 장차관과의 대화는 실현되지 못했다. 해상노련 관계자는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공권력으로 대응하려 한 정부의 태도에 동행했던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대화를 시도한 우리를 정부가 무시했다"고 격분하면서 28일 쟁위대책 소위원회를 열러 쟁위행위 돌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의 상황에 대해 해양부 관계자는 "이미 해상노련은 6월 21일-7월 16일까지 집회신고를 해놓았기 때문에 관할 경찰서에서 조치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우리부에서도 방문에 따른 준비를 해놓고 있었지만 대표 수명도 아니고 20명의 노조원들이 동일한 복장에 머리띠를 두르고 들어와 그렇게 된 것"이라며 해명했다.여러차례 항의집회를 경험했던 해양부로서는 노조관계자들의 거동이 편치 않았을 것으로 이해하지만, 대형하주의 국적선 외면에서 발생하는 해운업계의 위기의식을 전달하고자 한 방문에 대한 대처로는 지나쳤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같은 날 있었던 한전과 포스코 방문은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고 상호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자고 제안하는 등 무리없이 진행됐지만, 정부가 과민반응으로 문전박대한 꼴이 돼 노조를 더욱 자극하는 사태를 낳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포스코와 한전 문제에 대해 해양부가 소극적이며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발생한 해상노련과 해양부와의 '물리적 마찰'은 정부에 대한 업계의 불만을 더욱 크게 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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