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앞둔 韓日航路, 協議會 결속력 강화필요외부변화 대응한 KNFC 내부 변혁의 목소리 韓日 정기항로는 근해항로 가운데는 드물게 운임이 매우 안정된 모범적인 항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운임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일종의 동맹체제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를 중심으로 20여개 회원사들이 단결하여 한일항로 마켓세어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선사들에게까지 항로가 개방이 되는 내년부터는 양상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이미 한중합작선사였던 한중항로선사 長錦有限公司(현재는 한국선사임)가 내년 초반부터 한일항로 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다가 지난 10월부터 한일항로 참여가 허용된 대만선사들이나, KNFC 회원가입만 해 놓고 정기항로 개설을 검토해온 일부 국적선사들이 이 항로에 신규참가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외부적인 상황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KNFC의 내부적인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근해항로 가운데 한일항로만큼 선사들이 혜택을 누리는 항로는 없다. 컨테이너정기선의 경우 국적선사들만의 단일운임동맹인 KNFC를 주축으로 운임안정화 노력을 해온데다가 멤버사들의 대하주 서비스질의 제고등으로 인해 KNFC회원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약 90%에 달하고 있다. KNFC 수송 14.2% 줄어이렇게 KNFC 회원사들이 강한 결속력으로 시장을 석권함으로써 최근 한일항로의 물동량이 실질적으로는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임수준은 그대로 유지해 나가는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IMF 사태이후 여타 근해항로들이 운임수준 하락으로 곤욕을 치르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KNFC측이 집계한 바로는 올들어 9월말까지 한일항로에서 수출입된 컨테이너화물은 모두 28만 7,612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 2,060te-u가 줄어들어 15.3%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KNFC 회원 정기선사(12개사)가 수송한 화물은 모두 25만 3,009teu로 전년대비 4만 2,030teu(14.2%)가 감소했다. 비회원사의 경우는 총 3만 4,603teu를 수송, 전년대비 22.5%인 1만 30teu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NFC 회원사들은 수송물량이 14.2%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비회원사들의 물량감소폭이 더 커짐에 따라 전체에서 차지하는 수송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9월말까지의 통계로는 KNFC회원사들의 수송세어는 무려 88.0%에 달한다. (97년의 경우는 86.8%였음)이런 가운데 한일항로 취항 선박들의 사이즈는 최근들어 모두 대형화됨으로써 한일항로 취항선복량은 실질적으로 더욱 크게 늘어난 셈이됐다. 이처럼 물량은 줄어들고 선복량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운임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바로 강력한 KNFC의 존재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한일항로선사들은 올해 과잉선복과 물동량 하락이라는 두가지의 악조건 속에서도 기본운임인상(GRI)를 단행했다. 7월 15일부로 기본운임의 15%를 인상한 것이다. 물론 시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선사들이 의도한 대로 운임인상이 실현됐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과당경쟁으로 인한 운임하락만은 방지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역시 KNFC회원사들이 일치 단결하여 이뤄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KNFC 회원사들이 마켓세어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할 수 있었던 또하나의 요인은 강력한 풀링시스템(공동계산제)을 운영해 오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선사들의 영업신장을 방해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선사간에 선적화물량을 규제함으로써 운임을 안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풀링시스템에 대해 이제는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안팎의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적선 42개루트 서비스이밖에 회원사들의 공동운항에 의한 코스트 절감이나 하주들이 필요로 하는 신규항로 개발 노력등도 KNFC가 한일항로 마켓세어를 장악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최근 일본지역의 항만들은 위상이 크게 바뀌었다. 특히 종전까지 5대 메인포트로 불리던 동경항, 요코하마, 나고야, 고베, 오사카 등이 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새로운 항만들의 물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항로가 다양화되고 하주들의 수요도 가지각색으로 변화되고 있다. KNFC 통계로는 올상반기동안(1월에서 6월까지) 한일간의 로컬화물이 3만 1,000teu(13%) 정도가 줄어들었다. 일본의 5대항만들은 지난해에 비해 34%에 해당하는 약 8,500teu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요코하마항의 경우는 4,200teu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일부 신규로 서비스가 시작된 일본항만 가운데는 오히려 큰 폭으로 화물이 늘어난 곳도 있다. 이마리항이 600teu가 증가한 것을 비롯, 타카마츠 660teu, 도쿠시마 450teu, 가와사키 420teu등이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長錦만 개설계획 밝혀 새로운 항만들의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98년 한해 동안 신규로 개설된 항로들도 많다. 지난 4월부터 흥아해운이 코치(Kochi)항로를 개설했고 남성해운이 8월부터 하치노에( Hachinohe) 오나하마(Onahama)항로를 개설했다. 또한 10월부터는 천경해운이 흥아해운과 장영해운이 하고 있는 부산-모지항로에 신규로 선박을 투입하기 시작했으며 12월부터는 고려해운이 토요하시(Toyohashi)항로에 취항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국적선사들은 현재 한일항로에서만 모두 42개 루트로 세분된 항로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KNFC 선사들이 한일항로에서 번 돈으로 새로운 항로를 개설하여 하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신규수요를 창출하는 단계에 까지 이른 것이다. 여기에다가 KNFC 선사들간에 공동운항으로 웬만한 일본 항만에는 하루에도 수편씩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맹외선사들보다 경쟁력면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 이후의 한일항로는 일대 전환기를 맞을 것이 예상이 된다.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의 방침이 개방일변도라서 내년 이후는 한일항로를 모든 외국선사들에게 개방하지 않을 수 없고 이미 대만·중국등에게는 개방약속을 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외국선사들이 내년에는 신규참여가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일부 부정기 국적선사들의 한일간 정기항로 개설도 막을 명분이 없게 된다. 따라서 중형 국적선사 가운데 일부가 한일항로에 진출해 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특히 삼선해운의 경우는 실제로 지난해 한일정기항로에 취항하기 위해 협회에 가입한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로선 한일항로에 신규참여를 발표한 선사는 국적선사라고 할 수 있는 長錦有限公司(대표: 정태순)가 유일하다. 따라서 외국선사 진출은 실제로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들도 있다. 그러나 대만의 Wan Hai Line 등은 KNFC 가입절차 등을 문의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COSCO나 China Shipping과 같은 대형 중국선사들도 일본-한국-중국을 연결하는 삼각항로를 개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일부 KNFC 회원사들 중에도 일-한-중 삼각항로 개설에 대해 흥미를 갖고 많이 검토한 선사들이 있기 때문에 삼각항로 개설이 붐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내부 유연성확보” 여론이렇게 항로개방을 놓고 외부로부터 많은 압력을 받게 되자 최근에 KNFC 회원사들 간에는 내부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외부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등 내부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이다.회원사들 가운데 소위 ‘개혁세력(?)’들이 개혁을 해야한다고 가장 주장하는 부분은 풀링시스템에 관한 문제. KNFC 회원사들간에 운임을 함께 정산하는 Pooling 시스템은 선사마다의 정해진 비율(풀포인트)이 새로운 풀시스템이 정해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 이같은 풀포인트를 계속 유지할 경우 열심히 영업한 선사들은 계속 벌금을 내야하고 자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선사들은 오히려 보상을 받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에 개혁세력들은 이번에야 말로 고쳐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적어도 최근의 몇 년간의 실적치를 풀포인트에 반영하여 조정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자신의 풀포인트에 만족하는 선사들은 풀포인트 조정이 협의회를 깨는 빌미가 된다며 완강한 반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의 지적처럼 외부의 상황변화에 따라 유연성을 확보하여 맹외선사와 싸워나가야 한다는데는 대부분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는 상황이다.일부에서는 외국선사들의 한일항로 신규 진출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대만선사들이 지난 10월 이후 항로가 개방됐음에도 아직껏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사실은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개별선사가 한일항로에 무작정 들어와서는 운항을 해봐야 채산성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시간상의 문제일 뿐 한일항로에 언젠가는 외국선사들이 속속 들어올 것이고 그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해두는 것도 국적선사들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강한 결속, 경쟁력 높여라앞으로 국적선사들의 협의회인 KNFC는 내부적인 불만과 외부적인 도전을 슬기롭게 풀어가야 할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 KNFC로서는 우선 한일항로에 신규참여선사들을 협의회에 끌어들여 함께 공존공영하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맹외선사가 계속 늘어날 경우는 한일항로 안정에 심각한 장애요인이 되기 때문이다.앞으로도 한일항로의 운임수준을 안정시키고 항로질서를 바로잡아가려면 KNFC는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신규진출선사 문제에 대응하고 선사간의 협력방안도 이끌어 내야 한다. 풀링시스템의 합리적인 조정으로 동맹내에서 일부 경쟁시스템을 도입하고 선사간의 공동운항과 스케줄 조정, 나아가서는 강력한 업무제휴, 혹은 선사간 경영통합 등으로 경쟁력을 높혀나가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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