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부 애초 설계 잘못 “문제없다” 우겨
선회 위해 20분 대기 부두기능 상실 우려

인천항 제2연륙교 주경간폭 논란에 이어 부산신항의 남북 컨테이너부두간 간격 문제가 다시금 불거져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 두가지 문제는 도선사들이 안전 확보 차원에서 좀 더 넓혀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이나 똑같이 ‘700m로 설계되어 너무 좁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 등이 닮은꼴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틀리는 것은 인천항의 제2연륙교는 설계와 시공이 되기 전이기 때문에 주경간폭을 800m로 좀더 넓히도록 타협이 되었음에 반해 부산신항은 이미 설계가 끝나고 착공 단계에 이르러 부두간 간격을 조정하기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부산신항의 부두간 간격(700m) 문제는 올해 7월부터 일부 신문에서 지적해온 사항이므로 사실은 새롭게 터져 나온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지난 7월 부산지역의 한 신문이 부산신항의 북컨테이너부두와 남컨테이너부두간의 간격(SLIP 폭)이 너무 좁아 완공 후에도 체선 우려가 있으며 8000teu급 컨테이너선이 항내에서 선회하기가 어려워 기항을 기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내고 부산신항은 △ 부산지역에서는 가장 양호한 항만입지 이며 △ 선박조정 시물레이션을 실시하여 안전성을 평가하였고 △ 서컨테이너부두와 욕망산 전면의 4선석은 문제가 없으며 △ 내측 부두들도 선회장 폭을 확보하여 항만 운영에는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었다. 부산신항 부두 가운데 북컨테이너부두 13개선석과 남컨테이너부두 15개선석은 역방향의 ㄷ자형태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 이 양 부두간의 거리는 입구부에 있는 작은섬 ‘토도’를 중심으로 할때 1400m이며 내측으로 들어와 끝머리인 연결잔교 부분에서는 700m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형선박을 끌고 내측으로 들어와서 선회를 하려고 하면 도저히 불가능한 실정이다. 8000teu급 정도의 컨테이너선은 선회하려면 선회폭이 700m는 필요하기 때문에 부두 폭이 넓은 지점에다 선회장을 설치하여 미리 선회하여 도선이나 예선을 하여 부두에 접안을 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이에대해 해양수산부 항만국은 “4000teu급 이하의 컨테이너선은 선회장 폭이 560m정도면 충분하므로 내측 끝부분인 연결잔교로부터 30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선회를 하면 되며 6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선회장 폭이 650m정도가 필요하므로 연결잔교로부터 5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선회하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부산지역의 도선사들은 “애초부터 엉터리 설계를 해놓고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이를 믿으라고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전문제는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나면 그것으로 부두의 기능을 잃을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금이라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일부 부산지역의 도선사들은 “설계상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모두들 알고 있지만 현재 단계에서 그러한 문제를 제기해 봐야 현실적으로 고쳐질 것 같지도 않고 괜스럽게 해양수산부에 찍히기만 할 것 같아 말을 못하겠다”고 토로하고 있다. 문제가 있지만 이제 와서는 어쩔 수 없어서 설사 불편이 있더라도 참고 견딜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업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부산신항 부두 간격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해양대학교 졸업생들의 경우는 대부분 “선박을 몰아본 사람이라면 그 설계가 엉터리로 되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해운업계가 지적하는 문제는 비단 부두간 간격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입구부에 있는 ‘토도’라는 섬 때문에 입구부의 입출항 항로 폭이 350m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설계에 나와 있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최근에 계획을 변경하여 이 폭이 420m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천항 연륙교의 주경간폭이 700m라 너무 좁다는 것인데 그의 절반 정도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업계에서는 해양수산부에서 선회장을 만들어 거기서 선회를 한다음 예선으로 컨테이너부두에 접안시킨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선회하는 동안 20-30분간을 여타 다른 선박들은 기다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라도 배가 한꺼번에 몰려 4척 이상 선회하기를 기다린다면 2시간 가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하고 정시운항이 생명인 컨테이너선에게는 이것은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재수가 없으면 토도의 좁은 항로를 다른 선박이 지나가도록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될 경우 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하는 컨테이부두로서 매력이 떨어질 것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양수산부가 당초의 잘못을 얼버무리고 애써 변명을 하기 때문에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해명자료 등에서는 앞으로 부산신항에 기항할 선박들의 주종이 마치 4000teu급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으나 신항이 본격적으로 개장하는 2011년 경에는 6000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주종을 이룰 것이므로 부두의 폭 문제가 점점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지적들을 생각해 볼 때 해양수산부는 이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부산지역의 한 도선사는 “아주 유능한 도선사가 아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해양수산부의 뜻대로 도선을 하면 못할리야 없겠지만 기상여건이 좋지 않거나 야간 도선 등 어려운 여건에서는 자칫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대책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지역의 한 해운업자는 “컨테이너부두는 100년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공사를 하기전부터 이러한 지적을 받는 컨테이너부두를 만들어서 무엇에 쓸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고 “항만의 입지상 어려움이 있다면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에 많은 투자를 해서라도 보완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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