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사 공컨 ‘부산 반납’ 의무화 마찰

공컨테이너가 수도권에 너무 많이 쌓이고 있다. 수도권에 수입화물이 수출화물을 초과하는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공컨테이너가 많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일부 외국선사들이 하주들이 수입하고 난 후의 공컨테이너를 의왕ICD 등 수도권에서 반납을 받아주지 않고 부산CY 반납을 강제화하고 있어 하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남중국과 홍콩 싱가폴 등 동남아지역 서비스를 위주로 하고 있는 외국선사 T사는 지난 6월 13일부터 수도권으로 수입된 화물의 40푸터 공컨테이너를 의왕 ICD에서 반납을 받아주지 않고 부산 소재 CY에 반납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조치를 잘 알지 못하고 화물을 수입한 수도권의 일부 하주와 포워더들이 공컨테이너를 다시 부산CY까지 가져가느라 30만원에 가까운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당연히 하주와 포워더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T사의 한국대리점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40푸터 컨테이너의 경우 의왕 ICD에만 현재도 400개 넘게 쌓여 있어서 이같은 조치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 회사 한국대리점측의 말이다. 선주인 T사에서는 수도권 반납을 받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 불리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쌓이는 공컨테이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호하게 ‘부산 CY 반납’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비단 T사만 수도권 공컨테이너 적체로 고통을 받는 것은 아니다. 국적선사인 J사의 경우도 최근 수도권에 컨테이너가 너무 많이 쌓여있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J사의 컨테이너 수급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J사의 경우 40푸터 공컨테이너만도 평택항에 500개, 인천항에 500개, 부곡 CY에 250개, 등 수도권에만 1250개가 쌓여 있어 큰 문제라는 것이다. 대형 국적선사인 H사의 경우는 수도권에 특히 40푸터 공컨테이너가 많이 쌓이다 보니까 20푸터를 이용하려는 하주들에게 40푸터 공컨테이너도 반드시 하나씩 빌려가도록 하는 소위 ‘끼워팔기’ 조치를 취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적선사들의 경우는 대부분 다양한 지역에 다양한 서비스 루트를 가지고 있어 공컨테이너를 수도권의 다른 지역으로 가져가서 쓰거나 자사 비용부담으로 다시 부산항으로 포지셔닝을 시킬 수 있는 입장이다. 하지만 단일 서비스만 가지고 있는 소형 선사들의 경우는 이같은 포지셔닝도 어렵기 때문에 문제가 더 클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공컨테이너 적체가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부터인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수입화물보다 수출화물이 상대적으로 적은 현상이 계속되면서 공컨테이너 적체가 심화되었고 특히 7월들어서는 계절적으로도 수출 비수기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40푸터 컨테이너가 많이 쌓이는 이유에 대해 관계자들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백색가전이 수원 공장에서 광주로 이전한 것도 하나의 원인인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예전에는 수도권에서 40푸터 공컨테이너가 많이 쓰였지만 이제는 40푸터에 실을 수 있는 백색가전과 같은 경량품은 거의 수도권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까지만해도 수도권에서는 공컨테이너가 모자라 수급난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수출의 둔화와 대기업 공장의 지방분산 등으로 인해 수도권으로 유입된 공컨테이너들이 오히려 천덕꾸러기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선사들은 육상운임을 포함한 토탈 운임이 떨어지지 않을까 상당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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