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R, 올해 운임인상으로 기업들 외면
TCR, 국제운송보다 중국내 운송 주력
TMGR, 러시아철도청 운임조정이 관건

▲ 24일 개최된 '2006 북방물류세미나'에서 (왼쪽부터) (주)영진GLS 송인석 대표와 인천대학교 안승범 교수, 통일교육원 권영경 교수, 한국교통연구원 성원용 박사, 재능대학교 박창호 교수, 현대아산 김영수 부장이 대륙철도와 남북물류에 대해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CR(중국횡단철도), TMGR(몰공횡단철도) 중 어떤 경로를 이용하면 싸고 빠르게 화물을 운송할 수 있을까?"
 "TKR(한반도종단철도)과 대륙철도는 과연 연결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대륙철도를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거나, 운송할 계획이 있는 업체라면, 또는 대륙철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

 대륙철도에 대한 이러한 의문과 향후 활용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지난 25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개최된 '2006 북방물류 세미나'에서 진지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는 올해 TSR의 운임이 30% 가량 인상됨에 따라 TSR을 대체할 수 있는 경로로서 TCR과 TMGR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으며, 세미나가 개최되기 직전인 24일 북한이 남북철도 시험운행을 전격 취소한 것에 따른 우려와 함께 북한을 경유하지 않고 대륙철도와 연결하는 경로를 찾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다양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세미나에 참가한 대륙철도 및 물류 전문가들은 "대륙철도를 운임이나 운송시간에만 국한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좀 더 접근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TSR과 TCR, TMGR 등 대륙철도는 각자 장단점이 있고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지역에, 어떤 화물을 운송할 것인가에 따라 다르게 선택해야 될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대륙철도가 해운을 대신할 수 있는 획기적인 운송수단으로 보고 해운과 비교하여 생각하는 시각이 있는 데, 아직까지 해운물량의 4∼5% 밖에 운송하고 있지 못하는 대륙철도와 해상운송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대륙철도로 해상운송을 대신하겠다는 것보다 어떤 지역에, 어떤 상품을 운송할 것인가라는 전략적인 경로선택의 문제로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CR은 중국 내륙 수송용?

 북방물류 세미나 주제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TCR의 현황과 발전추세: 전략적 가치와 연계방향'을 발표한 한국교통연구원 철도·동북아교통연구실의 원동욱 박사는 "TCR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며 TSR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로서 부상하고 있는 TCR에 대해 조심스런 의견을 피력했다.

 원 박사에 따르면, 중국은 TCR을 동북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횡단 철도로서의 기능보다는 중국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안정적인 에너지 수송루트로서의 기능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TCR을 통해 현재 미국과 러시아 등 초강대국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해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는 등 TCR을 정치적인, 전략적인 수단으로서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TCR을 TKR 등 외국철도와 연결하는 문제에 적극성을 띄지 않을 것이며, 서비스향상을 통한 물류효율화도 단기적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뿐 만 아니라 TCR은 석탄운송 등 에너지 수송으로 인해 구간내에서 잦은 병목현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화물추적 정보시스템 등 현대화된 장비가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단기간 안에 TCR의 문제들이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 이러한 의견에 대해 재능대학교 박창호 교수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11차 5개년 계획'이 완료되면, TCR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TSR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TCR의 운영을 담당하는 중국철도청은 중국내에서는 최고 엘리트 집단으로 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원 박사는 이에 대해서도 "2020년까지 완료되는 중국 중장기 철도망 계획인 '11차 5개년 계획'이 과연 계획되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중국내 전문가들도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10만km나 확장되는 이번 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 필요한 막대한 투자자금을 중국이 어떻게 확보하는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철도청 직원들이 엘리트이기는 하지만 소위 '철밥통'으로 생각이 유연하지 못하다"면서 "중국철도청이 TCR 문제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바다를 통한 국내철도-TCR 연결

 우리나라가 실제적으로 대륙철도를 이용하고, 이를 통한 유라시아 물류네트워크의 始終點이 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남북철도가 연결되야 한다. 하지만 이번 '열차시험운행 취소'에서 보듯이 남북철도가 연결되기 위해서는 북한이라는 커다란 산을 넘어야 한다.

 이에 따라 많은 정치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북한을 피해 바다로 중국의 TCR과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재능대학교 박창호 교수는 "북한을 통한 대륙철도 연결은 우리나라가 통일되기 전까지는 아마 힘들 것"이라며 "오는 2007년에 실시되는 중국 연태-대련간 '열차페리'를 이용하는 것이 국내철도와 TCR 연결에 더욱 효과적이고 빠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태-대련간 '열차페리'와 인천항 등 우리나라 서부항만을 연결한다면, 우리나라는 기존의 시설을 이용하여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대륙철도와의 연결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박 교수는 "국내기업들이 'Sea & Air'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처럼 'Sea & Rail'에도 주목하여 이에 대한 연구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또한 우선적으로 중국 정부와의 외교적 협상이 선행되야 하며, 열차페리에 대한 기술적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 문제에 대해 (주)영진GLS의 송인석 대표이사는 "만약 중국철도와 열차페리를 통해 연결된다면, 열차를 싣고 가는 선박이 열차 전량을 전부 실을 수 있는지, 또는 WAGON은 얼마나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며 "현실성 있는 물류방침이 강구되야 한다"고 말했다.

 TSR 운임인상은 'Bad Timing'

 이 날 세미나에서 패널토론 이전에 TSR에 대해 발표한 일본 ERINA(Economic Reaserch Institute for Northeast Asia)의 히사코 수지(Hisako Tsuji) 박사는 "TSR 운임인상은 전 세계적인 해운운임 인하와 비슷한 시기에 실시되어 하주기업들은 비싼 TSR보다 싼 해상운송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러시아철도청은 매우 나쁜 시기에운임을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성원용 박사 또한 패널토론에서 TSR 운임인상 시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올해 1월 TSR이 운임을 30%이상 인상함에 따라 TSR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물류비용은 전반적으로 2배이상 증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성 박사는 "TSR 운임문제에 대해 러시아철도 측과 접촉한 결과, 러시아철도청은 올 상반기까지 TSR의 물동량 변화 등 운영상황을 보고 운임을 인하할 것인지, 안할 것인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보아 러시아가 TSR의 운임을 인하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러시아 내륙으로 들어가는 화물에 대해서는 러시아철도청이 TSR 운임을 조정할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 박사는 "TSR은 석유 등 에너지수송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 우리나라도 일반상품의 운송 뿐 아니라 에너지나 전략물자 수송에 TSR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TMGR, 빠르고 경제적...TSR운임이 문제

 최근 韓-몽골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우리나라와 몽골간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 5월 8일에는 한국 건설교통부와 몽골의 도로교통관광부가 교통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어 몽골횡단철도인 TMG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TMGR을 이용할 경우, TSR을 이용한 수송보다 트랜짓 타임을 단축시킬 수 있으며, TSR이나 TCR과는 달리 공컨테이너 회송율이 높아 경제적인 철도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송 대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이 TMGR을 활용한 물동량도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TMGR을 이용해 화물을 유럽까지 운송하려면 반드시 TSR과 연결되야 하는데, 러시아 정부가 정책적으로 러시아구간의 운임을 높게 책정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 당국과 관계 당사국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TMGR을 이용한 유라시아 횡단은 좀 더 시일을 두고 기다려야겠지만 몽골로 가는 화물의 경우에는 TMGR을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부산항이나 평택, 인천항 등을 이용해 중국 천진신항까지 화물을 해상운송한 후 천진신항에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까지 TMGR을 이용해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이 주최하고 (주)영진GLS 및 한국복합물류주식회사, 한국물류창고협회가 후원한 '2006 북방물류세미나'에서는 왕장용(Wang Zang Yong) 시노트란스 Landbrige Transit社 부사장과 통일교육원의 권영경 교수, 현대아산의 김영수 부장이 참석했으며, 한국교통연구원 원동욱 박사와 ERINA JAPAN의 히사코 수지 박사, (주)영진GLS 송인석 대표이사의 대륙철도에 대한 주제와 공주대학교 김경석 교수의 'TKR, 남북물류 현황과 활성화 방안',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문수 교수의 '개성공단 사업의 현황과 과제'등이 발표되었다.        
  

▲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의 총연장은 9288km이며,TCR(중국횡단철도)의 중국내 총연장은 4131KM, TMGR(몽골횡단철도)의 총연장은 1111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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