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淙熙/KMI선임연구위원

  「바다의 날」이 진정한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초일류 해양수산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매년 5월 31일은「바다의 날」이다. 11회째 맞는 올해 「바다의 날」은 지방선거 때문에 지난 5월 26일 앞당겨 기념식이 열렸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기념식에는 한명숙 국무총리와 김성진 해양수산부장관을 비롯해 해양수산업계 인사 및 수상자 등 1,000 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이런 성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행사에 대한 일반 국민의 호응이 예전 같지 않다. 몇몇 관련 전문지와 항만을 낀 지역신문을 제외하면 실제 올해 「바다의 날」에 대한 언론매체의 과거와 같은 관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바다의 날」에 대한 작금의 무관심은 지방선거가 그 주된 원인이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바다의 날」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관심저하는 피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冒頭에 시사한 바와 같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해양수산기업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서 「바다의 날」에 대한 의의를 새롭게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바다의 날」은 1996년 해양수산부 출범을 계기로 「해운의 날」을 대체해 새롭게 제정된 것이다. 「해운의 날」이 당시 해운 주무부서인 「해운항만청」의 개청일에 맞춘 3월 말인데 비해 「바다의 날」은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5월 말에 기념식을 갖는다. 따라서 「바다의 날」은 「해운의 날」과 달리 그 의의를 해양수산부 출범목적과 장보고 정신의 구현에서 찾아야 한다.

   해양수산부 출범목적은 해양부국 실현에 있다. 이 목적은 2004년 해양수산부가 국가계획으로 공포한 「해양수산발전기본계획」에 의한 21세기 해양수산비전에 잘 나타난다. 즉 「해양수산발전기본계획」은 “청색혁명을 통한 해양부국 실현”을 21세기 비전으로 제시한다. 이 비전은 구체적으로 해양산업의 국내경제 비중을 GDP의 7.0%에서 2030년 11.3%로 제고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비전이라면 해양수산부 출범목적은 초일류 해양수산기업을 일으켜 세우는 데 있다. 다음 장보고 정신 역시 해양부국 실현과 무관하지 않다. 장보고는 동아시아 최초의 해상 기업인이다. 그는 청해진을 설치해 해적을 소탕함으로써 동아시아 해상무역을 제패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막대한 해양국부를 창출한 것이다. 이에 오늘날 장보고 정신의 구현이란 국부의 원천을 해양에서 찾자는 취지에 다름 아니다. 이 취지는 해양수산부 출범목적과 직결된다. 바로 초일류 해양수산기업을 나오게 하는 것이 장보고 정신의 21세기 구현이며 결국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해양수산기업의 존재야말로「바다의 날」이 갖는 진정한 의의인 것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긴 역사를 가진「무역의 날」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무역의 날」은 매년 11월 말 개최되며 금년으로 43회째가 된다. 지난 42년간 이 날을 통해 수많은 국민기업이 탄생했다. 소위 종합상사로 불리는 초일류 기업은 그간 「무역의 날」의 주역으로서 이 날을 멋지게 장식해 왔다. 일반 국민은 「무역의 날」을 무역인의 잔치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 날을 통해 무역이 국가경제에 기여한 공을 새삼 되새기는 날로 삼는다. 이에 비해 「바다의 날」은 아직 일반 국민과 사뭇 동떨어진 채 소수인의 잔치로 인식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해양수산부문이 국가경제에 부담을 주는 산업으로 인식함으로써 애써 「바다의 날」을 폄하하려고까지 한다. 따라서 「바다의 날」이 그 의의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초일류 해양수산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런 기업들이 「바다의 날」의 주역이 될 때 「바다의 날」은 국민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 「바다의 날」이 진정한 축제가 되도록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초일류 해양수산기업을 육성하는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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